베어타운 베어타운 3부작 1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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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를 뛰어 넘은 프레드릭 배크만의 새로운 대표작

「베어타운」 프레드릭 배크만 장편소설

 

쇠락한 작은 마을, 베어타운

가슴에 곰을 품은 사람들의 좌절과 용기,

눈무로가 감동으로 얼룩진 단 하나의 희망에 관한 이야기.

 

 

 

 

 

'베어타운'은 공동체를 하나로 엮는 희망과

그 동동체를 갈기갈기 찢어놓는 비밀,

대의에 반하는 선택을 하는 한 개인의 용기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적나라하게 비추어

희망을 이야기 한다.

 

꼭 읽어야 할, 이 시대의 모던 클래식!

'오베라는 남자'를 뛰어 넘은 언론의 열광의

찬사를 받는 프레드릭 배크만의 새로운 대표작

'베어타운'은 독자에게 결국에는 진정한 용기와

희망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소설이다.

 

 

 

 

 

삼월 말의 어느 날 야밤에 한 십대 청소년이 쌍발 산탄총을 들고

숲속으로 들어가 누군가의 이마에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

이것은 어쩌다 그런 사건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탕. 탕. 탕-탕-탕.

늘 그렇듯 이날도 베어타운의 하루는 일찍부터 시작된다.

조그만 마을은 남들보다 먼저 출발해야 일말의 기회나마 포착할 수 있다.

도로 위의 숲 저편의 좀 더 큰 도시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길을 나선다.

그들은 장갑 낀 손으로 송풍구를 탁 소리 나게 닫고, 술에 취했거나

죽음을 앞두고 있거나 꼭두새벽에 냉장고나 다름없는 푸조에

앉아 있을 때만 생각나는 욕을 늘어놓는다.

 

이 곳은 하키타운이고 이곳을 소개할 단어는 많지만

전부 예상 가능한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여기서 살면 앞날을 예측할 수도 있다.

내일도 모레도 그리고 그 다음 날도.

 

"베어타운? 어떻게 그렇게 숲속 먼 데서 사나?"

그들은 사냥과 낚시와 자연 친과적인 환경을 운운하지만

요즘엔 거의 모두가 과연 이런 데서 사는 게 진정 가능한 얘기인지

자문하고 있다. 여기서 계속 생활하는 게 가능한지.

기온만큼이나 급속도로 추락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집값 말고는 남은 게 아무것도 없지 않은지.

 

그러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탕 소리가 들리면 미소를 짓는다.

 


 

 

 

그녀의 이름은 미라지만 베어타운에서는 어느 누구도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

결국 그녀는 포기하고 '미아'라고 부르도록 내버려둔다.

이곳 사람들은 말을 워낙 아껴서 자음 하나라도 허투루 쓰기 싫은 모양이다.

처음에는 미라는 누가 남편의 안부를 물으면 장난삼아 "페테 말이에요?"라고 되물었다.

다른 모든 것이 그렇듯 이곳에서는 농담조차 이쪽에서 저쪽으로 건너가는

동안 썰렁해져버린다. 그래서 요즘 미라는 레오와 마야, 두 아이의 이름이야말로

등기소에서 머리가 폭발하는 직원이 없도록 자음을 경제적으로 활용한 모범

사례라는 생각을 하며 혼자 재미있어하는 데 만족한다.

 

 

 

 

베어타운은 넓은 숲 안에서도 가난한 지역에 속하지만 그래도 재력가가 몇 명 있다.

그들이 파산의 위기에 처한 구단을 구원했고 이제 대가를 요구하고 있다.

때문에 구단도 단순한 구단이 아니라 숲에서 가장 힘이 센 사람들이

권력 다툼을 벌이는 왕국이 되어가고 있고 그런 그곳에 일생을 바쳤다.

어떤 스포츠 팀이건 어느 정도 시간을 지나면 목표를 정해야 하겠지만,

이제 베어타운은 단순히 경기를 치른다는 데 만족하지 않는다.

"이겨라" 그러면 유소년팀은 이긴다. 그들은 지난 십 년 동안 죽 이겨왔다.

수네는 모든 하키팀이 그래야 하는지, 절대 지지 않는 선수들로만

이루어져야 하는지 이제는 잘 모르겠다. 

 

 

 

 

베어타운은 서로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작지만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사람들로 넘쳐날 만큼 넓은 도시기이기도 하다.

 

페테르는 어린 시절을 보낸 골목길을 혼자 걸어가다 평생 알고 지낸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졌다는 걸 느꼈던 순간을 기억한다.

그가 방 안으로 들어서면 그들의 대화가 어떤 식으로 뚝 끊겼는지 기억한다.

그런 순간이 지났을 때, 사람들이 그를 스타가 아니라 단장으로 대하기 시작했을 때

얼마나 안심이 되었던가. 그러다 구단이 계속 강등되고 사람들이 단장에게

진심을 밝히기 시작하자 페테르는 자신에게 여전히 스타 대접을 받고 싶은 마음이

있었음을 깨달았다. 아이스하키 관중들의 미묘한 차이를 모른다.

그들 눈에는 천국 아니면 지옥이다.

 

 

 

하키를 좋아하는 이유가 뭘까?

우리가 스포츠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책을 읽는 본문 내용중에는 수없이 나오는 질문이다.  

 

이 곳 베어타운에서 아이스하키란 스포츠는 단순한 취미생활이

아닌 어른들의 욕망이다.

아이스하키의 4강 진출로 캐빈이 마야에게 저지른 만행을

어른들은 덮으려고 한다.

 

"아무한테라도... 경찰이나... 아무한테라도 얘기를....."

"그래봐야 소용없을 거야, 아맛. 아무도 내 말을 믿지 않을 테니까 그래봐야 소용없을꺼야."

어둠이 그녀를 삼키기 전에 그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베어타운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적힌 표지판 위로 드리워진 그녀의 실루엣이다.

어리지만 베어타운의 분위기를 이미 읽고 있었던 마야,

어린 마야의 상처는 누가 치유해 줄 것인가.

 

조만간 그녀는 더 이상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가 될 것이다.

 

몇날밤이 찾아오고 소문이 번지자 베어타운에서는 어느 누구도

휴대전화나 컴퓨터로 '마야'라고 쓰지 않고 'M'이라고 한다.

 

인간의 욕심의 종류는 참으로 다양한 것 같다.

내가 아니면 된다는 사상으로 윤리의식마저 잃어버리다니,

'오베라는 남자'의 이야기와 다른 느낌의 '베어타운' 이야기를

보다보니 가슴이 묵직해진다.

지금 현시대에 문제가 되고 있는 '미투운동'과 뭐가 다를까

하는 생각과 동시에 왜 늘 사회적 약자는 여자이고 어린아이여만

하는지 정말 화가난다.

정말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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