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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간을 위한 발명품 중, 현대에 들어 그 존재없이는 인간을 논할 수 없는 테크놀로지에 대한 생각의 전환점을 제시했다. 크게 두 파트로 나눠 1부는 만나지 않아도 대화할 수 있는 네트워크세상에 대해, 2부는 나에겐 아직 생소하지만 미국에는 상당부분 보편화된 로봇 시대를 다룬다.

 

나는 우리나라 웹서비스의 발달시기에 이십대 전반을 보냈었고 잠깐 웹디자인일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아이러브스쿨과 프리챌, 싸이월드 등을 섭렵했다. 아마 서른 중후반인 내 또래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인터넷 세상을 즐겼을 것이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과 만나지 않고도 친교를 나누고 아바타에 적지않은 돈을 투자해 '나'라는 개성있는 존재를 어필했다. 그리고 미니홈피에 일기등의 글과 모임 사진을 올려 편집된 삶을 기록했었다. 이것은 책에 나오는 10대 인터뷰이들의 삶과 다를 바가 없었다. 

 

최근에 작은 충격을 받은 일이 있었다. 지금은 이것이 충격인게 이상할 정도로 흔한 일이 되어버렸지만말이다. 스마트폰이 보편화 되면서 책에는 나오지 않지만 일대일로 만난 사이인데 마주보고 각자의 스마트폰을 눌러가며 대화를 하는 어린 친구들을 보았다.

 

'월든'의 저자 데이빗 소로는 깜짝 놀랐을 그 상황이 책을 읽고서 그것도 이젠 하나의 문화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내 어린 아들이 10대가 되고 20대가 되면서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인해 지금의 나로선 상상도 못할 일을 겪을 것이라는 것도. 그것은 컴퓨터로 대표되는 너무나 낯선 문명을 절반은 두려움으로 접해야했던 우리 부모 세대의 그것과 같은 것이었다.

 

지금까지는 부모의 입장에서, 내 아이의 행동을 통제할 수 있다는 어느 정도의 자신감을 갖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내가 아이를 24시간 데리고 있지 않는 한 나만의 큰 착각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이 책은 저자 셰리 터클이 과학기술과 인간의 관계 3부작 완성본이라는데 다른 두 권의 책도 꼭 읽고 성찰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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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행복
레오 보만스 엮음, 노지양 옮김, 서은국 감수 / 흐름출판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내가 행복을 주제로한 책을 보기 시작한 것은 2006년,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를 읽고부터였다. 조금은 늦게 시작한 사회생활에 적응해가며 조금씩 나를 돌아보기시작하면서 만족스러운 삶을 살기위해 무엇을 해야하나 고민할즈음에 TV에서 소개한 그 책은 점점 얇아져가는 남은 책 두께가 아까울정도로 좋았다. 그 이후 자기계발과 에세이코너에 심심찮게 행복을 주제로 한 책들을 볼 수 있었고 그 중 몇권의 책은 고단한 일생에 달달한 커피가 되어주었다.

 

잠시 회사생활을 접고 육아와 살림에 전념한지 2년, 가정주부가 생각하는 행복은 사회 초년병이 생각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었다. 단순한 생활의 반복, 자유롭지 않은 삶에서 떠나고싶다는 생각을 하다 스스로에게 휴가를 주는 기분으로 '세상 모든 행복'을 읽었다.

 

세상 모든 행복의 저자는 한사람이 아닌 행복에 관한 연구를 하는 전문가들 100인이다. 편집자 레오 보만스는 세계의 학자들로부터 행복에 관한 연구 자료와 에세이를 모아 이 책을 펴냈다. 그는 요청 메일을 보내면서 장황한 긴 글이 아닌 짧은 글을 요구하여,한 소제목당 A4 한장에 모두 담길만한 글이어서 상당한 두께의 책임에도 전혀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다. 무엇보다 많은 사진들을 같이 편집하여 사진만 보더라도 흐뭇해진다.

 

우리가 적성에 맞지 않아도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려고 애를 쓰는 이유는 뭘까? 돈을 벌기 위해서이다. 돈은 왜 버는 걸까? 당연히 나와 가족의 안녕과 행복을 위해서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 책은 이렇게 말한다. 돈은 생각처럼 행복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재산(돈)이 많아지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겠다고 보통 사람들은 생각하지만 그것은 일시적인 감정으로 사람은 어느새 늘어난 재산에 익숙해져 그것으로부터 행복을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이 책중에 내가 뽑은 조건은 스스로 삶을 즐길 줄 아는 능력, 타인에 대한 배려, 좋은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는 힘이다.

그 외에도 상당히 현실적인 조언이 많다. 자신을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지 말자. 행복을 공부해야한다. 행복의 상당부분은 유전적이거나 자신이 자신이 속한 사회와 깊이 연관되어 있으므로 이를 알고 조절을 해야한다는 조언은 오히려 '지금 순간에 만족하라'는 식의 토닥거림보다 가슴에 와 닿았다.

 

'무엇이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전문가들은 말한다.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인간'이다. 인간없이 행복을 논할 수 없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그렇게 말하듯 사진 또한 다양한 표정의 사람 혹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나도 이렇게 즐거운 때가 있었는데.. 앞으로 이런 순간들을 많이 만들 수 있겠지. 그리고 그렇게 만들 수 있는 건 바로 나라는 것을 언제나 잊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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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철학에 로그인하다 - 크고 작은 철학문제의 발자취를 따라
미하엘 슈미트-살로몬 & 레아 살로몬 지음 / 하늘아래 / 201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제 삼십대의 중반인 나이에, 돌아보면 취미가 책 읽기라 했지만 편식을 했던게 사실이다. 자기계발서와 자격증, 취미, 육아 관련 실용서 그리고 문학과 만화. 이때쯤되면 지난 삶을 돌아보고 다가올 사십대를 생각하며 인문과 철학 도서에 자연스레 눈이 가는데 도무지 뭘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 두꺼운 논어, 맹자에 덤비기는 무섭고 프로이트가 고집스레 늘어놓은 꿈의 해석을 완독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여러 철학자의 생각을 두루두루 만날 수 있는 입문서를 찾다 이 책을 읽게됐다.

 

서문에서 저자는 이 책을 쓴 이유에 대하여, 저자의 딸과 같은 소위 철학에 문외한인 보통 사람들을 위해 쉬운 철학서를 폈다고 했다. 바로 나같은 사람들이다. 관심은 있지만 뭐부터 읽어나가야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그래서 책의 구성도, 세상일에 많은 관심은 있지만 철학이라는 학문은 어려워 하는 스무살가량된 딸이 철학자인 아버지에게 궁금한 것을 묻고 답하는 문답형식으로 쓰여있다.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 신의 존재유무, 삶의 의미와 무의미 등 한 주제를 두고 나눈 저자와 딸의 대화를 읽다보면 자연스레 생각의 가지가 뻗어나감을 느낄 수 있었다.

 

철학이란 존재에 대해 탐구하는 학문이다. 이 책의 절반가량도 존재, 삶에 대해 충실히 다루었다. 그리고 궁금한 것을 해소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개인의 삶(행복한 삶을 사는 방법)과 타인과 어울리는 삶(더 나은 세상에 대한 꿈)도 짚어주어 이제 사회생활을 시작한 대학생들이나 새내기 직장인에게 더할 나위 없는 책이라 믿는다. 그런데 이 책은 술술 넘어가는 책은 아니다. 부녀의 대화는 재밌게 읽히지만 저자가 따로 남긴 코멘트는 차분히 곱씹어 읽으며 자신과 대화하며 읽어야 한다. 본래 철학이란 그렇지 않은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쉽게 읽힌다면 왜 통찰, 성찰하는 학문일것인가. 이런 점에서 이 책은 흥미과 깊이를 적절히 잘 섞어놓았다.

 

본 서에서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은, 진화론적 생물학과 연관이 있을법한 '왜 섹스는 즐겁고 죽음은 즐겁지 않을까?'였다.

철학이란 사유로부터 시작하여 사유로 끝나는 학문이라 생각했는데 편견이었다. 아빠와 이런 대화를 나누는 딸이 얼마나 될까 생각할 정도로 암컷과 수컷에 대한 노골적(?)인 단어들도 철학의 한 부분이라니. 연애하는 모든 남녀가 같이 읽으며 토론하면 서로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챕터였다. 이 부분을 즐겁게 읽었다면 데스몬드 모리스의 털없는 원숭이를 추천한다.

 

끝으로, 여러 철학자를 만났는데 개인적으로 쇼팬하우어와 스피노자, 마르크스를 더 알고싶다. 그들에 관한 책부터 읽기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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