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하는 사람
텐도 아라타 지음, 권남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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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권 읽기 프로젝트의  첫 서평책으로 애도하는 사람을 고른것은 이 책이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묵직한 소설이었기 때문이다. 앞서 나오키상을 수상한 용의자 X의 헌신은 사랑에 대한 반전이 돋보이는 재밌는 소설 정도의 감흥을 주었기에 나오키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이 그다지 눈에 들어오지 않았었다. 가볍게 읽기 시작했지만 제법 두꺼운 분량이라 며칠 나누어 읽다가 마지막 날 기어이 다 읽어버린 늦은 밤 가슴을 누르는 감동으로 쉬 잠들 수 없었다.

 

이 작품은 자신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타인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전국을 떠도는 청년의 이야기다. 주인공 시즈토는 생업을 차치하고 떠돌며 애도하는 대상은 친분이 없는 생면부지의 사람들이다. 사람들은 '애도하는 사람'의 진의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도대체 친분도 없는데 왜 애도를 표하며 돌아다니고 있는 것인지. 이 작품은 주인공 ‘애도하는 사람’의 모습을, 그와 관련이 있는 세 사람의 시점에서 옴니버스식으로 그려나간다. 그 과정을 통해 처음에는 그를 위선자라고 치부하던 사람들이 나중에서 그를 찾고, 그를 이해하게 된다. - 책 소개 중

 

 

시즈토는 평범한 남자아이였다. 어린 시절, 집 마당에 아기새가 둥지에서 떨어져 죽어가는 것을 보고 그 죽음을 잊지않기 위해 왼쪽무릎을 꿇은 후 오른손으로는 머리를 쓰다듬 듯 하늘을 향해 올리고 왼손은 땅에 닿을듯 내린 후 두 손을 가슴에 나란히 포갠다. 그의 첫 애도였다. 탄탄한 직장생활을 하던 그가 불현듯 모든 것을 내려놓고 길을 떠나 애도를 시작했고 그는 그가 애도하는 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죽었는지를 궁금해하지 않는다. 그는 모든 사람은 세가지의 공통점이 있다고 믿고 그것으로 고인을 애도한다.

 

시즈토의 어머니 준코는 암으로 생명이 꺼져간다. 생명을 잉태한 딸과 남편의 돌봄을 받으며 아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프리랜서 기자 마키노는 자극적인 편집 기사로 악명높다. 시즈토를 만난 후 새로운 각도로 기사를 써 호평받는다.

유키요는 남편을 죽여 수감생활을 한 후 남편을 애도하는 시즈토를 우연히 만나고 시즈토와 동행을 시작한다.

 

이 세사람은 시즈토의 기묘한 행위로 인생이 바뀐다.

 

하루에도 여러 사람이 죽는다. 자살로, 사고로, 병으로 세상을 하직하는 사람들은 가족에게는 큰 슬픔이지만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지 않는 한 쉽게 잊혀진다. 그것뿐일까, 어떤 이들의 죽음은 알려진것과 다른 경우도 있다. 죽어 잊혀지는 것도 슬픈데 불명예스러운 죽음이라니.

 

그럼에도 가족이나 지인외에 나와 전혀 연관이 없는 사람이, 내가 죽은 후 내가 누구를 사랑했고, 누구에게 사랑받았으며 어떤 감사를 받았었는지를 진심으로 그의 마음에 품어준다는 믿음이 있다면 홀로 죽어가는 것도 외롭지는 않을것같다.

 

내가 걷는 길 어디에선가 어떤 사람이 운명을 달리 했을지도 모른다.

그 사람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살았겠지 생각하면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것도 아무 생각없이 할 수 없다.

어쩌면 세상에는 시즈토의 분신들이 많은 죽은이의 염원을 담아 그렇게 애도하고 다닐는지도 모르겠다.
 

시즈토의 애도 여행을 좇아 독자로서 여행을 다닌 나도 마음에 작은 파문이 일었다.

아마 그 파문은 잊혀여가는 모든 것들에 대한 예의의 싹으로, 이 책의 독자라면 그만의 어떤 싹이 돋았으리라 믿는다.

 

 

사족으로, 이렇게 서평을 쓰는것도 책 하나 하나를 '애도'하는 행위와 통하는 것이 아닐까.

읽고 끝나는 그렇게 잊혀지는 것이 아니라 한 권 한 권 곱씹으며 내 가슴에 담는 행위.

내용의 깊이 차이를 떠나 쉽게 쓰이고 쉽게 출판되는 책은 없을텐데, 시즈토의 어머니 준코의 말에 빗대어 책의 내용이 어떻느냐보다 그 책을 읽고 내가 무엇을 얻고 무엇을 남겼는지 그것으로 인생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잡아내는것이 중요함을 이 책의 서평을 쓰면서 생각했다.

 

이렇게 서평을 쓰면서, 서평을 쓰는 일이 참 힘들구나 싶었다.

이 글이 과연 이 책을 읽고 난 감상을 제대로 적은 것인지 모르겠다. 그만큼 조심스럽고 염려스럽다.

글은 마음을 표현하기도 하지만 글이 마음을 이끌기도 하니까.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고 흔히 잊을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

재미와 감동 모두 얻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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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 3년차인, 이렇게 외모를 가꾸는데 관심이 없어 될까싶은 내가 우현증 원장을 알게된것은 EBS 60분 부모에서였다. 뷰티멘토로 초대된 그녀는 간단하고 쉬운 메이크업을 소개해, 세안 후 스킨에 비비크림만 바르고 사회생활을 했던 나도 한번 따라해볼까? 싶었다. 방송을 주의깊게 보고 인터넷으로 우현증씨를 검색해보니 그녀는 케이블채널 '겟잇뷰티'에서 여러 화장법을 소개해 스타덤에 오른 메이크업아티스트였다.

최근 진동파운데이션이 유행이라 한번 사볼까했다가 우현증씨가 소개한 짱짱기법을 시도해봤는데 웬걸 스펀지 하나로 이렇게 편하고 가볍게 화장이 되다니 새로운 세계였다. 그때부터 우원장의 팬이되었는데 최근 우원장이 뷰티책을 출간했다니 여타의 뷰티책 보다 믿음이 가 얼른 읽었다.

 

 

 

 

 

 

책을 한번 훑어본 소감은 참 꼼꼼하게, 필요한 것들을 쏙쏙 담았구나..였다.

일단 피부나이와 피부타입을 확인하고, 기초와 클렌징을 설명해준다.

그리고 색조의 기본단계인 파운데이션 고르는 법과 피부톤 보정, 립스틱 초이스에 대한 설명까지 기초단계를 하나하나 짚어주었다.

 

 

 

다음에는 계절에 따라 피부상태도 달라짐을 착안하여 봄/여름/가을/겨울 화장법을 소개했는데, 각 계절별 특별히 관리해야하는 것들을 상세하게 적어주어 나같은 게으르미는 많은 도움을 받을 듯하다.

봄에는 황사와 각질, 여름에는 늘어지는 모공, 가을에는 수분지키기, 겨울에는 안티에이징등 그 동안 점점 늙어가는 피부에 뭘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만하던차에 이 한 권으로 참 알차구나싶어 뿌듯했다.

그렇게 사계절별 기본적인 케어와 메이크업 뿐 아니라 시즌별 팁도 넣어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봄에 싹트는 소녀 감성에 맞는 메이크업, 여름에 빛을 더하는 서머비치 메이크업과 태닝 메이크업, 가을에는 훌쩍 떠나고픈 공항 패션 메이크업을 제안하고 겨울에는 연말연시 모임에 맞도록 포토 메이크업 등이 있는데 그 중에서 백미는 파티메이크업으로 강아지상과 고양이상 만들기였다. 아이라이너하나로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니 눈이 작고 쳐진편인 나는 평소 강아지상으로 아이메이크업을 하면 순하면서도 눈이 커보이겠지. 그러고보니 요즘은 요령있는 화장팁으로 어느정도 성형효과를 주는 성형 메이크업이 유행이라고 한다.

 

 

 

 

 

책 후반부에는 골드미스 우현증 원장에 대해 에세이식으로 풀어 편하게 읽어볼 수 있게 했고 마지막으로는 메이크업에 대한 여러 고민을 Q&A로 풀어 뒷심있는 마무리가 좋았다.

 

 

 

 

책 내용중 내 피부상태에 바로 적용할 것은 모공 관리였다. 학창시절 얼굴을 덮은 여드름때문에 모공을 가리고자 메이크업시 프라이머를 조금씩 써봤는데 도자기 피부는 무리였지만 소량의 프라이머를 맷돌기법으로하여 어느정도 요철이 가려지는 것에 감탄했다.

그리고 화장품도 성분 궁합이란게 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것저것 바르는게 피부에는 독이되는구나. 모공관리제품은 리프팅제품과는 어울리지만 안티에이징과는 맞지 않는단다. 뭐든 모르면 제대로 배워야한다.

 

책을 덮고, 화장에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결국 내 얼굴에 맞는 케어와 메이크업은 내 노력으로 이뤄야하는 것이구나 생각했다. 마사지샵이나 피부과, 메이크업샵을 다니지 않는 일반 여성들 모두 실은 이런 저런 샘플을 써보고 자기에 맞는 화장품을 찾아가는 과정을 거쳤을텐데 그 동안 외모에 신경쓰는 건 그만큼 내실이 약하다는 말도안되는 핑계로, 외모에 자신없는 지금의 나를 만든것이 나에게 부끄럽고 미안했다.

 

대학재수시절 다이어트로 날씬해지더니 이십대부터 외모를 가꾸고 꾸미며 여자로서 매력을 꽃피우던 여고동창인 그녀는 중학교 교사가 되었고 곧 한 아이의 엄마가 된다.

게으른 여자는 있어도 못난 여자는 없다는 말은 조금만 부지런하면 충분히 내 내면의 아름다움을 드러낼 수 있다는 말과 상통하리라. 메이크업이란 여자에게 무엇일까? 변신을 넘어 변장을 시키는 도구? 아마 모든 여자에게 메이크업이란 자신감의 다른말이 아닐까? 결점을 감춰주고 장점을 부각시켜 본인의 최대한 아름다움을 끌어내는 것이 메이크업임을 아마 다수의 여성은 공감할 것이다.내 피부에 맞는 케어와 메이크업으로 자신감있는 얼굴을 만들어보자. 그것 또한 나를 사랑하는 방법 중 하나일것이다.

 

그런면에서 이 책은 다시 사회생활을 시작할 나에게 없어서는 안될 잇아이템이 아닐 수 없다.

 

 

 

오늘부터 책에서 소개해준 팩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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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느질 태교 - 핸드메이드 오가닉 코튼 아기 옷·장난감·임신복 50
이은하.박현주 지음 / 미디어윌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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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예비엄마는 내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만큼 영리하기를 바라는것같다. 특히 우리나라 엄마들의 교육열이 워낙 높다보니 이를 이용한 마켓팅도 무시못할 정도여서 태교에 좋다는 음악, 요리는 물론 아빠가 하는 태담까지 상당히 많은 태교 관련 제품들이 나와있다. 그 중에서 임신중인 엄마가 손을 많이 놀릴수록 아이 두뇌 발달에 좋다고 하여 바느질과 뜨개질 등으로 태교하는 예비맘들이 무척 많다.

 

비단 그 뿐 아니라 다양한 태교법이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태교란 '엄마가 행복한 상태가 되는 것 또는 행복하도록 노력하는것'이다. 손을 꼼지락대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 '바느질 태교'는 둘째를 기다리는 지금의 내게 최고의 책이었다.

바느질 책을 사모으기를 좋아해 이미 여러 바느질 책을 갖고있어 이 책을 펼쳤을때 어떤 다른 점이 있나했는데 이미 두돌쟁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의 입장에서 '어머 이건 꼭 있어야해' 하는 옷과 소품들로 가득해 반하고 말았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눈다.

첫번째, 태교 바느질을 소개한다. 태교 바느질의 장점을 알려주고 이 책에 소개된 옷과 소품에 주로 쓰인 오가닉코튼에 대해서 언급한다. 특별히 이 책에서는 '오가닉 원단의 종류'와 '초보 티 안나는 바느질 기법'을 소개해주어 타 도서와 비교가 되었다.

 

두번째, 임신개월수에 따라 10개의 챕터로 옷과 소품을 소개한다. 가령 1개월 챕터를 보면 엄마의 상태, 아이의 상태, 무엇을 할지를 개월 수에 맞게 설명해주고 그 달에 만들 태교 다이어리를 설명해준다. 그렇게 임신이 진행됨에 따라 산모와 태아의 변화에 관해 요점을 간략히 알려주어 바느질을 하면서도 정말 태교를 하고있다는 느낌을 받도록 예비맘에 마음을 잘 헤아린 책이다. 보통 손싸개, 발싸개로 시작해 턱받이, 배냇저고리, 모자, 속싸개, 간단한 옷 만드는 정도는 많이 봤는데 이 책을 보며 꼭 만들고 싶었던 것들이 있었다. 태교 다이어리와 한복 배냇저고리, 수면조끼와 휴대용 방수 패드, 목 쿠션등인데 아이를 품고 낳아 기르며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직접 만들 수 있게 되어 책 한장 한장 넘기며 참 설레었다.

 

마지막으로 세번째는, 앞에서 소개해 준 옷과 소품을 만드는 법을 설명한다. 부드럽게 그린 도안에 손글씨같은 폰트가 눈에 잘 들어와 보기 편했다.

 

바느질 태교를 읽으며, 지금은 23개월 되어가는 아들을 임신했을때가 떠올랐다. 직장다니는 엄마여서 초기엔 입덧때문에 주말엔 쉬느라 아무것도 못했고 중기에는 일이 바빠서 말기에는 더위때문에 하고싶은 태교를 제대로 못해준 것이 안타까웠는데 이 책을 만나고 둘째때는 짬짬히 바느질을 할 수 있겠다고 다시 한번 행복한 상상을 했다. 아들을 위한 작은 인형이나 펠트 장난감도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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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간을 위한 발명품 중, 현대에 들어 그 존재없이는 인간을 논할 수 없는 테크놀로지에 대한 생각의 전환점을 제시했다. 크게 두 파트로 나눠 1부는 만나지 않아도 대화할 수 있는 네트워크세상에 대해, 2부는 나에겐 아직 생소하지만 미국에는 상당부분 보편화된 로봇 시대를 다룬다.

 

나는 우리나라 웹서비스의 발달시기에 이십대 전반을 보냈었고 잠깐 웹디자인일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아이러브스쿨과 프리챌, 싸이월드 등을 섭렵했다. 아마 서른 중후반인 내 또래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인터넷 세상을 즐겼을 것이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과 만나지 않고도 친교를 나누고 아바타에 적지않은 돈을 투자해 '나'라는 개성있는 존재를 어필했다. 그리고 미니홈피에 일기등의 글과 모임 사진을 올려 편집된 삶을 기록했었다. 이것은 책에 나오는 10대 인터뷰이들의 삶과 다를 바가 없었다. 

 

최근에 작은 충격을 받은 일이 있었다. 지금은 이것이 충격인게 이상할 정도로 흔한 일이 되어버렸지만말이다. 스마트폰이 보편화 되면서 책에는 나오지 않지만 일대일로 만난 사이인데 마주보고 각자의 스마트폰을 눌러가며 대화를 하는 어린 친구들을 보았다.

 

'월든'의 저자 데이빗 소로는 깜짝 놀랐을 그 상황이 책을 읽고서 그것도 이젠 하나의 문화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내 어린 아들이 10대가 되고 20대가 되면서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인해 지금의 나로선 상상도 못할 일을 겪을 것이라는 것도. 그것은 컴퓨터로 대표되는 너무나 낯선 문명을 절반은 두려움으로 접해야했던 우리 부모 세대의 그것과 같은 것이었다.

 

지금까지는 부모의 입장에서, 내 아이의 행동을 통제할 수 있다는 어느 정도의 자신감을 갖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내가 아이를 24시간 데리고 있지 않는 한 나만의 큰 착각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이 책은 저자 셰리 터클이 과학기술과 인간의 관계 3부작 완성본이라는데 다른 두 권의 책도 꼭 읽고 성찰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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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행복
레오 보만스 엮음, 노지양 옮김, 서은국 감수 / 흐름출판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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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행복을 주제로한 책을 보기 시작한 것은 2006년,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를 읽고부터였다. 조금은 늦게 시작한 사회생활에 적응해가며 조금씩 나를 돌아보기시작하면서 만족스러운 삶을 살기위해 무엇을 해야하나 고민할즈음에 TV에서 소개한 그 책은 점점 얇아져가는 남은 책 두께가 아까울정도로 좋았다. 그 이후 자기계발과 에세이코너에 심심찮게 행복을 주제로 한 책들을 볼 수 있었고 그 중 몇권의 책은 고단한 일생에 달달한 커피가 되어주었다.

 

잠시 회사생활을 접고 육아와 살림에 전념한지 2년, 가정주부가 생각하는 행복은 사회 초년병이 생각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었다. 단순한 생활의 반복, 자유롭지 않은 삶에서 떠나고싶다는 생각을 하다 스스로에게 휴가를 주는 기분으로 '세상 모든 행복'을 읽었다.

 

세상 모든 행복의 저자는 한사람이 아닌 행복에 관한 연구를 하는 전문가들 100인이다. 편집자 레오 보만스는 세계의 학자들로부터 행복에 관한 연구 자료와 에세이를 모아 이 책을 펴냈다. 그는 요청 메일을 보내면서 장황한 긴 글이 아닌 짧은 글을 요구하여,한 소제목당 A4 한장에 모두 담길만한 글이어서 상당한 두께의 책임에도 전혀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다. 무엇보다 많은 사진들을 같이 편집하여 사진만 보더라도 흐뭇해진다.

 

우리가 적성에 맞지 않아도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려고 애를 쓰는 이유는 뭘까? 돈을 벌기 위해서이다. 돈은 왜 버는 걸까? 당연히 나와 가족의 안녕과 행복을 위해서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 책은 이렇게 말한다. 돈은 생각처럼 행복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재산(돈)이 많아지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겠다고 보통 사람들은 생각하지만 그것은 일시적인 감정으로 사람은 어느새 늘어난 재산에 익숙해져 그것으로부터 행복을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이 책중에 내가 뽑은 조건은 스스로 삶을 즐길 줄 아는 능력, 타인에 대한 배려, 좋은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는 힘이다.

그 외에도 상당히 현실적인 조언이 많다. 자신을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지 말자. 행복을 공부해야한다. 행복의 상당부분은 유전적이거나 자신이 자신이 속한 사회와 깊이 연관되어 있으므로 이를 알고 조절을 해야한다는 조언은 오히려 '지금 순간에 만족하라'는 식의 토닥거림보다 가슴에 와 닿았다.

 

'무엇이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전문가들은 말한다.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인간'이다. 인간없이 행복을 논할 수 없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그렇게 말하듯 사진 또한 다양한 표정의 사람 혹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나도 이렇게 즐거운 때가 있었는데.. 앞으로 이런 순간들을 많이 만들 수 있겠지. 그리고 그렇게 만들 수 있는 건 바로 나라는 것을 언제나 잊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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