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랄발랄 하은맘의 불량육아 - 0-10세 아이 엄마들의 필독서 ㅣ 지랄발랄 하은맘의 육아 시리즈
김선미 지음 / 무한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출산 후 좋은 엄마가 되자 다짐하고서 여러 육아서를 읽었다. 엄마가 되지 않았다면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을 육아서도 한 번 접해보니 다루는 주제가 참 다양했는데 최근에는 아이를 잘 기른 엄마가 쓴 경험담을 담은 책들이 종종 눈에 띈다.
이 책도 그 범주에 속하는 책으로, 저자는 하은이라는 딸을 기르고있는 김선미씨다. 현재 하은이는 외동임에도 예의바르고 배려심 있으며 해리포터 원서도 곧잘 읽는 초등학교 고학년이라고한다.
제목을 보니 웃음이 난다. 지랄발랄 하은맘의 불량 육아라니. 자극적이면서도 뭘 어떻게 아이를 길렀기에 불량 육아라고 했을까싶어 목차를 보니 책육아, 엄마표 영어가 눈에 띄고 머절맘은 뭐지? 삼년차, 두돌된 발광이 풍년인 아들을 키우며 이제 조금 육아 방향을 잡아가는 입장이라 선배엄마들은 어떻게 아이를 키우는지, 그녀들이 초보 엄마들에게 해주고 싶은 충고는 어떤것들인지 궁금해 얼른 책장을 넘겼다.
'뭔가를 하기보다 내려놓기가 수백 배 힘들다.
'희생'이라는 이름으로 가려진 '욕심'
'엄마표'라는 이름으로 변질된 '공부'
'소망'이라는 이름으로 왜곡된 '과한 기대'
대가족에서 핵가족이 되면서, 초보 엄마들은 친정 어머니나 시어머니가 근처에 계시지 않으면 오롯이 아이를 혼자 봐야하는 현실이라 육아까페에 가입을 하여 정보를 찾는다. 출산에서 백일까지는 그야말로 아이나 엄마나 몸이 힘든 시기인데 그 때가 지나 아이가 밤낮을 가리며 모빌보고 방긋거리며 노는 때가 오면 엄마의 정보 찾기 시간이 늘어난다. 나도 그랬다. 특히 어떤 책이 좋고 어떤 장난감이 발달에 좋은지를 봤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 백일쟁이를 둔 초보 엄마가 있다면 그 시간에 잠을 자든지 몸에 좋은 걸 해 먹으라고 하고싶다. 그 시절 두어시간씩 검색하며 알게됐던 지식이나 구입한 물건은 그저 내 만족에 지나지 않았음을 알게됐으니까. 그리고 엄마표따위 애저녁에 포기했다. 그거 준비할 시간에 내가 읽고 싶은 책 한 줄 더 읽고 아이랑 실컷 부비부비 하는게 나에게는 정답임을 다시금 곱씹었다.
이 책은 책육아와 엄마표영어에 대한 내용이 주되지만 그 못지않게 이 사람 참, 초보 엄마를 독하게 애정하는구나 싶었다.
이런 저런 부분을 속시원히 콕콕 집어주어 곧 아이를 낳는 친구에게 물려주고 싶었다.
키득키득 웃기도 하고, 야 이거 진짜 애 키워 본 사람만 공감한다 하면서 통감하고,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겁도 나고.
그 중 정말 공감했던 몇가지.
하나. 잠만 잘 자도 육아가 쉽다.
엄마가 잠을 잘 자야한다는 뜻이다. 아이 기르며 나라는 존재는 없어지는게 아닐까 싶어 어학이나 독서, 뜨개질 등 이런 저런 일을 벌리며 괜히 늦도록 잠을 안자면 내 개인 시간은 늘어날 지 모르지만 정작 내가 제일 소중하다고 생각했던 아이와 노는 시간은 힘들기 그지 없었다. 그 시간에 푹 쉬면 아이와 더 즐겁게 놀 수 있었는데. 이걸 깨달은지 얼마 되지 않았다. 요즘은 아이가 밤에 자면 무조건 같이 잔다.
둘. 사회성이라는 핑계로 애 끌고 다니지 마라!
아이가 돌이 좀 못됐을 무렵, 동네 엄마 모임에 나간적이 있었다. 또래 애 엄마들 약속 맞춰 가야한다며 내 아이 다그치고 만나면 수다 떠느라 애는 과자 안겨주며 뒷전일 때가 있었다. 이건 혼자 있는 시간을 못 견딘 나를 위한 것이지 결코 아이 친구 만들어준다는 명목은 아니었다. 그 모임이 흐지부지 된 한참후에야 그걸 알았다. 그래서 요즘은 - 책에서도 소개되었는데 - 아이나 내가 컨디션 좋을때 간식 좀 들고 가까운데 산책간다. 버스나 지하철 두세정거장 거리면 크게 부담도 없고 애가 투정을 좀 부리면 어떤가. 신나게 놀고 귀가해 꿀잠 자주면 그게 또 얼마나 예쁜데.
셋. 나이 먹어 '진상' 소리 듣기 싫으면 닥치고 저축!
나는 책 구입에 돈을 쓰는 편이다. 그나마 아이 책은 안산지 오래되었는데 한달에 기본으로 5만원 가량은 육아나 살림 등에 대한 책을 구입한다. 하지만 우리 남편이 월 삼백을 벌어다주는 것도 아니고 다음달부터는 적은 돈이나마 적금 하나 따로 만들어야겠다.
정말 뭐 없다. 사부작 사부작 불어나는 내 통장 있고,
독서로 인해 채워지는 내 머릿속 풍요로움이 있고,
같은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몇 안 되는 코드 맞는 친구 있으면 인생 성공이다.
이 말에 참 공감했다.
넷. 이 세상에서 제일 아까운 돈.
아이엄마라면 배송비나 은행 수수료, 에어컨 전기세, 주차비, 중고책값 차이로 돈 새는게 싫을텐데 의외로 그 돈 아끼려고 쓸데없는 물건을 산다거나, 은행 수수료 아끼려고 카드깡하고서 챙긴 돈을 공돈인 마냥 뭔가 사고, 전기세 아끼려고 놀러다니며 또 돈쓰고.. 그런일이 많단다. 특히나 책값 아끼려고 쓸데없이 컴퓨터 앞에서 허송세월하는 시간이 얼마였는지 헛웃음이 났다.
그래서 하은맘은 신발 신으면 돈지랄, 컴퓨터 켜면 시간지랄이란다. 요 앞 놀이터 나가는거 아니면 어딜 가든 돈이 들고, 컴퓨터 켜서 뭐 좀 하다보면 한 시간이 순식간이다.
책육아와 엄마표 영어 부분은 그냥 부담없이 읽었다. 한달에 중고책 전집 하나 꼴로 하는 책육아도 내 아이에게는 맞지 않을것이고 말도 느린 아들에게 영어 DVD를 보여주면 한글이고 영어고 둘 다 엉망이 되어버릴것같아서 방방 뛰는 거 한참 즐기는 지금은 그냥 영어동요CD나 한번씩 틀어주며 엉덩이나 실룩거리게 하련다.
책 내용을 다시 떠올리고 있자니 지난 시간들이 스쳐 지나간다.
뭘 믿고 나에게 이런 생명이 맡겨진걸까. 행복한 육아생활을 지향한다지만 행복은 무슨.
'아이의 눈부신 성장과 발달을 볼 때마다 가슴이 뛰고 눈물이 나요.'라는 멘트에 녀석의 눈부신 에너지와 발광 때문에 입에서 욕이 나와요.-_-; 했던 하은맘처럼 육아는 결코 녹록치않았고 앞으로도 그러리란걸 배웠다.
다시 한 번 하은맘의 입을 빌어 세상 엄마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내 아이를 잘 기르고 싶다면 나를 가장 소중히 생각하고
내 아이가 바로 정답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