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쿡, 직장을 요리하다
허병민 지음 / 북퀘이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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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실한 절실함만이 직장과 학습 성공을 이끈다!

[리뷰] 『닥터 쿡, 직장을 요리하다』(허병민, 북퀘이크, 공명, 2019.02.20.)

 

잘 나가는 회사에서 경력을 1년도 안 된 시간을 보낸 저자 허병민 씨. 시간이 흘러 나중에 되고 보니 정말 후회되는 일들이 많았나보다. 그가 쓴 최신작 『닥터 쿡, 직장을 요리하다』에는 어떻게 하면 직장 생활을 잘 할 수 있는지 담겨 있다. 구구절절 정말 필요한 얘기들이다.

 

본인 역시 욱하는 성질에 직장을 나온 바 있다. 정작 그 안에 있으면 얼마나 힘들다. 실적에 대한 압박, 내가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던 이유, 인간관계의 어려움 등. 그건 나만이 겪는 일은 아니었다. 다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었는가, 없었는가는 질적으로 다른 일이다. 나는 다행히 후자를 찾았다.

 

책의 중간에 보면, 성 아우구스티누스 얘기가 나온다. 바로 압박에 대한 얘기다. 역시 성자답게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시련이 닥쳐왔을 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대한 태도로 전환해 이야기했다. 압박을 받을 때 자신을 단련시키고 당당하게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해보자. 불평하지 말고 말이다. 나를 연마시킬 수 있다면, 그깟 압박쯤이야 견딜 만하다. 겁쟁이가 되지 말고 용기 있는 자가 되어보자. 우리는 위기나 압박을 당했을 때, 비로서 삶의 흥미를 느낄 수 있다.

 



압박에 대처하는 방법

 

허병민 씨는 직장 선배와 주먹다짐까지 했던 적이 있다. 팀장의 권유로 가까스로 사과를 하긴 했지만, 그조차 쉽지 않았다. 아이디어로 먹고 사는 광고회사에서 후배나 다른 이들의 아이디어를 깎아 내리는 건 자존심을 건드리는 일이다. 그래서 허병민 씨는 싸웠다. 지금 돌이켜보면, 후회되는 일이고 진심으로 사과를 하지도 못했다. 허병민 씨는 이제야 솔직해졌다. 사과를 못해 평생 후회하는 것보다 1분 동안 사과하는 게 훨씬 낫다.

 

우리는 어떤 사안에 대해서 해답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습관이 있다. 하지만 해답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다. 문제에 직면했을 때, 어떻게 가설을 세우고 검증을 하면 부딪쳐 나가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그 과정 속에서 문제해결력이 키워지는 것이다. 학생들에게도 얘기해주고 싶은 문구이다.

 

그래서 더더욱 질문을 던지고, 여러 번 ‘왜?’라는 화두를 갖는 게 필요하다. 만족하는 순간 전진은 없다. 앞으로 나아가기가 힘든 것이다. 고정관념이 생기고, 편견이 생기는 이유는 바로 자기만족을 하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이에 대해 “새로운 문제에 부딪치면 이전에 알고 있던 모든 것을 잊어버려라.”면서 “앞으로는 좀 더 다르고, 좀 더 열려있는 긍정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 자기만의 시선이 담긴 가정의 칼날을 세우길 바랍니다.”고 조언한다.

 

위협을 무릅써야 새로운 발견이 있다. 절실함은 삶을 대하는 태도이다. 성공하려면 절실함이 있어야 한다. 그 모든 자기 계발서들의 성공 방정식은 어떻게든 절실함을 갖게 하려는 의도를 품고 있다. 절실한 절실함만이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절실함은 가장 효능 있는 약효로서 작용한다.

 

절실함이야말로 가장 좋은 약효

 

책에는 회사가 망하는 시나리오 10개를 언급했다. △ 우월주의 △ 적당주의 △ 자기중심적 일처리주의 △ 냉소주의 △ 현상유지주의 △ 안일주의 △ 특수의식주의 △ 노예의식주의 △ 천하태평주의 △ 책임회피주의. 물론 망하고 실패하는 게 나쁜 건 아니다. 실패는 가장 큰 깨우침을 준다. 하지만 피할 수 있는 실패라면 굳이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집념의 인간들은 ‘또라이’들이다. 저자는 그들이 실패전문가라고 언급한다. 실수는 언제나 용서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인정하면 말이다. 실수는 누구나 하는 것이지만 인정을 하느냐 마느냐는 질적으로 차원이 다른 얘기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이다.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은 내용은 남한테 인정받으려 하기보단 내가 다른 사람을 이해하지 못할까를 걱정하라는 공자의 조언이다. 아무리 훌륭한 시스템이 있어도 사람하고 일을 하는 것이다. 시스템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사람과의 접촉을 통해 일을 하는 것이다. 나의 직장 선후배들이 없으면 일을 돌아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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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사람으로 사람이 된다 - 마음의 병을 앓은 정신과 의사가 힘든 인생들에게 쓴 치유 관계학
나쓰카리 이쿠코 지음, 홍성민 옮김 / 공명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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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힘들 때 걷고, 또 걷자! 그러면 낫는다!

[서평] 『사람은 사람으로 사람이 된다 (마음의 병을 앓은 정신과 의사가 힘든 인생들을 위해 쓴 치유 관계학)』(나쓰카리 이쿠코 지음, 홍성민 옮김, 공명, 2019.02.25.)

 

가장 가까운 곳에서 죽음의 그림자를 보아온 정신과 의사가 있다. 바로 나쓰카리 이쿠코이다. 스스로 자해를 했고, 죽기 위해 몸부림쳤던 정신과 의사이다. 그녀는 집에서 어머니의 이상 행동을 평생 동안 보아왔다. 어떻게 하면 그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해답은 본인이 정신과 의사가 되는 것이었다.

 

책 제목이 시사 하는 바는 크다. ‘사람은 사람으로 사람이 된다.’ 이쿠코는 아버지를 포함해 주변사람들에게 상처를 받았지만 극복해낼 수 있었다. 그건 바로 ‘사람’이었다. 때론 큰 돈을 지불해야 했고, 돈을 빌려주기도 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아고,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무수히 많은 죽음을 목도한 끝에.

 

의대생이던 저자는 ‘죽음’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호스피스 병동을 들르며 자신도 이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걸 가까스로 느낀 것이다. 아, 얼마나 힘들었을까. 저자는 정작 본인이 죽고 싶었는데, 죽음을 봐야 한다는 역설적인 상황 자체가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환자들에게 미안해했다. 무거운 마음을 갖고 말이다. 사람의 버팀목이 결국 사람뿐이라는 걸 깨닫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그녀는 결혼도 했고, 아이도 낳았다.

 

한 의대 교수로부터 들었다던 말들을 의미심장하다. “당신은 죽을 사람, 나는 살 사람...이, 아니라 나도 언젠가 죽을 사람”, “‘당신은 환자, 나는 치료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도 환자 가족입니다.’ 환자를 치료하는 건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또 다른 환자였던 셈이다. 그걸 인정하는 순간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

 



죽음을 원했던 정신과 의사, 죽음을 말하다

 

죽음을 그토록 원했지만 죽음은 그렇게 화려하지도 속 시원하지도 않았다. 죽음은 가까운 사람이 영원히 다른 세계로 떠다는 걸 깨닫는 순간이다. 그녀가 상상했던 죽음이란 죽음 이하도, 죽음 이상도 아니었다.

 

그녀는 힘들 때면 자주 걸었다. 걷다보면 좋은 생각이 든다. 힘들 땐 정말 걸어보자. 저자의 말마따나 회복을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걷는다는 건 시간을 번다는 뜻이다. 하루를 견뎌내는 강함이 중요하다. 하루하루를 버텨내다보면 그게 인생이 된다.

 

의존증 환자들이 많다. 그들은 외롭고 자신감이 없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건 의존증 환자들은 자신의 연약함을 드러낼 ‘상대’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가능하다. 놀랍다.

 

이쿠코는 불행에도 샛길이 있다고 강조한다.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건 그녀가 행동했기 때문이다. “앞이 보이지 않아도 일단 한 발자국 내디뎌본다.” 에필로그에서 그녀가 던진 외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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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문제는 과학이야 - 산업혁명에 숨겨진 과학의 원리들
박재용 외 지음, MID 사이언스 트렌드 옮김 / Mid(엠아이디)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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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시대에 더욱 필요한 인간적인 인재

[서평] 『4차 산업혁명 문제는 과학이야 (산업혁명에 숨겨진 과학의 원리들)』(박재용, 서검교, 윤신영(기자) 외 1명 저 MID 2019.02.19.)

 

미국 스탠퍼드대 법정보학센터 제리 카플란(Jerry Kaplan) 교수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당신이 맡은 모든 업무를 기계가 수행한다면 당신은 직업을 잃는 것이 맞다. 하지만 당신이 맡은 일의 일부만 기계가 할 수 있다면 당신의 생산성은 향상된다.” 책 『4차 산업혁명 문제는 과학이야』(박재용 외3, MID, 2019. 02.)는 카플란 교수의 말과 관련해 ▶ 인공지능 ▶ 자율주행 ▶ 스마트팩토리 ▶ 스마트시티 ▶ 스마트팜 ▶ 유전자 기술 ▶ 에너지 ▶ 교육, 을 깊이 있게 파헤쳤다.

 

저자 중 한 명인 뇌공학자 임창환 씨는 다음처럼 적었다. “3차와 4차를 나눌 때에는 더 중요한 차이가 있다. 3차 산업혁명까지는 생산 과정을 통제하는 주체가 여전히 인간이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그 역할마저도 기계가 담당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 다가오는 미래를 다소 비관적으로 묘사했다. 그런데 책은 제목에 적힌 ‘과학’을 문제 삼은 부분은 거의 없어 조금 아쉬웠다. 여타 4차 산업혁명을 소개하는 도서들과 비슷한 내용이 많았다. 다만 세분화된 산업체계를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에너지로 크게 묶은 점과 교육을 설명한 부분은 차별점으로 보인다.

 


에너지로 인해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다

 

세계사의 관점에서 볼 때 1차 산업혁명은 봉건주의체제에서 자본주의체제로 사회체제가 완전히 바뀐 대사건이다. 이어 도래한 2차 산업혁명은 분산되어 있던 공업구조와 산업구조를 대공장 방식으로 탈바꿈시켰다. 그리고 3차 산업혁명에 이어 4차 산업혁명은 고용 없는 성장을 만들었다. 혁명의 발생 과정은 과학 기술의 발달사와 정확히 일치한다. 1차는 물리학의 발달, 2차는 화학 및 공학의 발달로 인해서다. 3차는 컴퓨터의 대중화와 인터넷 보급이 그 몫을 해냈다. 4차 산업혁명의 주요 키워드는 단연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다.

 

책은 5G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IoT가 본격화될 경우 현재 사람 간의 연결보다 몇 백 배 많은 연결들을 설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것을 다 처리하기에는 4G로는 벅차다. 때문에 5G가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이 불러올 문제 중 하나는 에너지 문제다.

 

스마트그리드라는 개념을 보자. 스마트그리드는 전기와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해 전력망을 지능화하여 고품질 전력서비스를 제공하고 에너지 이용 효율을 극대화한다. 각 단위별로 시간마다 전기를 얼마나 쓰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계산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공급량이나 단가를 계산해서 수요가 적을 때에는 전기요금을 낮추고 많을 때에는 값을 올릴 수 있다.

 

한 예로 4차 산업의 에너지 사용량이 얼마나 큰가 하면 인터넷 서버를 관리하는 인터넷 데이터센터(IDC) 100여 군데가 발전소 하나에서 생산되는 에너지의 2/3를 모두 소모할 정도다. 지난 2013년 한 해 동안 네이버 데이터센터가 쓴 전력사용량만 5271kWh에 이른다. 이는 곧 서버 운영에만 2만 2352tCO2을 배출했다는 뜻이 된다. 인터넷 검색을 한 번 할 때마다 이산화탄소 0.2g이 배출되는 셈이다.

 

인공지능 연구에 남은 문제들

 

아직 우리는 인공지능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이에 대한 정확한 정의는 존재하지 않는 실정이다. MS사에 챗봇 테이(Tay)가 한 때 이슈가 된 적이 있다. 출시한 직후 인종주의자와 성차별주의자가 몰려와서 테이에 차별적인 발언들을 집어넣은 바람에 테이가 이를 배워 불과 16~17시간 만에 스스로 차별적인 발언을 던지는 챗봇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이를 통해 전 세계인들은 인공지능 연구에 윤리의식이 꼭 필요함을 깨우치게 되었다.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지금의 개발 방법론으로는 강한 인공지능을 만들지 못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여전히 인간이 인공지능을 학습시키고 학습에 문제가 있을 경우에도 이를 인간이 수정한다. 이런 과정이기에 지금의 딥러닝이나 머신러닝으로는 범용성이 있는 인공지능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책은 여러 산업체들에 내재한 인공 지능 기술들의 한계점을 사례와 함께 흥미롭게 풀고 있다. 예로 구글의 경우 2020년 무렵에는 상용화된 자율주행차를 출시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는데, 전문가들의 주장에 따르면 자율주행 자동차가 절대로 자율주행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한다. 바로 맥동율(ripple factor)이라는 개념 때문이다. 자율주행 차 두 대가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다고 치자. 거리 유지를 위해 앞차는 더 달리고, 뒤쪽 차는 감속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해서 두 차 사이에 공간이 생길 경우 그 공간에 또 다른 차가 끼면 결국 세 차량의 속도는 엉망진창이 되고 만다.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필요한 것이다.

 

미래에는 자율주행을 거부하는 움직임이 생길 지도 모른다. 손으로 직접 속도를 다루며 놀고 싶은 사람들은 직접 차를 구매해 몰 것이고, 공용 자율주행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에 비해 궁극적으로 더 비싼 유지비를 댈 것이다. 그러다 보면 결국에는 돈 있는 사람만이 직접 몰 수 있는 자동차를 소유하는 형태로 바뀔지도 모른다. 이처럼 재미있는 미래 모습을 가정으로 설명한 부분들은 머릿속에 그림이 명확히 그려져 책이 쉽게 읽히는 감을 주었다.

 

사람이 우선인 4차 산업시대

 

우리는 이미 스마트시티 속에 살고 있다. 스마트시티란 간단히 말해 도시 전체가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입고 네트워크로 연결된 곳이다. 스마트시티는 IoT와 센서 그리고 인공지능으로 완성된다. 네비게이션은 주차와 교통 문제를 완화시켰다. 교통 흐름을 토대로 돌아가더라도 최상의 시간으로 도착하는 코스를 알려준다. 사람이 없는 층의 냉난방이나 전등을 자동으로 끄는 건물도 있다. 내부 사용량을 측정하는 쓰레기통도 곳곳에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말미암아 결정적인 변화를 맞이할 부분 중 또 하나는 교육이라 할 수 있다. 이제는 화상으로 활발히 소통할 것이며 개인 과외 교사를 두듯이 개인 교육자를 두게 될 것이다. 미네르바스쿨이 대표적인 교육기관으로 책에 소개됐다. 학습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상호작용이다. 미네르바스쿨은 학생들로 하여금 학습의 방식을 어디에서든 같이 상호작용하며 공부할 수 있게 한다.

 

인공지능 시대에 과학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인재의 모습은 역설적이게도 인간적이다. 비관적으로 시작했던 처음과는 달리 사람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로 점점 나아갔다. 미래에 필요한 인간형은 창의성을 기반으로 협업하는 소통 능력과 문제를 설정하고 해결하는 능력이 우선인 사람들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과학이지만 4차 산업혁명의 미래는 결국 사람이기에 다가올 미래를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책은 다시 한 번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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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인재로 키우는 미국식 자녀교육법 - 전 세계 교육전문가들이 주목하는 미래인재육성 프로젝트
김종달 지음 / 책들의정원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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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력 + 자립력 + 연합력’이 창의 인재 키운다

[서평] 『미래 인재로 키우는 미국식 자녀교육법 전 세계 교육전문가들이 주목하는 미래인재육성 프로젝트』(김종달, 책들의정원, 2019.03.05.)

 

우리의 교육은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첫째, 인공지능 및 컴퓨터의 확산에 따른 교육의 무용론이다. 둘째, 공교육의 제자리걸음이다. 셋째, 사교육의 횡행이다. 물론 각 부분마다 적절한 역할을 할 수도 있으나 현재 각 축은 삐거덕 거리고 있다. 그래서 저자 김종달 씨는 인공지능 시대에 걸맞은 교육을 찾아 책을 썼다. 사교육에도 휩쓸리지 않고, 공교육의 한계를 넘어서는 교육 말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 세 가지는 ▲ 사고력 ▲ 자립력 ▲ 연합력 ▲ 메타인지이다. 이는 세계 각국 및 교육 관련 기구에서 강조하는 여러 교육 지표들과도 일맥상통한다고 김종달 씨는 말한다. ‘나’는 자립력, ‘사회’는 연합력, ‘사회와 나를 잇는 도구’는 사고력으로 표현했다. 이 세 가지를 아우르는 성찰성은 메타인지로 인식 가능하다.

 



사고력 + 자립력 + 연합력 그리고 메타인지

 

현 시대에서 강조되고 있는 ‘창의성’만 하더라도, 독창성과 유용성으로 나눠볼 수 있다. 독창성은 김종달 씨에 따르면, 자립력에 가깝다. 왜냐하면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야 하기 때문이다. 유용성은 고객의 욕구를 파악하는 연합력과 욕구를 해결하는 사고력의 공통분모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 창의성은 창의성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창의성 앞에 우선시 되는 건 바로 문제 해결능력이다. 문제 해결 역량이 없으면 창의성 역시 무용지물이다. 머리로만 나올 수 없는 게 바로 창의성이다. 저자는 창의성이 자립력과 연합력의 컬래버레이션이라고 강조했다.

 

창의성에서만 사고력, 자립력, 연합력이 중요한 게 아니다. ‘협업’과 ‘협상’에서도 이 세 가지는 요구된다. 책에선 “자신을 파악하는 자립력과 타인을 존중하는 연합력, 자신과 타인의 차이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사고력 모두 필요하다”고 적었다. 물론 이런 역량들이 별개로 존재하는 건 아니다.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엄마의 정보력과 집안의 재력이 교육이라고 했던 흥행 공식이 깨졌다는 지점이었다. 부모 세대들은 어떻게든 좋은 학원과 성적이면 명문대를 입학시킬 수 있다는 신념이 있었다. 하지만 카이스트나 컬럼비아대학의 조사를 보면, 일반고 학생들이 과학고, 영재고 학생들보다 후반으로 갈수록 실력이 향상되었고 한국인들은 유난히 졸업률이 떨어졌다. 한마디로 회복 탄력성이 부족해서 발생한 문제들이다. 교육은 멀리 봐야 한다.

 

올리버 웬델 홈지는 “지적 교육의 주요한 부분은 사실의 습득이 아니라 습득한 것을 얼마나 잘 실천하느냐 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머릿속에만 넣는 게 아니라 스스로 깨닫고 배움의 즐거움을 알아가는 게 중요하다.

 

저자 김종달 씨는 자신의 아이들을 보면서 부모 세대의 방정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기 때문에 과연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하면서 책을 썼다고 한다. 하루 일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자신을 반기는 아이들 때문에 살아가는 힘이 난다. 그 아이들을 위해 이제라도 우리의 교육은 바뀔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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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리어 마마
샐리 클락 지음, 김성순 옮김 / 영림카디널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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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할 수 있는 권리야말로 성(性)적 주도권

[리뷰] 『워리어 마마』(샐리 클락, 영림카디널, 2019. 02.25)

 

딸을 키우는 부모라면 딸에게 ‘남을 존중하고 친절하게 대하라’고 가르치기 일쑤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딸이 10대에 가까워질수록 성폭력의 위험에 노출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한다. 남을 위한만큼 자신의 몸과 마음을 존중하는 법도 가르치지 않아서다.

 

자신보다 남을 위하며 자라난 딸들은 이성이나 친구에게 싫어도 싫다고 못하는 원초적인 무력감을 자신의 내면 깊숙이 품게 된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싫어’라고 말하는 딸들로 키워야하는 것이다.『워리어 마마』는 딸들을 안전하고 강하게 기르기 위한 교훈을 성폭력 피해자들, 심리치료사들, 육아전문가들의 입을 모아 전하고 있는 책이다.

 



딸 가진 부모라면 스스로를 먼저 인식하라

 

딸에게 친구란 나이가 몇 살이든 오랜 세월 건강과 행복을 유지하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10대 소녀에게 친한 친구는 거의 공기와 같은 존재다. 때문에 친구들에게 언어적. 신체적 학대를 당하고 따돌림 당하여 고립되며 낌새를 채고 위로하는 척 접근하는 남자아이가 있기 마련이다.

 

책은 이렇게 방황하는 딸들을 올바로 성교육 시키는 법과 딸 가진 부모로서 가져야 할 인식 등을 소개됐다. 그리고 그와 관련한 사례들이 생생하게 나온다. 어머니란 단순히 양육하는 사람임과 동시에 싸우는 사람이기도 하다. 다양한 차원에서 싸우고 이기는 사람이다. 현 정부와 많은 것들을 놓고 싸워야 하는 지금 이 시기, 우리 사회, 우리 문화에 절실히 필요한 존재이다. 부모라면 딸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 성교육을 어떻게 하며, 데이트 폭력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 주의 깊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올바른 미디어 활용법도 알려주어야 한다.

 

딸들을 효율적으로 키우려면 무엇보다 엄마가 먼저 우리 자신을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부모로서 자신의 몸이나 직감, 경계인식에 정통한 전문가가 되고, 자신의 감성적인 욕구에 충실할 수 있다면 주변에 일어나는 일을 더 선명하게 판단할 수 있다. 그러고 나서 아이들에게 사람은 누구나 성욕을 자신의 책임의식 아래 도덕적으로 통제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가르쳐야 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상대방의 성적 에너지를 끓어오르게 할 수 있음을 늘 인식시켜야 한다.

 

‘싫다’고 말할 수 있는 책임감

 

저자는 15살 때 데이트강간을 당한 적이 있어 곧 10대가 되는 자신의 딸아이들이 성폭행을 당할지 모른다는 공포를 항상 지니고 있었다. 워리어 마마, 즉 걱정하는 엄마인 것이다. 공포를 극복하려고 상당한 상담과 치료를 받았음에도 저자는 오랫동안 데이트강간을 당한 15살 소녀에 머물러야만 했다. 다행히 꾸준히 심리치료를 받고 자기계발 강의를 들었으며 워크숍에도 참가한 뒤에야 건강한 연인관계가 과연 무엇인지 훨씬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경험을 바탕으로 저자는 딸들이 10대가 되기 훨씬 전부터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함을 깨달았다. 목소리 내기는 훈련과 연습으로 가능하다. 예로 학교에서 한 커플씩 앞으로 나와 상황 극을 펼치는 방법도 있다. 한쪽이 “포옹해도 될까요?”라고 물으면 상대방은 ‘좋아요’나 ‘싫어요’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 대답한다. 단순해 보이는 훈련이지만 자신에게 거절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또한 거절을 당한 사람은 왜 상대가 거절을 했는지 이해를 한다. 여자라고 여자의 몸을 함부로 만져서는 안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거절이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주는 방법은 가정과 학교 모두에서 교육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명상을 통해 올바른 성정체성 발견하는 법 역시 필요하다. 저자는 명상하는 방법과 의의를 책에 자세히 소개해 두었다.

 

다큐멘터리 오지 체험을 보면 여성들이 모여 살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는 고대부터의 생존 풍습이기도 한다. 저자는 함께 살아가는 부족처럼 여자들이 하나의 커다란 서클을 그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강간을 당했던 여자들의 경우 자존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자신을 사랑하는 습관을 체화하기 어려운데, 힘들게 견뎌야 했던 시절의 이야기를 상대가 묵묵히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엄마들이 맘 카페를 만들고 종종 실제로 모여 서로 필요한 것을 알려주고 도움을 주고받는 것도 핏속에 내재된 생존의 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은 성폭력 피해자들의 심신을 안정하게 만드는 법과, 올바른 성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설명 내내 여자를 ‘성폭행 당한 이’와 ‘그렇지 않은 이’로 구분한 이분법적 설명으로 인하여 약간의 거부감이 생기기는 했다. 예로 다음과 같은 문장이다. <성폭행을 당했든 당하지 않았든, 수많은 여자들이 동성친구에게 인정을 받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굳이 ‘성폭행을 당했든 당하지 않았든’이라는 문장을 넣어야 했나 의문이다. 엄마가 딸에게 들려줄 수 있는 주제는 ‘성(性)’ 말고도 여러 가지이지만, 이 책은 엄마 이외의 모든 여성이라면 스스로에 대한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주는 효과를 가진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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