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문제는 과학이야 - 산업혁명에 숨겨진 과학의 원리들
박재용 외 지음, MID 사이언스 트렌드 옮김 / Mid(엠아이디)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공지능 시대에 더욱 필요한 인간적인 인재

[서평] 『4차 산업혁명 문제는 과학이야 (산업혁명에 숨겨진 과학의 원리들)』(박재용, 서검교, 윤신영(기자) 외 1명 저 MID 2019.02.19.)

 

미국 스탠퍼드대 법정보학센터 제리 카플란(Jerry Kaplan) 교수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당신이 맡은 모든 업무를 기계가 수행한다면 당신은 직업을 잃는 것이 맞다. 하지만 당신이 맡은 일의 일부만 기계가 할 수 있다면 당신의 생산성은 향상된다.” 책 『4차 산업혁명 문제는 과학이야』(박재용 외3, MID, 2019. 02.)는 카플란 교수의 말과 관련해 ▶ 인공지능 ▶ 자율주행 ▶ 스마트팩토리 ▶ 스마트시티 ▶ 스마트팜 ▶ 유전자 기술 ▶ 에너지 ▶ 교육, 을 깊이 있게 파헤쳤다.

 

저자 중 한 명인 뇌공학자 임창환 씨는 다음처럼 적었다. “3차와 4차를 나눌 때에는 더 중요한 차이가 있다. 3차 산업혁명까지는 생산 과정을 통제하는 주체가 여전히 인간이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그 역할마저도 기계가 담당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 다가오는 미래를 다소 비관적으로 묘사했다. 그런데 책은 제목에 적힌 ‘과학’을 문제 삼은 부분은 거의 없어 조금 아쉬웠다. 여타 4차 산업혁명을 소개하는 도서들과 비슷한 내용이 많았다. 다만 세분화된 산업체계를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에너지로 크게 묶은 점과 교육을 설명한 부분은 차별점으로 보인다.

 


에너지로 인해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다

 

세계사의 관점에서 볼 때 1차 산업혁명은 봉건주의체제에서 자본주의체제로 사회체제가 완전히 바뀐 대사건이다. 이어 도래한 2차 산업혁명은 분산되어 있던 공업구조와 산업구조를 대공장 방식으로 탈바꿈시켰다. 그리고 3차 산업혁명에 이어 4차 산업혁명은 고용 없는 성장을 만들었다. 혁명의 발생 과정은 과학 기술의 발달사와 정확히 일치한다. 1차는 물리학의 발달, 2차는 화학 및 공학의 발달로 인해서다. 3차는 컴퓨터의 대중화와 인터넷 보급이 그 몫을 해냈다. 4차 산업혁명의 주요 키워드는 단연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다.

 

책은 5G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IoT가 본격화될 경우 현재 사람 간의 연결보다 몇 백 배 많은 연결들을 설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것을 다 처리하기에는 4G로는 벅차다. 때문에 5G가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이 불러올 문제 중 하나는 에너지 문제다.

 

스마트그리드라는 개념을 보자. 스마트그리드는 전기와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해 전력망을 지능화하여 고품질 전력서비스를 제공하고 에너지 이용 효율을 극대화한다. 각 단위별로 시간마다 전기를 얼마나 쓰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계산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공급량이나 단가를 계산해서 수요가 적을 때에는 전기요금을 낮추고 많을 때에는 값을 올릴 수 있다.

 

한 예로 4차 산업의 에너지 사용량이 얼마나 큰가 하면 인터넷 서버를 관리하는 인터넷 데이터센터(IDC) 100여 군데가 발전소 하나에서 생산되는 에너지의 2/3를 모두 소모할 정도다. 지난 2013년 한 해 동안 네이버 데이터센터가 쓴 전력사용량만 5271kWh에 이른다. 이는 곧 서버 운영에만 2만 2352tCO2을 배출했다는 뜻이 된다. 인터넷 검색을 한 번 할 때마다 이산화탄소 0.2g이 배출되는 셈이다.

 

인공지능 연구에 남은 문제들

 

아직 우리는 인공지능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이에 대한 정확한 정의는 존재하지 않는 실정이다. MS사에 챗봇 테이(Tay)가 한 때 이슈가 된 적이 있다. 출시한 직후 인종주의자와 성차별주의자가 몰려와서 테이에 차별적인 발언들을 집어넣은 바람에 테이가 이를 배워 불과 16~17시간 만에 스스로 차별적인 발언을 던지는 챗봇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이를 통해 전 세계인들은 인공지능 연구에 윤리의식이 꼭 필요함을 깨우치게 되었다.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지금의 개발 방법론으로는 강한 인공지능을 만들지 못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여전히 인간이 인공지능을 학습시키고 학습에 문제가 있을 경우에도 이를 인간이 수정한다. 이런 과정이기에 지금의 딥러닝이나 머신러닝으로는 범용성이 있는 인공지능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책은 여러 산업체들에 내재한 인공 지능 기술들의 한계점을 사례와 함께 흥미롭게 풀고 있다. 예로 구글의 경우 2020년 무렵에는 상용화된 자율주행차를 출시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는데, 전문가들의 주장에 따르면 자율주행 자동차가 절대로 자율주행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한다. 바로 맥동율(ripple factor)이라는 개념 때문이다. 자율주행 차 두 대가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다고 치자. 거리 유지를 위해 앞차는 더 달리고, 뒤쪽 차는 감속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해서 두 차 사이에 공간이 생길 경우 그 공간에 또 다른 차가 끼면 결국 세 차량의 속도는 엉망진창이 되고 만다.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필요한 것이다.

 

미래에는 자율주행을 거부하는 움직임이 생길 지도 모른다. 손으로 직접 속도를 다루며 놀고 싶은 사람들은 직접 차를 구매해 몰 것이고, 공용 자율주행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에 비해 궁극적으로 더 비싼 유지비를 댈 것이다. 그러다 보면 결국에는 돈 있는 사람만이 직접 몰 수 있는 자동차를 소유하는 형태로 바뀔지도 모른다. 이처럼 재미있는 미래 모습을 가정으로 설명한 부분들은 머릿속에 그림이 명확히 그려져 책이 쉽게 읽히는 감을 주었다.

 

사람이 우선인 4차 산업시대

 

우리는 이미 스마트시티 속에 살고 있다. 스마트시티란 간단히 말해 도시 전체가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입고 네트워크로 연결된 곳이다. 스마트시티는 IoT와 센서 그리고 인공지능으로 완성된다. 네비게이션은 주차와 교통 문제를 완화시켰다. 교통 흐름을 토대로 돌아가더라도 최상의 시간으로 도착하는 코스를 알려준다. 사람이 없는 층의 냉난방이나 전등을 자동으로 끄는 건물도 있다. 내부 사용량을 측정하는 쓰레기통도 곳곳에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말미암아 결정적인 변화를 맞이할 부분 중 또 하나는 교육이라 할 수 있다. 이제는 화상으로 활발히 소통할 것이며 개인 과외 교사를 두듯이 개인 교육자를 두게 될 것이다. 미네르바스쿨이 대표적인 교육기관으로 책에 소개됐다. 학습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상호작용이다. 미네르바스쿨은 학생들로 하여금 학습의 방식을 어디에서든 같이 상호작용하며 공부할 수 있게 한다.

 

인공지능 시대에 과학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인재의 모습은 역설적이게도 인간적이다. 비관적으로 시작했던 처음과는 달리 사람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로 점점 나아갔다. 미래에 필요한 인간형은 창의성을 기반으로 협업하는 소통 능력과 문제를 설정하고 해결하는 능력이 우선인 사람들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과학이지만 4차 산업혁명의 미래는 결국 사람이기에 다가올 미래를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책은 다시 한 번 말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