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또롱 아래 선그믓 - 옛이야기 속 여성의 삶에서 페미니즘을 읽다
권도영.송영림 지음, 권봉교 그림 / 유씨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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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라기’에서 ‘알파 걸’로…당당한 여성되기

[서평] 『배또롱 아래 선그믓』(권도영, 송영림 저, 유씨북스, 2019. 11.30)


얼마 전 영국의 배우 키이라 나이틀 리가 자신의 딸들에게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보여주지 않는다고 하여 여러 여성들의 공감을 얻은 적이 있다. 서양의 애니메이션과 같이 우리나라 설화는 성적인 측면에서 비슷한 느낌을 가졌다. 오늘날 남성의 무표정은 신뢰와 안정감 등을 떠올리게 한다. 반면 여성의 무표정은 화가 났거나 무뚝뚝하다는 인상을 준다고 한다. 이를 보면 얼굴에 경련이 일어날지언정 우리사회가 여성에게 늘 미소를 강요해왔음을 알 수 있다. 『배또롱 아래 선그믓』은 이야기 속 여성들의 삶을 바라보고 작가 나름대로 분석한 책이다.


물론 이야기는 현실의 반영으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삶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일들 중 정말 어렵고 이해하기 힘든 일들 혹은 아주 재미나서 두고두고 말하고 싶은 것들 혹은 정말 격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일들에 대해서 기억하거나 이해하려 애쓰며 만들어내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현대인의 시각에서 함부로 재단할 일은 아니나 무엇에 초점을 두고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같은 이야기 안에서도 굉장히 엄중한 삶의 진실들이 여러 층으로 발전되곤 한다.

여성 비하의 문장에 담긴 속뜻


책은 옛이야기를 통해 여성의 삶을 이해하고자 하는 관점에서 기획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현대 여성의 삶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혜안을 발견하고자 작가들은 바라고 있다. 구전되는 이야기들에 따르면 마치 여자들이란 집에 손님이 오는 것을 막고, 풍수까지 거스르며 집안을 망하게 하는 원인을 제공하는 것처럼 표현한다. 그러나 자세히 분석하며 다른 뜻이 있다.


‘안부인들은 손님이 하도 많이 찾아와 보통 힘이 든게 아니었다’와 ‘몇 해째 손님치레를 하던 맏며느리가 그만 역정이나서’라는 부분이 그렇다. 결국 집안이 망한 이유는 안부인들과 맏며느리의 탓이 아니라 그들의 힘든 노고와 심정을 알아주지 않은 시댁과 남편 탓이 더 크다.


고부 갈등과 그에 대한 편 가르기는 또 다른 여자들끼리의 갈등을 조장하는 이야기처럼 보인다. 하지만 시어머니 역시 오랜 가부장적 이데올로기 안의 희생물이며 그 안에서 길들여진 여성이라고 생각할 때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또한 옛이야기 속 남성들은 자신의 불안한 마음을 여성에게 투사하는 경우가 많다. 예로 부인을 홀로 두고 떠나면 반드시 외도할 것이라는 의심 등을 남편이나 시아버지나 시어머니는 하게 된다. 이는 스스로 떳떳하지 못한 불안한 마음에서 비롯된 오해일 뿐인데 말이다.


원해서 며느라기가 된 여성이 있을까


요즘 사회 곳곳에서 미투 운동이 활발하다. 맺혔던 마음들이 서럽게 ‘나도, 나도’ 하며 터져 나온 것이다. ‘나도 겪었다’고 외치는 그 소리는 대부분의 평범한 남성들은 어떠한 의미인지를 제대로 모를 것이다. 이러한 여성들의 맺힘과 풀림은 자기 스스로 마음을 다스림으로서 해결할 수 있겠지만, 그게 안 될 때에는 맺힘이 있게 한 당사자가 해결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그것도 안 될 때에는 제삼자의 적절한 힘이 필요하다. 아마 우리 옛이야기에서 흔히 등장하는 처녀 귀신의 한이 이렇게 해원의 길을 찾는 것인지도 모른다.


뿐만 아니라 책은 우리나라 구전 이야기와 서양 그림책을 비교하기도 했고, 아버지에 맞서는 여성, 남성에게 농락당하는 여성, 남자니까 이해하라는 말을 들으며 자란 여성의 이야기 등이 실렸다. 충격적인 내용은 ‘큰물이 졌을 때 아이와 시부모가 떠내려가는 것을 본 며느리가 시부모를 먼저 살린 이야기’였다. 이때 며느리는 ‘아이는 또 낳으면 된다.’고 말을 했다.


현대의 며느리들은 스스로 원해서 ‘며느라기’의 시기를 겪는 것이 아니다. 아마도 이는 오랜 역사와 문화 속에서 자신들도 모른 채 강제된 교육과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될 부당한 비난이나 의무 때문이었을 것이다. 물론 모든 이야기가 그렇지 않을 것이고 아내를 사랑하는 남편이나 시가 이야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 이야기가 그렇지 않다.


이제 여성들은 일부 남성들이 하는 부정적인 모습을 미러링하거나 분노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귀중한 존재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파악하고 오늘이가 시간을 주재하는 신이 된 것처럼 세상의 질서를 바로잡는 더 의미 있는 오늘을 만들어야 한다. 21세기에 들어 ‘알파 걸’로 불리는 신인류급 여성들이 등장한 것처럼, 공부뿐만 아니라 운동과 대인 관계에서도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여 오히려 남성들로 하여금 상대적 박탈감을 갖게 할 정도의 슈퍼 파워를 가져보자. 그런 의미에서 책은 여성들에게 잠재적인 힘과 가능성을 돋우는 역할을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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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나빴고 거의가 좋았다 -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박선추 외 지음 / 담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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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익히고 자기다움을 찾기…거의가 좋았다

[서평] 『가끔은 나빴고 거의가 좋았다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박선추, 박성식, 조수연 외 1명, 담다, 2019.12.22.)

나는 어떤 사람으로 각인되는 것일까. 요새 나의 화두는 ‘재미’와 ‘의미’다. 어떻게 하면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인가. 기획자의 책 소개를 보면, 우울하고 불안했던 삶의 경험들이 책에 녹아 있다고 한다. 우리는 과연 인생학교에서 무엇을 배우고 있는가. 고래학교 교장인 최선경 씨를 비롯한 4명은 1년 동안 함께 글을 써왔다.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는 계속 고민해야 한다. 박선추 저자는 미로 속에서 헤매일 때 계속 걷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녀는 사회복지사로 일하면서 더욱 열심히 일했지만, 타인의 평가에 의해 심한 상처를 입는다. 그래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글쓰기를 지속해봤다. 박선추 저자는 모두에게 사랑받는 삶을 살 필요는 없다고 적었다. 또한 부탁에 대해 거절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선추 저자는 언제나 당당하게 잘못된 것을 지적할 줄 안다. 선생님에게도 질문을 거침없이 한다. 아울러, 그녀는 다른 사람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혼술을 즐길 줄 안다. 30대 중반 미혼여성인 그녀는 결혼에 대해서도 주관이 뚜렷하고 당당하다. 사회복지사인 그녀는 그저 자신에게 잘 해주고 싶어 한다. 정시에 출근해서 정시에 퇴근하는 일을 하고 싶은 것이다.

“내일 다시 일을 하려면 자신을 다독이는 시간이 필요하다. 나를 쉬게 하는 시간, 사랑하는 가족과 얼굴을 마주 보며 식사하는 시간, 친구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필요하다.”(16쪽)

“앞으로 다시 미워하는 사람이 생기더라도 마음의 모든 부분을 빼앗기고 싶지 않다.”(18쪽)


미워하는 사람 때문에 내 마음 다치기 싫어

박성식 저자는 처음에 소설을 쓰고자 했으나 능력 부족이라는 걸 깨닫고 수필로 진로를 바꾼다. 행복이란 비교에서 오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은 그는 성철 스님의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의 뜻을 법륜 스님으로부터 듣고 자각한다. 박성식 저자는 ‘들풀과 화초’라는 글에서 화초가 팔려나가기 위해 잘 리고 꾸며지는 걸 언급한다. 자신의 영혼대로 살기 위해선 글을 읽고 써가면서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 바로 글쓰기의 행복이다. 아울러, 박성식 저자는 흡혈박쥐의 희생 정신을 예로 들며, 마음씨 좋은 자가 일등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조수연 저자는 ‘좀 더 자기다움’을 제목으로 제시했다. 보고서의 글쓰기만 하면서 지쳤던 마음을 이제 자신을 위한 글을 쓰면서 달래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너는 맨날 뭐가 좋냐?”는 질문을 받을 정도로 어릴 때부터 잘 웃었다고 한다. 행운의 여신이 늘 조수연 저자를 따라다니는 듯한 착각이 드는 건 긍정적인 그녀의 에너지 때문이다. 조수연 저자는 자신이 떠나고 난 뒤 남겨질 아이를 생각했다. 그러다보니 하염없이 눈물이 났고, 지금 이 순간을 더욱 소중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자신을 행운이 따르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격려해주고 믿어주는 작은 습관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120쪽)

“자율적으로 무언가를 진행한다는 것은 이미 그 자체가 흥미로운 일이며 자연스럽게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186쪽)

최선경 저자는 ‘나를 익히는 시간’이라는 제목을 제시했다. 고래학교 교장이기도 한 최선경 저자는 스스로 질문을 던진다. ‘나는 무엇을 할 때 빛나는 사람인가?’ 이에 대한 대답은 ‘무언가를 자율적으로 할 때’다. 최선경 저자는 어릴 때 좋아하던 피아노를 칠 때 정말 행복했다. 자율적인 삶이란 정말 무엇일까? 최선경 저자는 노예가 되는 것과 전문가의 말을 귀담아 듣는 그 중간이라고 강조한다. 우리는 노예로 살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래서 최선경 저자는 꾸준히 블로그를 운영하고, 육아일기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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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서울 - MZ세대의 도시
이강훈 외 지음 / 해피페이퍼(HAPPY PAPER)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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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결심-행동의 시간…MZ세대의 도시

[서평] 『2020 서울 (MZ세대의 도시)』(이강훈(방송기자), 류밀희, 문숙희 외 3명 저, 해피페이퍼(HAPPYPAPER), 2019. 11.30)


부모 세대보다 결코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하지만 나름의 ‘가심비’ 높은 소비와 여가 생활로 소소한 삶의 만족을 채워가는 세대가 나타났다. 『2020 서울 (MZ세대의 도시)』는 컬러 사진으로 신세대들의 취향을 저격하면서도, 기성세대들의 공감을 이끄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특히 기자들의 시선으로 분석하는 글귀와 논리적인 언어로서 사회의 곳곳을 둘러볼 기회가 된다.


세대가 달라지는 것은 의, 식, 주 트렌드가 변한다는 것을 뜻한다. 책은 세대 변화로 인한 직장 내에서의 위계질서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트렌드를 담고 있었다. 청년에 대해 가장 논란이 되었던 건 바로 청년수당일 것이다. 저자는 이를 ‘생각할 시간’, ‘결심한 시간’, ‘움직일 시간’이라고 표현했다. 서울시의 청년수당은 만 19~34세 취업 준비생에게 최장 6개월 간 매달 50만 원씩, 총 300만 원을 지급하는 제도다. 물론 이 같은 모습을 보는 노년 세대는 “사지육신 멀쩡한 젊은것들에게 웬 현금 살포냐”라며 ‘혈세낭비론’을 제기할 것이지만, 저자는 이에 대해 실제 청년수당을 받은 이들의 사례 등의 자료를 통해 설득을 하고 있었다.



주거와 인터리어 구매의 변화


청년들에게 주택 문제는 심각하다. 손에 잡히지 않는 가격대에 접어들며 점차 멀어져가는 주택 시장을 바라보는 청년들의 마음은 허무함과 동시에 포기 끝에 찾아오는 속 시원함까지 더해져 참으로 복잡하기만 할 것이다. 이에 역세권 청년주택, 신혼부부 전세임대주택 등이 등장했다. 또한 개인만의 공간과 타인과 공유하는 공간이 어우러진 ‘코리빙’ 주건 공간 역시 인기를 얻고 있다. 일본과 캐나다 등 선진국에서는 일찍이 일상화된 공유주택이 서울에서도 무서운 속도로 확산 중이다.


결혼에 관심이 없는 비혼족만 모인 경우나 반려동물을 키우는 펫족들이 모인 하우스, 글쓰기나 독서를 좋아하는 이들이 모이는 하우스 등 오늘날 공유 주거는 다양한 주제를 갖췄다.

경제적인 문제와 관련해, 비싸서 살 엄두를 내지 못하거나 자주 쓰지 않아 잘 사지 않지만 가끔 필요한 물품들을 빌려 쓸 수 있는 곳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최근 지자체들이 운영하는 공유서비스센터들이 그렇다. 제법 괜찮은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해 입소문이 나고 있다. 하루에 1만 원대에 캠핑용 텐트를 과연 누가 빌려 줄 것인가. 자주 쓰지 않는 물건을 필요한 때만 빌리는 시대가 된 것이다.


정수기나 비데로 시작된 가정 렌탈 서비스는 AI스피커와 생활 가전과 가구, 미용용품, 헬스케어 기기 등으로 그 영역이 무한 확장 추세다. 반려동물케어에 필요한 용품 렌탈 서비스의 성장세가 특히 가파르다.


인공지능, IT 기기가 익숙한 세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의 스타일과 페이스에 맞춰 자기주도적으로 일하기를 좋아한다. 이에 가장 맞는 오피스 형태는 고정된 오피스가 아예 없는 이른바 ‘리모트워크’다.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집이나 도서관, 카페 등 원하는 공간에서 업무를 하고 모든 소통은 온라인 공간에서 해결하는 방식이다. 공간 측면에서는 칸막이와 고정성을 줄인 공유오피스를 선호하면서 기술 측면에서는 최신 IT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오피스를 꿈꾼다.


이처럼 책은 언론 기사를 재미있게 활용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다. 주거뿐 아니라 의류 분야에서도 변화는 일어나고 있다. 가령 자신의 신체 사이즈를 입력하면 그 옷을 착용했을 때의 모습이 3D로 구현돼 구매 결정에 도움을 주는 방식이나, 물건을 들여놓을 방이나 집 안의 모습을 찍은 사진을 여러 장 입력해 상품을 실제로 들여놨을 때의 모습을 3D로 구현시켜 미리 보는 방식이 그렇다.

로봇과 함께 일하는 직장이 많아진 건 말할 것도 없다. 이로 인해 용산 전자상가가 새로이 부활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인간이 조금 더 편해지기 위해 도입한 로봇이 오히려 노동 현장에서 주도성을 가져가면서 사람의 순수한 노동 의지나 활력, 근무만족도가 오히려 떨어지는 역설적 현상도 발생할 수 있다.


자기 주도적인 삶에 대해


MZ세대에게 일이란, 본업뿐 아니라 부업도 포함된다. 이들에게 부업이란 다양한 욕망을 마저 충족하려는 행위를 대변한다. 주 52시간제 의무 시행으로 한정된 시간을 활용한 보조직업 성격으로 이른바 ‘서브잡’에 뛰어드는 이들이 많다. 이들이 추구하는 자유분방함은 기본적으로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과는 맞지 않는다. 뚜렷한 의미나 맥락, 이유가 없어도 내가 그렇게 느꼈다면 그런 것이고 상대가 그렇다면 그런 것이다. 뭔가를 채우고 포장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떠나 있는 것이다.


변한 시대를 우리는 이제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여가 생활에 대해서도 굳이 시간과 돈을 들여 해외를 가기보다는 호텔로 가는 이들이 많다. 퇴근 후 호캉스 힐링에 나서는 야근족들이 명동과 홍대, 강남 등 서울 시내 비즈니스호텔들의 유망 고객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호텔에는 일상의 근심이 없다. 집에서는 가만히 있다가도 여러 근심이 있다. 또 집에는 상처도 매달려 있다. 자기 자신에게 집중할 정리된 공간이 바로 이들에게는 호텔이고 또 여행인 것이다.


와비.사비 풍조가 있다. 일본어로 ‘와비’는 모자람 속에서 마음의 충족을 끌어내는 것, ‘사비’는 한가함 속에서 더 깊은 풍성함을 깨닫는 것을 뜻한다. 이외 레트로나 다양한 테마의 카페 등 의, 식, 주 전반에서 사회는 변화를 일으키고 있었다. 책은 이러한 신 트렌드를 젊은 기자들의 눈으로 분석한 재미있는 한 권의 보고서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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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보수 가짜 보수 - 정치 혐오 시대, 보수의 품격을 다시 세우는 길
송희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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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적 기초’, ‘글로벌 네트워크…보수 30년 플랜

[서평] 『진짜 보수 가짜 보수

(정치 혐오 시대, 보수의 품격을 다시 세우는 길)(송희영(언론인) , 21세기북스, 2019.12.02.)


인간의 충격은 이득보다는 손해에 더욱 민감하다고 한다. 2.25배 높다. 정치 이념으로서 보수와 생활인으로서 보수는 다르다. 정치적 보수는 변화에 대한 공포가 심리적으로 똬리를 틀고 있다. 손해 보고 싶지 않은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손해를 보고 싶지 않아, 비박 의원들을 도려내면서 결국 탄핵과 보수 진형의 분열로 끝이 났다. 박근혜 정부가 무너진 이유는 측근과 비선이라는 권력의 이중 구조 때문이었다. 그 누구도 박근혜를 제대로 지킬 수 없었다.


한국의 보수 정치는 권력 욕심에 난폭성을 자주 노출했다.”(5)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정치적 자폐증에 걸렸었다고 송희영 저자는 지적했다. 13년 전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에 선두에 섰던 박근혜는 그 화살이 자신에게 향할 줄 몰랐던 것일까. 보수주의자를 지칭하는 말로 낯선 천사보다 낯익은 악마가 훨씬 낫다는 것도 있다. 참 맞는 말이다. 송희영 저자는 남미의 진보 대 보수 대결에 비해, 우리나라의 대립은 민자당이 생긴 후 20년 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보수주의의 본고장인 유럽이나 영국은 국가보다 개인을 우선시 해 여성 참정권이나 표현의 자유를 허용했다. 그런데 이승만·박정희로 대표되는 한국의 보수주의는 개인보다는 국가를 중요시했다. 국가를 중시하다보니 결국 폭력을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조만간 개봉하는 <남산의 부장들>은 그 당시 상황을 잘 보여준다.



개인보다 국가, 폭력으로 이어지는 보수주의


국가 보수주의가 제 궤도에서 일탈할 때면 국민 저항권이 자연스럽게 발동했다.”(47)

“2세대 보수 정권이 1세대가 남긴 유산에 무엇을 더 보탰는지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부모 유산을 털어먹으며 근근이 버티는 건달 후손처럼 9년 세월을 허송했다.”(50)


폭력성은 국민들의 저항을 불러온다. 1세대 보수는 국민들에게 먹을 것과 입을 것 그리고 자가용을 줬지만 변화하는 세계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해 망했다. 2세대 보수 진영은 이명박 정부를 탄생시켰다. 무능한 진보 정권이 갈피를 못 잡고 있을 때 뉴라이트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들어선 것이다. 그런데 경제 민주화를 외치던 2세대 보수는 대기업들의 배만 불리며 서민들을 비껴가기 시작했다.


보수 정권을 무너뜨린 주범에 대해 송희영 저자는 ▶ 국가정보원 ▶ 검찰 ▶ 친박 ▶ 재벌 ▶ 관료 집단을 꼽았다. 보수 진영 내부에서 원인이 발생한 것이다. 송희영 저자는 이 각각의 기관이 어떻게 보수주의자들을 해산시킨 5적이 되었는지 하나씩 살펴보았다.


보수 집권이 다시 재결합하기 위해선 과연 무엇이 필요한가? 보수주의는 가족을 중요시한다. 엘리트주의는 보수주의가 모든 것을 철인 정치에 맡기려는 심산을 드러낸다. 국민은 국가가 자신을 지켜주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표를 주지 않는다. 비정규직과 청년층을 아우르는 보수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송희영 저자는 보수주의의 30년 장기 플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필수 자재를 소개하며 서평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 학문적 기초 △ 문화적 우군 △ 보수 허브 △ 경제적 기반 △ 스타 정치인 △ 국민 대중 △ 글로벌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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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겉으론 웃고 있지만요 - 같은 장소 다른 생각, 평온한 나의 오피스 멘탈을 위하여
함규정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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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인간한테만 느끼는 감정 경멸

[서평] 제가 겉으론 웃고 있지만요(함규정(기업인) , 알에이치코리아, 2019. 12.05)

 

1976년 인류학자 홀(Edward T. Hall)은 의사소통에 고맥락 문화와 저맥락 문화가 있다고 보았다. 고맥락 문화는 한두 개의 단어만으로도 의미하는 바를 전달할 수 있는 경우를 말한다. 한국은 비교적 높은 수준의 고맥락 문화권에 속한다. 문장과 문장 사이의 행간에 다양한 의미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때론 다른 의미도 숨어 있다. 제가 겉으론 웃고 있지만요은 다양한 감정 상황을 파악하고 대처하는 법과 표현하는 법이 소개되어 있다.


단어나 문장에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고맥락 문화권에 속하는 한국인들의 경우, 대화를 하면서 단순히 언어만 가지고 상대방의 뜻을 파악하는 건 위험하다. 표정과 몸짓을 통해 상대의 정황을 가능한 한 정확하게 알아내야 소통이 안전해지고 원활해진다. 표정을 파악하게 하는 얼굴근육은 5천여 개다. 그러나 중요한 건 전반적인 자세와 몸짓까지 전체적으로 살필 줄 알아야 감정을 더 정확하게 알 수 있다는 점이다.

 


 

상대를 읽는 도구인 감정

 

감정을 통제할 수 있다는 건 완벽한 착각이다. 감정을 적절히 조절할 수는 있지만, 완전히 차단하거나 아예 없던 상태로 만들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지나치게 겁먹을 필요는 없다. 감정을 너무 억누르는 것은 본인 자신의 마음을 병들게 하는 지름길이다.

 

사람과 더불어 사는 사회이기에 감정을 나타내지 않을 수 없는 사회다. 회사생활을 할 경우 상대방에게서 나타나는 감정을 제대로 읽으면 유용할 때가 많다. 업무 중에 실수를 하고 불안해하는 인턴직원에게 무조건 다그치지 않고 먼저 상황부터 확인한 다음 차근차근 업무를 가르쳐줄 수 있다. 또는 동료에게 격려를 보내 용기를 줄 수 있다. 사람이기에 감정으로서 소통이 가능하고 파악도 가능한 것인데, 그 어떤 동물이 이러한 감정을 나타낼 수 있을까 생각이 든다.

 

특히 경멸은 오직 인간이 인간을 대상으로만 느끼는 감정이다. 그래서 독특하다. 동물이나 식물, 물체나 물건 등을 대상으로는 발생하지 않는 감정이다. 경멸에 반대되는 감정은 바로 존중이다. 이외 슬픔, 우월감, 경멸 등 셀 수 없는 감정이 있다. 상대방의 시선, 앉은 자세, 손의 움직임 등으로 우리는 감정을 관찰할 수 있는데 책에서는 여러 사례를 통해 인물 감정을 객관적으로 보게 하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었다.

 

감정 기복이 심한 사람이 주위에 있다면 그 사람이 특정 감정을 드러내기 전후의 상황을 관찰하며 상대를 파악하는 법을 익혀보는 것이 삶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부정적인 감정들과 마찬가지로 즐거운 감정 역시 숨기고 싶어도 잘 숨겨지지 않는다. 예로 기분 좋은 사람치고 힘없이 조용히 다니는 사람은 없다. 또 다른 감정인 화의 경우 사람마다 표현하는 방법이나 강도는 다르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씩씩거리면서 깊은 숨을 쉬지 못하거나, 공격성을 드러내며 주먹을 쥐기도 하고, 근육이 긴장되어 뻣뻣해지기도 한다.

 

결국은 눈치 보며 살아야 하는 세상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 셰릴 샌드버그는 페이스북에 입사하면서 CEO 마크 저커버그에게 이런 요구를 했다. “저에게 한 가지만 약속해주세요. 일을 하면서 제가 혹시 당신의 신경을 건드리는 게 있다면 어떤 것이든 솔직하게 이야기 해주세요.” 감정은 드러내는 것만큼 상대가 파악하기를 바라며 자신을 알아주길 바라는 도구다. 사회생활을 위해 이러한 도구를 제대로 다룰 줄 아는 것은 큰 힘이 된다.

 

책에는 특정 행동에 대해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도 소개되었다. 예로 손가락질을 하고 있는 사람의 사진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연상되는 단어를 적어보라고 요청한 실험이 있다. 대부분 총, , 뾰족한 못, 비판, 질책 등 부정적인 단어들을 적어냈다. 인류에게는 비슷한 감정 선이 있는 듯했다. 또한 손가락 하나를 펼쳐서 흔드는 대신 손바닥 전체를 펼쳐 보이며 설명하면, 포용하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상대를 설득하고 싶을 때 도움이 된다. 덜 위압적이고 덜 공격적으로 보인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마음속에 감정그릇이 들어 있다. 그릇이라는 것은 무언가를 담는 데 사용하는 용기이므로, 당연히 용량이 정해져 있다. 저자는 가장 빠르게 감정의 관계를 회복하는 방법으로 스킨십을 꼽았다. 안아주는 것이다. 체온을 느끼면 감정이 빠르게 회복된다. 속상했던 감정에서 빨리 회복되는 건 분명하다.

 

처음 책 제목을 보았을 때는 피에로 같은 사람을 깊이 알게 하는 심리서라는 느낌이 컸으며, 가면 뒤로 숨어버리는 사람들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는 책으로 알고, 그와 전혀 다른 내용에 당황했기는 했다. 하지만 감정과 관련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았고, 감정을 사용하고 있는 상대와 스스로를 조금 더 의식적으로 살펴보게 하는 장점이 있는 책인 거는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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