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대중의 탄생 - 흩어진 개인은 어떻게 대중이라는 권력이 되었는가
군터 게바우어.스벤 뤼커 지음, 염정용 옮김 / 21세기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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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를 강화하는 새로운 대중반죽-혼돈이 대중의 어원

[서평새로운 대중의 탄생 (흩어진 개인은 어떻게 대중이라는 권력이 되었는가)(군터 게바우어스벤 뤼커염정용 역, 21세기북스 2020.02.13.)

 

철학 전공자들이자 역사와 미디어 연구에도 일가견이 있는 두 공저자가 대중에 대해 논한다군터 게바우어는 현재 베를린 자유대학 철학 명예교수이다스벤 뤼커는 에세이스트이자 철학 강사이다이 책에는 박근혜와 최순실이 사례로 언급된다대중들이 광화문에 모여서 대통령 탄핵을 외쳤을 때 새로운 대중이 탄생하는 좋은(?) 사례로 제시된 것이다이때 새로운 대중은 자아-강화가 일어난다.

 

공저자들이 계속 언급하듯이 대중을 정의하기는 어렵다다만대중의 어원을 보면서 추적해볼 수 있다새로운 대중의 탄생에서 흥미로웠던 건 대중이 반죽을 뜻하는 그리스어 ‘maza’에서 파생되었다는 점이다반죽은 뒤죽박죽을 의미한다나중에는 이 단어가 혼돈으로까지 뜻이 확대된다마사지라는 단어 역시 영어의 ‘crowd’와 관련 있다이는 주무르다눌러 짠다의 ‘press’와 연결된다대중(masse)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의 어근인 massein도 주무르다는 뜻이라고 한다반죽-혼돈-마사지는 이상하게 연관이 된다.

 

대중을 보통 사람들 무리와 구분하는 기준은 다음과 같다△ 집결하기 △ 지향성 △ 변화 △ 즉흥성 △ 육체성 △ 사회적 융합 △ 정서 반응 △ 구별짓기와 상대적 개방성 △ 폭력 △ 양면 가치공저자들이 주목하는 건 전통적 개념의 대중이 아니라 항의하고열광하고즐기는 새로운 대중이다이 대중의 관념은 포퓰리즘적 대중과 반대된다새로운 대중이 태동한 시기는 1950년대 유럽, 1960년대 중반 미국의 대학가이다대중이 단지 폭력만 행사하는 집단이 아니라 평화를 지향하고 순응하는 보통 사람들로 구성된 문화의 주류로 자리매김한다.

 

새로운 대중은 참여한 개인들이 서로 다른 역할을 한다는 면에서 포퓰리즘적 대중과 구분된다.”-9.

 



대중의 어원은 반죽과 혼돈을 뜻하는 단어

 

새로운 대중의 탄생는 대중 이론의 서로 다른 세 시기를 구분한다. 1. 1900년경으로 프랑스 혁명이 있었던 시기다이때 대중의 위력은 그들의 시위 장소가 비어 있어도 무시 못할 정도로 계속 파급되고 커져간다. 2. 미국에서 중산층이 사회 주류를 이루면서 연속적 방식으로 대중이 탄생한다. TV 같은 뉴미디어 덕분에 집결해서 동시에 똑같이 행동하며 파급력을 행사할 필요가 없어진다. 3. 1960, 1970년대 이래 대중의 다원화가 이루어진다특수성(singularity) 사회가 대중 현상과 결합하는 시기로 관찰자=행위자가 된다.

 

1장은 대중은 어떻게 탄생하는가이다새로운 대중의 탄생엔 무수히 많은 영화와 문학 작품역사적 사례들이 제시되고 있어 읽는 데 도움이 된다대중의 탄생 관련알프레드 히치콕의 <>라는 작품이 언급된다무수히 많은 새 떼는 어떻게 인간을 불안으로 이끄는지 알 수 있다말없는 동물들을 보면 사람들은 불안해하는데이로써 어떻게 대중이 탄생하는지 모범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고 공저자들은 적었다.

 

좀 더 단계적으로 살펴보면대중은 모여서 의식을 형성해간다▶ 첫 번째 단계 책에서 흥미로웠던 표현인데사람들은 이미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 모인다고 한다▶ 두 번째 단계 수많은 사람들이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 세 번째 단계 일체화된 행동으로 의식과 생각을 형성한다상상력이 생긴다▶ 네 번째 단계 참가자들 사이에서 자신이 지금 무언가를 바꿀 수 있는 대중의 일원이라는 의식이 생긴다분노와 저항을 불러올 잠재력이 들끓는다.

 

2장 대중은 어떤 원리로 움직이는가?’에선 대중에 대한 여러 이론들이 등장한다프랑스의 사회심리학자인 르봉은 대중의 정신 상태는 최면에 빠진 인간의 상태와 같아서 전파된다고 보았다최면술사=지도자라는 공식이 성립한다철학자 니체는 개인적 정체성을 통해서 대중을 바라봤다개인의 자아는 그 안에서 권력을 다투는 내부 세력들이 다수 존재하고우세한 충동이 자아를 형성한다대중 역시 마찬가지다마지막으로 뒤르켐의 '발효 과정이론이 소개됐다발효를 거쳐 분노하는 시민들이 탄생한다.

 

새로운 대중 속에서 개개인은 자기 자신이 개인적으로 풍부해진 것을 경험한다. "우리들=자아*+자아*+자아*"-111.

 

3장은 이중 대중인데이 표현도 참 흥미로웠다하나의 대중은 다른 대중이 있어야만 존재한다마치 선과 악빛과 그림자가 동시에 존재하는 것과 같다이중 대중의 특성은 화합하지 않고 분열한다는 점에 있다이중 대중을 안정화하는 것은 그 집단의 내부에서 안정적인 동일성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집단의 외부에 있는 또 다른 대중을 비판하고 무시하면서 가능해진다.

 

4장은 포퓰리즘이다대중 안에는 너무 많은 것이 들어 있기에 제대로 표상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한다불쌍한 한 두 명은 드러낼 수 있어도절망스러운 1백만 명을 다 보여주긴 힘들다는 뜻이다대중영합주의인 포퓰리즘은 침묵하는 국민을 대신해서 발언하며 나타난다.

 

포퓰리스트들은 자신에 대해 긍정하는 말을 하지 않고남들에 대해 부정하는 말을 한다.”-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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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뉴딜 - 디지털경제 시대, 대한민국 미래성장전략
노규성 지음 / 비앤컴즈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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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 달러 국민소득, 사람중심의 디지털 뉴딜이 정답

[서평] 『디지털 뉴딜 (디지털경제 시대, 대한민국 미래성장전략)』(노규성, 비앤컴즈  2020.01.31.)


저자 노규성 씨는 현재 한국생산성본부 회장이자, 선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이다. 그동안 혁신성장이나 한국디지털정책학회, 블록체인경영협회 등에서 일했다. 그는 국가의 각종 위원회에서 활동했으며 주로 디지털 부분에 집중해왔다. 그런 그가 이번엔 ‘디지털 뉴딜’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출간했다. 


현재 코로나19 때문에 지역 경제가 많이 힘들어지고 있다. 돌발 상황에 한국 경제가 우왕좌왕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이 책 『디지털 뉴딜』에선 한국의 경제 성장률 하락 요인으로 네 가지를 꼽았다. 1. 노동생산성 증가율의 하락. 2. 신성장 산업의 부재. 3. 연구개발 부문의 낮은 성과. 4. 고령화. 여기서 필요한 게 바로 ‘디지털 뉴딜’이다. 뉴딜은 1930년대 미국이 대공황에서 탈출하고자 국가가 처음으로 시장에 개입한 정책이다. 한국 경제가 부흥하기 위해선 디지털 뉴딜이 필요하다는 게 저자의 탁견이다. 


『디지털 뉴딜』 초반 부분에 나와 있는 ‘밑들이곤충’의 조건부 성 전략은 시사 하는 바가 많다. 대한민국 경제 전략 역시 국제 정세와 국내 정세를 고려해서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구글이 꼽은 세계적인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는 앞으로 새로 생겨날 직업의 60%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직업이 변하고 있다. 산업의 지형 역시 변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과연 어떻게 대비를 해야 할 것인가? 3만 달러라는 국민소득을 달성하고 후퇴한 나라들이 많다. 그리스나 이탈리아, 스페인 등이 대표적이다. 일본은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 혁신 성장과 생산성 향상이 중요하다. 




4만 달러 국민소득으로 진입하기 위한 과제


우리나라는 서울과 지방 간 격차, 출산율 저조로 인한 노동 인구 감소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한국은 일본의 경기 침체를 비슷하게 따라가고 있다. 일본은 부양과 노후에 대한 부담 때문에 소비 진작이 일어나지 않았다. 당연히 기업들을 투자를 늘리지 못했다. 하지만 독일은 달랐다. 인구 감소와 이로 인한 노동력 저하에 대비해 ▶ 노동자 교육 강화 ▶ 기술개발과 자동화 설비 투자 ▶ 고령자 일자리 확대로 이어간 것이다. 


“경제의 선순환을 이끌어내기 위해선 부자 1명이 10만 원을 소비하는 것보다 일반소비자 100명이 1만 원을 소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 60쪽.


4차 산업혁명의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 시대에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디지털 정보를 해석하고 현장에 적용하는 인력은 실제로 늘어났다. 포스코 같은 경우, 연구개발 인력 외에 스마트공장 완성도에 따라서 1,500명의 인력이 산업현장에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스턴컨설팅의 분석을 보면 우리나라는 로봇화에 의해 일자리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상생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해야 하나?


우선 가장 중요한 건 플랫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플랫폼은 인더스터리 4.0에서 매우 중요한 지점이다. 기업이 생산에서 소비까지 모든 것을 철저히, 안전하고 스마트 하게 관리할 수 있는 게 바로 플랫폼이다. 독일이 플랫폼에 주목하는 이유는 분명 있는 것이다. 저자인 노규성 교수는 다음의 전략들을 제시했다. ▲ 전략 1. 기존 산업의 디지털 전환과 신시장 창출. ▲ 전략 2. 공공행정서비스 지능화를 통한 공공 디지털 신시장 창출. ▲ 전략 3. 디지털 혁신 인재 육성과 지역 중소기업 중심 산학 협력. 


마지막으로 노규성 저자는 사람 중심의 디지털 뉴딜을 강조했다. 또한 포용적 혁신성장 역시 강조했다. 일본은 27년째 3만 달러에 머물러 있다. 3만 달러에서 4만 달러로 진입한 미국은 8년, 독일은 11년이 걸렸다. 독일은 통일이라는 충격을 감당하고도 4만 달러에 진입했다. 우리나라는 이제 2만 달러의 성장 모델로는 4만 달러에 진입할 수 없다. 노규성 저자는 4차 산업혁명이 위기이자 기회라고 강조했다. 값싼 노동력을 위해 해외로 나갔던 기업들이 돌아오는 리쇼어링이 일어나는 것은 디지털이 기반 돼 있기 때문이다. 국가 경쟁력의 열쇠는 디지털 뉴딜에 달려 있다는 게 바로 저자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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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론 - 리더는 일하는 사람이다
이한우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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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자신의 허물 지적하면 진심 기뻐했던 자로

[서평군자론 (리더는 일하는 사람이다)(이한우 저쌤앤파커스, 2020. 02.07.)

 

배움즉 철학을 멈추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있다세상에 대한 인간의 감각이 동물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인간은 철학으로서 세상을 느끼게끔 만들어졌다살면서 얻은 철학과 경험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구성하는 일이 철학이고 배움이다이는 체육활동이나 향수를 새로 바꾸는 작은 변화로도 시작할 수 있다군자론은 그러한 점에서 통찰을 주는 책이다.

 

생계를 내팽겨 두고 책 속 글줄에 갇혀 탁상공론을 일삼으며 목숨을 아끼지 않는 고지식한 사람들은 군자가 아니다그렇다고 해서 착하고가난하고도덕주의적인 것이 절대선은 또 아니다지도자라면 앞으로 나아가기를 멈추어서는 안 된다만약 아첨하는 신하가 꼬인다면 그는 멈추어버린 지도자인 것이다책은 옛 선인의 말씀을 현대적으로 풀이하여 올바른 정치와 언행을 깨닫게끔 한다.


자로가 말했다. “만일 스승님께서 삼군(三軍)을 통솔하신다면 누구와 함께하시겠습니까?” 공자가 말했다. “맨손으로 호랑이를 때려잡고 맨몸으로 강을 건너려고 하여 죽어도 후회할 줄 모르는 사람과 나는 함께할 수 없을 것이니반드시 일에 임하여서는 두려워하고 계책을 잘 세워 일을 이루어내는 사람과 함께할 것이다.”

 

공자가 말했다. “옛것을 배워 익히고 그리하여 거기서 새것을 알아내면 얼마든지 다른 사람의 스승이 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스승이 되려면 지식을 먼저 갖는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미루어 헤아리는 능력이 있을 때 가능하다만약 군자라면 뛰어난 이를 귀하게 여기고 뭇대중을 포용하며잘하는 이를 아름답게 여기고 능하지 못한 이를 불쌍하게 여겨야 한다.

 



고집불통과 중용을 파악하는 법

 

사실 군자란 여러 모습이 가능하다저자는 일과 사람에 밝은 자로서의 군자를 우리 사회에 던져보자는 취지로 이 책을 썼다다시 말해 오늘날 우리에게 가장 필요로 하는 군자의 모습이 어떤지를 찾아 제시하여 함께 그 같은 군자상을 각자의 마음에 담아보자는 것이다책에는 선비 정신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한국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소개하는 개념 중 하나다개인적 차원에서 선비 정신은 도덕적 삶과 학문적 성취에 대한 결연한 의지와 행동으로 나타난다사회적 차원에서는 수준 높은 공동체 의식을 유지하면서도 이질적 존재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국회의원과 논원의 차이가 두드러진다우리는 국회의원이라고 하지 논원이라고 하지 않는다의정활동이라고 하지 논정활동이라고 하지 않는다의에는 책임이 따르지만논에는 책임이 따르지 않기에여론조사가 여의조사가 될 수 없는 이유다일이 말보다 중요하다는 뜻이다일을 통해 사람을 파악하고 다시 사람을 보아 일의 전개 과정을 미리 파악하는 문제의 차원에서 <춘추>와 <춘추좌씨전>을 읽게 되면 그 자체만으로 훌륭한 군자가 된다.

 

책에서 가장 맘에 와 닿은 구절이 두 가지 있다하나는 지도자의 고집불통에 관한 것이고나머지는 중용에 관한 것이다고집불통이란 성격이라기보다는 일과 사람에 대한 태도와 관련된다한 우물만 파는 장인의 경우 이는 고집불통이 아니며 애씀을 배우려는 쪽에 가깝다그래서 사람을 제대로 알려면 그 사람의 애씀과 바탕을 판별하고 이어 그가 애씀을 배우려는 사람인지아니면 꼼짝도 않고 제자리에 머물러 있으려는 사람인지를 통해 그 사람됨을 살펴야 한다교만함이나 인색함에 젖어 있을 경우앞으로 단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왜냐하면 다른 사람으로부터 좋은 점을 배우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남을 무시하며 자기 세계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 바로 고집불통이다맹자는 공자의 제자 자로를 높이 평가했다그는 남들이 자신의 허물을 말해주면 진심으로 기뻐했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우왕의 경우 남들이 좋은 말을 해주면 절을 했다고 한다우리 같은 사람들은 겉으로는 허물을 받아들이는 듯 하지만 대부분 속으로 서운한 마음을 갖기 마련이다고집불통교만함인색함서운함은 리더가 일을 하는 데 있어 닦아서 없애야 할 부정적 개념들인 것이다.

 

나를 다스려 세상을 보다

 

공자는 말했다. “말을 알지 못하면 사람을 알 수 없다.” 장차 배반할 사람은 그 말에 부끄러워함이 있고마음속에 의심을 품은 사람은 그 말이 산만하고훌륭한 사람은 말수가 적고초조해하는 사람은 말이 많고좋은 것을 무고하는 사람은 그 말이 둥둥 떠다니며지켜야 할 바를 잃은 사람은 그 말이 굽었다.

 

공자는 말했다. “(무언가를배울 때는 마치 내가 (거기에못 미치면 어떡하나 하는 마음으로 해야 하고또 (그것에 미쳤을 때는혹시 그것을 잃으면 어떡하나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해야 한다.” 순간적으로는 누구나 배움에 적중할 수 있고 유지할 수도 있다그러나 그것을 오래 끌고 가는 것은 쉽지 않다여기서 중용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중용은 한 단어가 아니라 중하고용하다라는 두 단어다중은 가운데 운운하는 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고아직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무언가 사안의 본질이나 핵심에 닿기 위해 갖은 애를 쓰는 것이다용이란 열과 성을 다하여 어렵사리 중하게 된 것을 가능한 한 유지하는 것이다.

 

책의 문구를 하나하나 음미하다 보면 어느 순간 공자의 생각이 우리 마음 속 깊이 자리 잡게 된다또한 말과 일 그리고 사람을 이해하는 법이 무언지 조금씩 깨닫게 된다삶이 아주 조금이라도 새로워지는 순간의 느낌은 머릿속 종을 깨운다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의 의미를 다시 깨닫는 순간이다그와 함께 내가 아는 것이 없었음을 알게 된다나를 알면 세상 모든 일이 이미 내 안에서 일어나고 있었음을 알게 되기에나를 아는 일은 진정 타인과 세상을 아는 일이다눈에 보이는 세상이란 그저 실체로서 거대하게 투영된 내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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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도 모르는 소비자 마음
박소윤 지음 / 레모네이드앤코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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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배송 상자에 TV 그림을 넣은 이유

[서평] 『AI도 모르는 소비자 마음』(박소윤 저, 레모네이드앤코, 2020. 01.20.)


특정 미술 작품을 광고로 실었을 때, 그 광고를 보는 소비자의 마음은 마케터와 같지 않다. 마케터와 소비자 사이에는 갭이 존재한다. 『AI도 모르는 소비자 마음』은 소비자에 대한 통찰력을 키우고 싶은 일반 기획자들을 위한 지침서다. 


현재 비즈니스 세계에서 소비자들을 이해하려면 데이터에 의존해야 한다는 통념이 있다. 실제로 그간 거의 모든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는 소비자와의 가까운 스킨십을 통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바라보고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모든 마케터들은 자신들이 소비자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또한 소비자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그들의 생각과 소비자 생각에는 갭이 존재한다. 


한 예로 소비자들은 소위 ‘익숙해진 불편함’에 대해서는 명확히 인지하지 못한다. 그래서 대다수 소비자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구체화되어 세상에 출시되기 이전까지 그 제품이 필요하였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한 채다. 또한 소비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고 있더라도 마케터의 입맛에 착착 달라붙게 잘 표현하지 못한다. 예로 식기 세척기를 쓰고 있는 소비자를 보면 ‘잘 닦인다.’라는 말로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지만 그것이 세균을 잘 없애 준다는 것인지, 혹은 반짝반짝 윤이 나게 한다는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세세하게 구체적으로 말하지 못한다. 




소비자가 느끼는 취약점 파악하기


저자는 이러한 소비자를 이해하기 위한 방안들을 책에 제시하고 있었다. 책은 딱딱한 글로만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형형색색으로 꾸며졌고, 여러 기업들의 신제품도 이미지로 소개되어 있었다. 저자가 강조한 부분은 ‘pain point’, 즉 취약점이다. 당신의 타깃은 어떤 취약점을 가졌는가. 당신의 소비자가 느끼는 불편한 사항은 무엇인가. 당신의 타깃이 현재 충족하지 못한 욕구는 무엇인가. 등을 생각하는 것이 중요함이다.


어떤 기업의 구글러들은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기 전 맥주를 마시기도 한다. 알코올을 섭취하면 인지도와 집중력이 상대적으로 저하되어 ‘소비자 관점에서 바라보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소비자가 제품을 소비하는 모든 과정을 직접 보기도 한다. 소비자가 어떤 제품 혹은 서비스를 소비하는지에 대한 과정을 도면화 하는 것이다. 그 다음에는 단계별로 예상 가능한 소비자의 경험을 정밀 분석하고, 단계별로 소비자가 불만스러워하는 요소 즉, pain point를 발굴한다. 


이러한 기업들의 노력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네덜란드의 자전거 제조업체인 반무프는, 자전거 배송 과정에서 자전거가 파손되는 일이 자주 발생하면서 손해가 커지자 한 가지 아이디어를 생각했다. 미국인들이 TV를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해 배송 상자 겉면에 TV를 그려 놓았다. 그랬더니 배달 관련자들이 이 비싼 TV를 거칠게 다룰 수 없겠는지 조심스럽고 소중하게 취급했다고 한다. 물론 주문자들의 혼동을 방지하기 위해 TV 안에 자전거를 그려 넣는 센스도 발휘했다. 


유추하는 인간은 끝까지 살아남는다


과학적으로 놀라운 기술조차 그 표적 소비자가 무엇을 불편해 하는지 모른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소비자의 pain point를 찾는 일은 절대 단번에 되지 않는다. 예상보다 긴 여정일 수도 있다. 저자는 이러한 ‘취약점’을 찾는 또 다른 방안으로 낙서를 강조했다. 회사 내에서 팀별로 낙서판을 만들어 놓고 팀원끼리 교류하는 것은 하나의 방안이다. 혼자서하든, 협업하든, 전문가의 손을 빌리던, 끼적끼적하는 낙서는 내면에 존재하는 창의적 생각을 끄집어내고 숙성시키는데 기여를 한다. 


탈무드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배운 것을 복습하는 것은 외우기 위함이 아니다. 몇 번이고 복습하면 새로운 발견이 있기 때문이다.’


최첨단의 기술 지향적인 것조차 그 원천은 반드시 있는 법이다. 과거의 역사를 뒤져 그것을 다시 해석한 뒤, 그 위에 당신만의 숟가락을 얹으면 그것이 당신의 거인이 되어 줄 것이다. paint point -> happy point로 만드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유사성과 관련성을 찾아내는 것도 방법이다. 이를 통해 한 단계 더 깊은 통찰의 세계로 여행할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약 2,200년 전부터 ‘은유’의 가치를 중요시했다. 


“일상적인 말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만을 전달할 뿐이다. 그러기에 신선한 내용을 가장 잘 이해할 방법은 은유밖에 없다.”


실제로 우리는 1분에 약 6개의 은유를 말한다. 우리 자신도 모르게 이미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사물과 생물은 겉보기에는 달라 보이지만 그 안에는 반드시 유사한 면이 똬리를 틀고 있다. 서로 달라 보이는 것들 속에서 유사함을 뽑아내는 길을 만드는 것은 중요하다. 


관찰을 자신만의 통찰력과 결합하면 반드시 답은 나온다. 이를 통해 저자는 AI 시대에도 유추하는 인간은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우리가 오늘날 사용하는 전기 차는 이미 1837년 영국의 화학자인 로버트 데이비슨에 의해 처음 탄생했었다. 그러나 19세기 말을 기점으로 내리막길에 들어서는데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외부 환경의 요건에 충족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저자는 이러한 여러 사례를 통해 시국을 통찰함과 함께 소비자의 마음을 파악할 수 있는 혜안을 제시하고 있었다. 읽을 맛이 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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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말로 할 때 말 좀 합시다 - 딱 한 마디로 상대를 사로잡는 목소리의 기술
정유안 지음 / 센세이션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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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주는 목소리의 힘!

『좋은 말로 할 때 말 좀 합시다 (딱 한 마디로 상대방을 사로잡는 목소리의 기술)』(우주공무원(정유안) 저, 센세이션, 2020. 01.08.)


훈련되지 않아 울림 자체가 없는 목소리는 직설적으로 이야기해도 상대방 마음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목소리를 훈련해야 하는 이유다. 『좋은 말로 할 때 말 좀 합시다』는 뼈가 담긴 목소리의 중요성을 설파한 책이다. 


말에는 뼈가 있다. 그 말은 목소리에서 비롯된다. 살면서 목소리로 인해 상처를 받는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목소리에는 말투와 억양 모두가 담겨 있기에, 폰트와도 같다. 그래서 우리가 상처 받는 대상은 목소리에서 비롯될 가능성이 있다. 같은 말을 했더라도 목소리에 살기가 실려 있었다면 상대방은 움찔한다. 목소리에 신뢰감이 있었다면 상대방은 그 말을 눈여겨 들으며 변화하려는 시도를 한다. 그만큼 목소리는 광고, 드라마, 영화, 라디오 모두에서 영향력을 행사한다. 얼마나 중요하냐면 2차 세계대전 시기 독일의 괴벨스가 벌인 라디오 선동을 보면 알 수 있을 정도다. 




목소리 교정 시대에 어울리는 서적


말이라는 것은 느낌이 이어지면서 동시에 속도가 빠르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말에 울림이 담겨 듣는 사람에게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 빠르게만 말해버리면 대화가 아니라 일방적인 통보라는 느낌만 준다. 배우와 비교해 보통 사람의 목소리를 구분 짓는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일정함이다. 보통 사람들은 목소리의 음 높이가 높아졌다 낮아졌다 일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책은 저자 자신의 경험담과 여러 사례를 통해 마치 성우 수업을 듣는 듯한 느낌을 준다. 목소리는 외적인 면 못지않게 첫 인상에 영향을 준다. 아무리 외모나 옷차림이 훌륭하더라도 결국엔 관계를 맺기 위해선 대화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기대가 실망으로 바뀔지, 실망이 감동으로 바뀔지는 전적으로 대화에 달려있다. 목소리의 힘이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어 주는 힘이다. 목소리를 낼 때마다 상대를 감동하게 만들 수 있다면 오해는 풀리고 관계는 아름답게 변한다. 목소리가 훈련되면 앞으로 재미난 일들이 많이 벌어지게 된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목소리라도 변화가 없다면 결국 듣기 좋은 자장가일 뿐이다. 목소리에도 다채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다양한 변화를 주었을 때 딱딱한 내용의 이야기라도 청중이 끝까지 재미있게 들을 수 있다. 저자는 연설을 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연출 방법 몇 가지를 소개했다. 1. 강조. 일반적으로 3가지 방법이 있다. 중요한 단어 앞에 포즈를 두어 강조하는 방법, 같은 단어를 반복해서 강조하는 방법, 짚어서 강조하는 방법. 2. 목소리 톤의 변화를 주기. 갑작스럽게 목소리 톤을 올리거나 내리는 것만으로도 분위기 변화를 줄 수 있다. 3. 속삭이기. 4. 다양한 표정을 담기.


저자는 누구를 만나더라도 말투를 집중해서 듣는 습관이 있다. 저 사람과 나의 말투가 무엇이 다를까? 왜 저 사람의 말투는 무섭게 들리는지, 쟤는 왜 싼 티가 나는지, 왜 멋있는지. 그렇게 저자는 스스로가 만족할 수 있는 표준어를 쓰기 위해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계속 노력해 왔고 그러면서 서서히 말투의 세계에 대해 눈을 뜨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다양한 말투를 연구했더니 동시에 스스로가 다양한 말투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같은 서울말이라도 수많은 종류의 말투가 있다. △ 건들거리는 말투 △ 똑똑해 보이는 말투 △ 자상한 말투 △ 냉철한 말투 등. 수많은 인구 수 만큼 다양한 말투들이 존재한다. 소리를 지르지 않고도 멀리까지 목소리가 전달되려면 소리에는 강한 힘이 담겨야 한다. 힘이 담기면 전달력이 좋아지게 되는데 이는 부탁하는 상황에서 상대방의 마음 깊숙이 닿을 수 있다. 그리고 마음을 건드리는 부탁으로 듣는 사람은 절박함을 고스란히 느낀다. 


오랜만에 책을 소리 내어 읽는 나를 발견했다. 목소리의 여러 유형을 알아보려 직접 책을 읽고 있었던 것이다. 목소리를 바꾸자 그로 인한 나의 인식이 달라짐을 느꼈다. 어쩌면 목소리만으로도 나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목소리와 말투에 관한 책인 만큼 음성을 들을 수 있는 링크가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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