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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이 미래다 - 땅과 사람을 살리는 두레마을 이야기
김진홍 지음 / 한샘 / 2018년 2월
평점 :
품절
공동체 운동으로서 농업이 미래의 먹을거리다
[리뷰] 『농업이 미래다』(김진홍, 한샘, 2018.02.08.)
농업은 최첨단 과학의 집합체이다. 단순히 허리가 휘도록 노동만 해서는 절대 선진농업을 이룰 수 없다. ‘땅과 사람을 살리는 두레마을 이야기’라는 부제를 가진 『농업이 미래다』는 오랜 기간 농업운동에 참여해온 저자 김진홍 목사의 진심이 담겨 있다. 특히 여러 국가들의 사례가 담겨 있다는 측면에서 눈여겨 볼만하다.
1장은 이스라엘이 어떻게 그토록 척박한 땅을 개척해나갔는지 서술돼 있다. 이스라엘 전 수상인 시몬 페레스는 농업은 95%가 과학기술이고 노동은 5%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우리나라에 비해 국토가 10분의 1 수준밖에 안 된다. 특히 국토의 절반 이상이 연 강우량 200mm밖에 안된다. 우리나라는 연간 강우량이 1,300mm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농축산 수출이 100억 달러인데, 한국은 수입 농산물이 350억 달러를 차지한다. 한화로 따지면 350억 달러는 38조 원에 해당한다.
이스라엘은 알칼리 사막에 강한 오렌지를 키워내며 농업 강국이 되었다. 사실 외부 환경을 극복하는 건 어떤 정신을 가졌느냐에 달려 있다. 이에 대한 키워드는 ‘토라(TORA) 농법’이라고 한다. ‘토라’는 기독교의 말씀, 율법이라는 뜻이다. 저자는 직접 선진농업의 현장을 가서 느끼고 배운 점들을 적었다. 현지 안내자는 전직 농림부 차관이었다고 한다. 그는 성경 구절을 인용하며 이전의 사고방식을 넘어 새로운 농업을 일으키리라는 말씀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이전 일이란 관습, 한계, 척박함 등 모든 악조건을 이르는 말일 것이다.

말씀 농법으로 악조건 이겨낸 이스라엘
이스라엘에서 더욱 눈여겨 볼 것은 이스라엘이 어떻게 현재의 지역에 터를 잡게 되었느냐이다. 팔레스타인과의 국제적 분쟁 이슈를 잠시 거둬내면, 그 중심에 화학과 교수인 하임 바이츠만이 있었다. 바이츠만 교수는 아세톤을 발명한 과학자로 유명하다. 바이츠만 교수는 이스라엘의 초대 대통령으로까지 선출돼 활약한다. 세계 1차 대전에서 아세톤 발견으로 폭탄 제조 과정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바이츠만 교수. 그는 영국 정부가 제안한 보상에서 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인들이 독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했다.
현재 이스라엘에선 공동체 중심의 키부츠에서 공동체에 기반을 두되 적절한 보상이 제공되는 ‘모샤브’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예전에 키부츠 형태로 어학연수를 떠났다고 엄청 고생을 했다는 선배를 만난 적이 있다. 그만큼 고된 공동체 생활이긴 할 것이다. 키부츠는 기본적으로 남녀노소 하루 8시간 노동에 임해야 한다.
협동조합과 교육선진국으로 유명한 덴마크 역시 황무지를 개간하며 농업을 중심으로 하는 나라다. 국토도, 인구도, 강우량도 적은 덴마크는 어떻게 농업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을까? 책에는 역사적 맥락도 나와 있지만, 내가 주목하는 건 역시 협동조합과 교육이다. 덴마크의 주요 수출농산물은 버터, 베이컨, 달걀, 종자라고 한다. 이 모든 것들은 협동조합을 통해 수출되고 엄격히 검사를 한다고 전해진다. 조합을 중심으로 한 농업은 교육에서부터 비롯된다. 덴마크의 농학교는 농장의 실습을 중심으로 교육이 이뤄진다.
농업과 교육은 불가분의 관계
우리나라는 농부의 신랑감 순위가 아마도 하위일 것이다. 그런데 독일과 스위스에선 농업 관련 직종인 산림 과학관이 신랑감 1위라고 한다. 네덜란드와 스위스 역시 농업 강국이다. 네덜란드는 원예농업을 육성해 튤립과 토마토를 양산하고 있다. 특히 네덜란드는 유통의 측면에서 최첨단 시스템을 자랑한다. 암스테르담 부근의 알스미어 RHC 경매장에선 하루에 전 세계 꽃 거래량의 80%인 2천만 송이와 2백만 개의 화분이 거래된다. 네덜란드 교육 역시 빠질 수가 없다. 네덜란드에선 초등학교까진 숙제가 없다고 한다. 개별 맞춤형 교육은 사교육을 배제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낙농 산업과 ‘네슬레’라는 세계 기업이 강조된 스위스. 스위스의 지혜는 다음의 문장으로 압축될 수 있다. “관리가 창의력을 대신할 수 없고, 규제가 지도력을 대신할 수 없으며, 또한 좋은 두뇌가 개성을 대신할 수 없다.” 수십 만 명이 공무원을 하려고 몰리는 세태에 한번 쯤 돌이켜보아야 할 대목이다.
책의 후반부에는 한국 농업을 다시 일으키기 위한 농업경영 성공 사례와 두레마을을 세우기 위해 노력했던 저자의 노력들이 담겨 있다. 목사인 저자의 소명 아래 동두천과 여러 곳에서 공동체 운동을 지향했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농업문화가 사라져 가는 우리나라를 걱정한다. “땅을 살리는 것이 농업이고 사람을 살리는 것이 문화이다”라는 글 속에서 저자의 진심이 담겨 있다. 나를 살리고 우리를 살리는 게 바로 농업문화 운동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