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리미널 씽킹 - 변화를 원한다면 지금부터
데이브 그레이 지음, 양희경 옮김 / 비즈페이퍼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입양한 개가 나를 물었다면, 믿음의 경계를 허물어라

[리뷰] 『기적의 리미널 씽킹(변화를 원한다면 지금부터)』(비즈페이퍼, 2017)


맹인과 코끼리 이야기가 있다. 거대한 코끼리의 코, 몸통, 다리, 꼬리를 만진 맹인은 자신이 만진 것만을 코끼리라고 여긴다. 마치 진실의 일부를 전체로 착각하는 것처럼. 데이브 그레이의 저서 『기적의 리미널 씽킹(변화를 원한다면 지금부터)』(양희경 역, 비즈페이퍼, 2017.) 이 있다. 책을 읽다보면 맹인의 생각이 맹인 스스로가 경험하여 창조한 것에 불과하지 않음을 알게 된다. 믿음을 창조한 것처럼 변화도 스스로 일으킬 수 있다.




갇혀 있는 생각의 틀


믿음은 세상을 항해하게 하지만 스스로를 제한도 함을 기억해야 한다. 그런데 상반된 주장이 만나면 충돌이 일어난다. 세계 곳곳은 세금문제, 총기, 종교, 이민, 의료보험, 외교 정책을 두고 서로의 믿음이 분명할 때 전투가 일어난다. 저자는 리미널 씽킹을 통해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기를 원했다.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함으로써 다른 사람이 보는 눈과 또는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한 문을 발견해 실천하자는 것이다.


‘리미널 씽킹(Liminal Thinking), 즉 경계에서 생각하기다. 리미널은 문턱이라는 의미의 라틴어에서 유래했다. 경계를 뜻하는 단어인 ‘리미널(Liminal)’과 제한을 뜻하는 단어인 ‘리미트(Limit)’는 같은 라틴어 어원에서 파생된 단어이다. 생각의 문에는 경계가 있다. 그런데 이 경계란 허구에 불과하다. 저자는 사람에게서 믿음의 탑이 쌓여가는 과정을 책 절반정도를 할애하면서 설명을 했다.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맘충’이나 ‘개고기’ 따위는 다른 사람들과의 공유 세계 속에서 만들어졌다. 알고보자면 세상 모든 것들이 그렇다. 저자에 따르면 공유 세계는 일상의 틀에 너무나 단단히 박혀 있어 눈에 보이지 않기에 사람들은 그런 세계가 있다는 자체를 의식하지 못한다. 그리고 점차 그 세계 속에서 습관이 되고 마침내 ‘원래 그런 것’이 되어버린다.


나쁜 개는 죽여야 하나


한 예로, 스피트파이어라는 개를 들 수 있다. 저자가 키우는 개다. 저자는 이 개를 입양했다. 다 큰 개였기에, 개의 어린 시절이 어떻고 과거가 어떠했는지 알지 못했다. 따라서 저자는 스피트파이어의 과거를 알지 못해 개의 머릿속에 자리한 믿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저자의 가족이 개에 물리는 사건이 일어났다. 뼈다귀를 먹는 개에 다가갔다는 행동 때문이었다. 저자는 개를 없애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자신이 개를 없애야겠다는 생각 자체도 믿음이 아닐까 의심을 하게 되었다. ‘문제가 있는 개’라는 생각이 자신의 믿음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도그 위스퍼러를 수소문해 집으로 데려왔고, 과거 스피트파이어가 떠돌이 생활을 할 때 음식 부스러기를 두고 다른 개들과 경쟁을 해왔음을 알았다. 그래서 무언가를 먹을 때 곁에 누군가 다가오면 예민해졌던 것이다. 도그 위스퍼러는 매일 20분씩 개를 훈련하면서 “음식은 나눠먹어야 한다.”는 인식을 심었다. 스피트파이어는 문제가 있는 개가 아니었다. 똑똑했고 도움을 주자 새로운 행동 양식을 금세 배웠다.


이후 저자는 스피트파이어와 산책할 때면 사료를 여럿 챙겨 다른 개와 마주칠 때마다 둘 모두에게 나눠 주고 있다. 스피트파이어 역시 ‘다른 개는 위협적인 존재’라는 믿음에서 ‘다른 개는 좋은 존재’라는 믿음으로 뇌의 학습 고리를 재연결한 것은 물론이었다.


만약 저자가 ‘스피트파이어는 문제가 있는 개’라는 믿음으로 개를 혼내고 벌하고 뼈다귀를 뺏었다면 어땠을까. 스피트파이어는 ‘뼈다귀를 지켜야 한다.’는 믿음을 보다 강화시켰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스피트파이어는 나쁜 행동을 계속 고수했을 것이다. 또한 심해지는 개의 행동에 저자 역시 ‘스피트파이어는 문제 많은 개’라는 믿음을 보다 강화시켰을 것이다. 이것은 학습 고리가 악순환을 만들어 길을 잘못 드는 지점이다. 요즘 같은 개 물림 사건이 많이 일어나는 때 ‘사람을 문 개는 피 맛을 알기에 무조건 죽여야 한다.’는 인식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생각을 하게 한다.


경계를 사이로 구분지어진 사회물


하지만 사람들 모두가 새로운 정보를 쉽게 받아들이지는 않다. 자신의 기존 믿음에 모순되는 정보를 맞닥뜨리면 우선적으로 거부를 하고 화를 낸다. 기존의 믿음을 보호하고 강화하기 위해 거짓말도 한다. 잘못된 오류로 여기거나 누군가 거짓말을 한 것으로 여긴다. 일종의 망상이다. 이렇게라도 울타리를 만들어 안정된 믿음을 고수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믿음에 반대되는 생각들은 외면하고 기존의 믿음을 강화하려는 주장만을 계속해서 하게 된다.


흑백논리나 이분법 사고는 회사에서 부서를 구분 짓고, 고용자와 소비자를 분리하는 등 사회에도 내재되어 있다. 경계가 있어야 삶을 구조 짓는데 편리하기에 그렇다. 알아두어야 할 점은 경계는 언제든 바뀌고, 재고되고, 재구성되고, 재편성된다는 점이다. 경계를 넘는 훈련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자신의 경계가 무너짐을 볼 때의 혼란은 엄청날 것이다.


인간은 1초에 약 1,100만 비트의 정보를 받아들인다. 그런데 우리가 의식적으로 주의를 집중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은 1초에 40비트 정도다. 알아차리지 못하고 흘려보내는 정보의 양이 무려 1초에 1,099만 9,960 비트나 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우리가 경험한 것만을 실제라고 여기며 살아왔다.


저자는 믿음의 감옥을 벗어날 여러 방법들을 책의 절반을 할애하여 제시했다. 그 중 스스로를 객관적이지 않다고 가정하라는 주장이 있다. 사람들이 가장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본인이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착각해서 일어난다.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존재한다는 말에 동의한다.


또한 사람들마다 실제를 경험하는 방법도 다양함을 안다. 그렇기에 이 모두가 결국 주관적이라는 사실 또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믿음은 실제가 아니고 사실도 아니다. 믿음은 구조물처럼 쌓아 올릴 수 있다. 인간 뿐 아니라 동물들도 자신들만의 경험을 바탕으로 믿음을 쌓고 세상을 본다.


지난 시대와 다가오는 시대는 우리의 정체성을 자꾸만 흔든다. 이럴 때일수록 리미널 씽킹을 훈련하여 서로를 넓은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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