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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의 모험 - 1000만 독자를 울리고 웃긴 아주 특별한 이야기 27
김귀.스토리펀딩 팀 지음 / 생각정원 / 2017년 9월
평점 :
좋은 일을 위한 가교 역할의 모험 ‘스토리펀딩’
[리뷰] 『스토리의 모험』(김귀현, 스토리펀딩팀, 생각정원, 2017.09.08.)
예나 지금이나 콘텐츠로 먹고 살기는 쉽지 않은 모양이다. 우리나라는 특히 뉴스 기사나 이야기들이 공짜라는 인식이 강하다. 프랑스의 유명 작가 프루스트 역시 자비로 출판을 했다고 한다. 뉴스와 이야기가 넘치는 시대에 ‘카카오’가 스토리펀딩이라는 모험을 강행한다. 말 그대로 ‘스토리의 모험’이다. 좋은 이야기에 십시일반 품앗이를 하는 것이다.

『스토리의 모험』에는 <오마이뉴스> 기자 출신인 김귀현 씨와 스토리펀딩팀의 좌충우돌 프로젝트 만들기 이야기가 담겨 있다. 외부에서만 보아오던 스토리펀딩의 모험을 내부에서 들려주는 것이다. 각 장마다 내부에서 고민하는 장면들을 만화로 그려서 더욱 친근감이 있다. 여러 성공적인 스토리가 있지만 예상 외로 잘 안 된 이야기들도 있다. 그럼에도 스토리펀딩팀 내부에서는 고심한 흔적들이 역력하다. 생소하던 하트펀딩이나 피플펀딩의 뒷이야기들도 알게 되었다.
책에는 세월호와 관련한 스토리펀딩이나 할머니들의 시 쓰기, 남자친구를 군대에 보낸 여친들의 이야기, 공익 변호사 박준영 씨, 이제는 당당히 미디어 스타트업을 일구어낸 셜록의 박상규 기자, 금강을 지키는 김종술 기자, 인디뮤지션 타루의 음악세계, 배우 조윤희 씨와 킹콩이와의 만남, <한겨레21>과 진행한 기본소득 체험 등을 소개한다. 주요 테마는 공익성과 예술지원, 사회의 편견 깨기 등이 주요 골자다.
가장 인상 깊었던 사연은 ‘세상에서 가장 값진 보석’이라는 내용이다. 아마도 스토리펀딩팀 역시 이 사연을 제일 처음에 배치한 이유도 그러할 것이다. 광주의 장애인 시설에서 살고 있는 지체장애인 경원 군의 사연. 시설을 옮겨 다니며 중학교를 다닌 경원군은 따돌림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 경원 군을 위해 ‘널 위해 우리는 별이 될 수 있을까?’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시를 쓰는 김경원 군은 그럼에도 매우 따뜻한 감성을 지니고 있다. 학업으로 바쁜 고3 학생들이 나서주어 경원 군은 동물자원학을 공부할 수 있게 되었다. 심지어 경원 군의 시들이 출판되고, 이럴 적부터 존경하던 나태주 시인까지 만날 수 있었다. 스토리펀딩의 힘이다.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은 피플펀딩의 주인공은 故 김관홍 잠수사의 부인이다. “뒷일을 부탁합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사망한 故 김관홍 잠수사. 그는 민간인 잠수사로서 세월호 사건 때 한 명의 학생이라도 더 살려보려고 애썼던 인물이다. 그가 죽음에 이르러 생계가 곤란해지자, 이를 돕기 위해 부인이 운영하는 ‘꽃바다(fbada.com)’라는 꽃집을 알리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히 일어났다. 故 김관홍 잠수사의 이야기는 김탁환 작가의 <거짓말이다>라는 소설로도 탄생했다. 매월 정기적으로 후원이 가능해 현재 꽃바다는 힘을 얻고 있다. 이 역시 스토리펀딩의 힘이다.
온라인에서 언제나 안 좋은 일들만 있는 건 아니다. 스토리펀딩은 그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선한 일은 가만히 있다고 이뤄지는 게 아니다. 누군가는 PD, 디자인, 기자 역할을 해야 이야기는 재생산될 수 있다. 앞으로 스토리펀딩은 더욱 분발해야 할 것이다.
책의 마지막 장에는 다음과 같은 표현이 있다. 당신, 지금 망설이고 있다면, 도전해보시라.
“창작자들의 건실한 생태계를 만드는 것만큼, 스토리펀딩에서는 누구나 창작자가 될 수 있다고 알려주고 싶었다. 당신도 예외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