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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마지막 강의 - 하버드는 졸업생에게 마지막으로 무엇을 가르칠까?
제임스 라이언 지음, 노지양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7년 8월
평점 :
내가 악습에 빠진 이유는 ‘질문’이 없어서다
[리뷰] 다섯 가지 질문의 위대한 힘 … 『하버드 마지막 강의』
질문의 힘은 얼마나 위대한가. 어떻게 질문하느냐에 따라 인생은 삶과 죽음의 갈림길로 바뀐다. 하버드대 제11대 교육대학원 학장인 제임스 라이언은 5가지 중요한 질문의 유형과 보너스 질문을 알려준다. 아인슈타인은 본인에게 1시간이 주어진다면 55분은 질문하는 데 쏟겠다고 한다. 질문이란 또 다른 질문으로 이어진다.
다섯 가지 질문은 다음과 같다. ▶ “잠깐만요, 뭐라고요”는 모든 이해의 근원이다. ▶ “나는 궁금한데요?”는 모든 호기심의 근원이다. ▶ “우리가 적어도 … 할 수 있지 않을까?”는 모든 진전의 시작이다. ▶ “내가 어떻게 도울까요?”는 모든 좋은 관계의 기본이다. ▶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는 삶의 핵심으로 들어가게 해준다. 보너스 질문은 ▶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삶에서 원하는 것을 얻었는가?”이다.
『하버드 마지막 강의』는 생활과 관련한 에피소드가 많아서 이해하기 쉽다. 저자가 출산이 임박한 아내를 두고 쓸데없이 주차비 걱정을 하느라 큰일 날 뻔한 일, 입양 전 어머니를 찾아나선 일, 넷째를 낳기 위해 오랜 시간 아내와 토론을 벌인 일, 자원 봉사를 갔다가 오히려 거기에 있는 다운증후군 소녀에게 많은 것들을 배운 일 등.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어떻게 성공했느냐를 알기 위해서일지 모른다. 그런데 이 책은 그와 반대의 방향에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바로 실패를 했던 경험들을 통해 지금의 주인공이 있게 된 것이다.
다섯 가지 질문은 확신으로 이끈다
최재천 교수(이화여대 에코학부)는 서문에서 “나는 우리 경제가 허구한 날 숙제만 할 게 아니라 출제를 할 줄 알아야 드디어 마지막 문지방을 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질문하는 힘이야말로 세상을 변화시킨다. 책의 마지막 부분엔 소아마비 백신을 발명한 조나스 소크가 한 말이 나온다. “발명의 순간은 알고 보면 사실 질문의 순간이다.” 질문을 해야 창의적일 수 있다.
제임스 라이언은 질문은 열쇠와 같다고 적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수없이 많은 인생의 문을 열어주는 열쇠가 바로 질문인 것이다. 그 문 뒤에는 엄청난 기회와 새로움이 놓여 있다. 따라서 그 기회를 잡기 위해선 문을 열어야 한다. 질문이 그 문들을 열어준다. 저자는 “의문은 현재의 삶에 머물게 하지만, 질문은 미래의 삶을 바꾼다.”고 강조했다.
어떻게 질문하느냐와, 본인이 왜 질문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질문에도 나름 순서가 있는 것이다. 이해는 질문의 바탕이 된다. 그래서 첫 번째 질문인 “잠깐만요, 뭐라고요?”가 맨 처음 나왔다. 상대방을 혹은 행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리 질문을 해대도 소용이 없다. 그 다음은 세상 모든 것이 발견되고 해석되길 기다리는 메시지이다. 나는 궁금한 것이다.
1954년 역사적인 브라운 판결(브라운대 교육위원회 판결)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흑백 학교 분리는 ‘사실상 분리’로 남아 있다. 지난 20년 동안 사실상 흑백 분리교육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형편이다. 인종차별 폐지 법령은 언제나 일시적일 수밖에 없고, 얼마 지나지 않아 법적인 제재가 풀리면서 흑백 통합교육 프로그램은 다시금 무산된다. 이에 대해 좀 더 다양성을 모색하는 차원의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제기 하기 위해, 교육 운동가들은 “왜 그럴까?”라는 질문을 하고, 답을 찾는 방향에서 “이렇게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이어진다.
최근 설립되는 차터 스쿨(자율형 공립학교, 정부의 지원은 받지만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학교)은 가난한 유색인 학생들을 지원하는 데 집중한다. 책에는 미국 교육부 장관 존 킹이 흑백 통합학교와 다양성을 교육부의 중점 과제로 삼았다고 언급되는데, 트럼프 정부에선 ‘교육 민영화론자’ 벳시 디보스가 인준되면서 새로운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론 진보적 교육자들의 고민은 존중할 만하다.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구절은 다음과 같다. “확신을 가지고 시작한 사람은 회의로 끝나지만 의심으로 시작하는 사람은 확신을 가지고 끝날 수 있다.” 때론 진보주의자들의 무능이 문제가 될 때가 있다. 너무나 큰 확신은 회의주의로 빠질 수 있다. 의심과 호기심을 가지고 사안을 바라보면 좀 더 애정 어린 해답과 다양성을 획득할 수 있다.
폐습에 맞서기 위해선 어려운 도전을 상대해야
더불어 미래는 호기심 많은 사람들이 지배할 것이라고 한다. 시도하고, 탐구하고, 의문을 제기하고, 거꾸로 뒤집어 보는 사람들이 리더가 되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스티브 잡스가 생각났다. 꽤 까탈스러운 인물이었지만, 잡스는 혁신의 대명사가 되었다. 아마 질문의 힘이 그를 이끌었을 것이다. 디바이스를 만들기 위해 철저하게 사용자 중심에서 잡스는 고민했다.
아이들을 대하는 방법의 차원에서도 질문은 소중하다. 우리는 적어도 무엇은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하는 것은 합의를 위한 첫 걸음이 된다. 이해와 존중이 따라는 것이다. 두려움의 대상을 마주하고 용기 있게 실패해볼 수 있는 여지를 만드는 것이다. 아이의 입장에서 어떻게 도울지 물어보고 나면, 즉 아이들의 자존감을 지켜주면서 접근하면 더욱 좋은 것이다. 진실한 관계를 만들 수 있는 첩경이다.
책에서 얻은 마지막 교훈은 우리가 비슷한 패턴을 왜 계속해서 보이는지에 대한 부분이다. 판에 박힌 관례나 행동을 왜 벗어나지 못하는가? 저자는 자신감이 없어서 혹은 어려운 도전을 상대하는 것보다 불필요한 디테일에 집중하는 게 더 쉬어서 일지 모른다고 지적한다. 스스로 생각해보니 중요한 일을 계속 미루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었던 건 아닌가 한다.
제임스 라이언은 모든 질문이 좋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과시하거나 업신여기기 위한 질문도 많다. 그런 질문은 피하거나 지양해야 할 것이다. 또한 경청의 힘 역시 매우 중요하다. 그 질문의 핵심이 무엇인지, 그 사람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작은 말에라도 귀 기울이는 연습은 질문을 하기 위해 필요한 태도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질문을 할 것이다. 그 질문에 어떤 맥락이 있고, 왜 질문을 해야 하는지 깨닫는 게 우선되어야 한다. 그래야 해답이 왜 그런지 알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질문은 곧 해답이고, 해답만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