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벤 길마 - 하버드 로스쿨을 정복한 최초의 중복장애인
하벤 길마 지음, 윤희기 옮김 / 알파미디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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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으로 장애인들에게 기회 부여를…하벤 길마

[서평] 『하벤 길마 (하버드 로스쿨을 정복한 최초의 중복장애인)』(하벤 길마, 윤희기 역, 알파미디어, 2020.07.24.)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은 하벤 길마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당신이 보여준 리더십이 자랑스럽습니다.” 누구나 역경(adversity)을 겪으며 산다. 역경을 마주할 때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가 그 사람의 미래를 좌우한다. 하버드 로스쿨을 정복한 최초의 중복장애인 하벤 길마의 이야기는 한편의 드라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그녀를 ‘변화의 챔피언’에 선정했다. 


헬렌 켈러는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것은 눈으로 볼 수도 없고 손으로 만질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과연 그렇게 멋진 것은 무엇으로 느껴야 하나? 바로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다. 하벤 길마는 테드 강연에서 왜 자신이 장애학생들을 위한 편견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해왔는지 말했다. 시청각장애인으로서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할 만큼 하벤 길마의 노력은 엄청났다. 


‘흑인, 아프리카 난민의 딸, 시청각장애인’ 그 무엇도 그녀를 규정할 수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최근엔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조금이라도 더 수월하게 의사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다. 헬렌 켈러 시대 때만 하더라도 사람이 일일이 수작업을 해야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시청각장애인지원에 관한 법률’이 근래에 제정되었다고 하니 반가운 일이다. 



장애학생에 대한 편견을 제거하고자 노력한 하벤 길마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상황은 과연 어떤 것인지 우리는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지금은 점자 컴퓨터와 그에 딸린 자판(키보드) 등 테크놀로지의 도움을 받아 의사소통을 하고 있답니다.”-13쪽. 


아버지와 함께 비행기를 타고 가다가 아버지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하벤 길마는 홀로 남겨졌다. 하벤 길마와 그녀의 아버지는 에티오피아 출신이지만, 할아버지는 에리트레아 사람이다. 두 나라는 오랫동안 전쟁을 치렀다가 1991년 종전했다. 하지만 에티오피아에 사는 에리트라에 사람들은 여전히 핍박을 받고 있다. 


하벤 길마는 학생 시절 선생님의 과제 알림을 목소리로 들을 수 없어 유급을 받을 뻔 한 적이 있다. 다행히 또 다른 좋은 선생님을 만나 오해를 풀 수 있었고, 자신의 처지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수업이 끝나고 하벤 길마는 선생님을 찾아가 숙제가 있는지 물어보았다. 편하게 물어볼 친구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편안하고 친숙한 저만의 세상. 그 세상이 작다고 느낀 적도 한계가 있다고 느낀 적도 없어요. 그 세상이 제가 아는 전부이니까요.”-34쪽. 


하벤 길마는 장애인 권익 보호를 위한 소송에서 이긴 후 자신의 꿈을 더욱 확고히 했다. 바로 장애인들에게 교육을 통해 더 많은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다. 하벤 길마는 자신의 분신이었던 안내견 맥신을 떠나보내며 마음이 저려오는 걸 느꼈다. 맥신을 하늘나라로 보낸 후 하벤 길마는 마일로라는 새로운 안내견과 함께 하고 있다. 


『하벤 길마』에는 ‘장애를 지닌 사람들을 위한 접근성 확대에 관한 짧은 안내의 글’이 실려 있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 교육을 통한 기회 부여 등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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