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가 나에게 말을 걸어올 때 - 죽음, 삶에 답하다
김봉현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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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무시-소멸-정신-영혼의 존속?…종교를 찾아서

[서평] 『종교가 나에게 말을 걸어올 때 (죽음, 삶에 답하다)』(김봉현, 지식의숲, 2020.03.25.)


저자 김봉현 씨는 자신을 ‘내면의 정리수납지도사’라고 부른다. 우리는 우리 안의 복잡한 심경들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김봉현 저자는 종교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가운데 난무하는 비판을 우려해 책을 썼다. 즉, 종교에 대한 오해를 풀어보고자 한 것이다. 한 마디로 ‘종교 사용 설명서’다. 서문에서는 세 가지를 강조했다. ▶ 종교는 좋은 것이다. ▶ 종교는 유익한 것이다. ▶ 종교는 잘 쓰면 참 좋은 것이다. 


『종교가 나에게 말을 걸어올 때』는 기우제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기우제는 비가 올 때까지 신에게 비는 것이기에 언제나 제사를 지내다보면 성공하기 마련이다. 기우제는 인간에게 절망이라는 심정과 비슷하다. 그래서 신을 찾는다. 기도하다보면 언젠가 절망이 해결되는 순간이 온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절망이 해결된 이들은 끝까지 종교를 지킨다. 


“미래가 불안할수록 미래를 대비해야 하지만, 종교를 가진 사람들은 미래를 대비하기보다는 기도하면 어떻게든지 되리라 생각한다.”-19쪽.


종교가 필요한 이유, 종교가 여전히 각광 받고 있는 이유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어떻게든 종교가 답을 내놓기 때문이다. 즉, ‘무지에 대해 신으로 대답하는 것’이 바로 종교의 역할이다. 




종교가 하는 것과 하지 못하는 것


종교를 통해 현세에서 구원을 받는 건 각자의 몫이다. 그런데도 종교를 비판하는 측에선 마치 종교가 소원을 이뤄줄 것처럼 간주한다. 그래서 김봉현 저자는 23쪽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예수와 부처는 램프의 요정이 아니라 진리의 스승이다.” 사람들이 흔히 갖고 있는 비상식은 바로 영역오류로부터 비롯한다. 즉, 종교는 종교의 관점으로 다뤄야 한다. 그래서 종교에 대한 정보를 갖춰야 한다. 


부패한 종교는 ▶ 분쟁 ▶ 권력화 ▶ 세속화 ▶ 교조화의 특성을 갖는다. 부패한 종교를 걸러내야 하는 건 맞지만 거부가 아니라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고 저자 김봉현 씨는 강조했다. 그렇다면 종교는 무엇인가? 친구 5명이 먼저 떠난 친구 1명을 생각하는 방식으로 책에선 설명되었다. 종교는 신보다는 죽음에 대한 내용에 가깝다는 것이다. 죽음을 대하는 태도는 △ 무시 △ 소멸 △ 정신 △ 영혼으로 분류된다. 이 네 가지 분류는 개인의 정체성과 직결된다. 


『종교가 나에게 말을 걸어올 때』에선 우리가 종교를 어떻게 대하는지 알려준다. 43쪽에서 인용해본다. 


“평소에는 세속주의자이다. 그래서 죽음을 무시하고 살아간다. 하지만 종교에 대해서는 논쟁할 때는 과학주의자가 된다. 그렇게 배웠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장례식장에서는 계시종교를 믿는다. 돌아가신 고인이 지금 좋은 가셔서 우리를 지켜보고 계신다고 말이다. 사회적인 이야기를 할 때는 명상종교를 믿는다. 바르게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다며 그렇지 않은 사람을 향해 비판한다. 이처럼 우리는 모순된 답을 가지고 살아간다.”-43쪽.


각 상황에 맞게 달라지는 나의 종교관


세속주의자는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성실하게 환경을 고치고자 한다. 성공하는 건 나쁜 게 아니다. 성공은 자신의 성장의 과정이다. 따라서 성공은 만족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세속주의는 인간이 타고난 기질과 성향이 있기에 각자에게 맞는 성공과 행복이 있다고 보는 과학주의로부터 비판을 받는다. 또한 바르게 살아가라고 조언하는 명상종교로부터도 비판을 받는다. 왜냐하면 세속주의는 말 그대로 세속적인 성공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세속주의 사회는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대가의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세속주의 역시 반박을 한다. 보편적인 성공의 의미는 선한 것이고 참되다. 따라서 더 좋은 환경을 마다할 사람은 없다. 특히 사기꾼과 살인자들이 성공하는 세상은 없다. 아울러, 인류의 진보를 누리기 위해선 선의의 경쟁을 받아들여야 한다. 성숙한 세속주의는 간단하게 도달할 수 없지만, 각자의 책임을 묻는다. 


과학과 과학주의는 다르지만, 과학주의는 인간의 죽음에 ‘소멸’이라고 답한다. 인간의 탄생은 매우 특별한 우주적 현상이다. 과학주의에 따르면 인간은 이 세계에 온 여행자와 같다. 그래서 아름다운 것, 맛있는 것을 마음껏 즐겨야 한다. 과학주의의의 실천은 ▶ 자기 돌봄 ▶ 생과 사, 우주와 나의 원함에 대한 명상 ▶ 사회적 시선과 환경적 어려움을 감당하는 용기 ▶ 성숙 ▶ 자유로운 여행자이다. 


“우리는 우주적 자기 성찰을 통해 사회 안에서 나를 입증하려고 하는 의미 없는 가장무도회에서 벗어나, 이미 나에게 존재하는 자존감을 누리며 오늘이라는 소중한 삶의 기회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99쪽.  


김봉현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현재 종교는 마치 위대한 예술이 나중에야 알려지는 것처럼 위작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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