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걸 안전가옥 오리지널 2
김민혜 지음 / 안전가옥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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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한 번으로 친구가 되는 세상…인스타 걸

[서평] 『인스타 걸 (김민혜 장편소설)』(김민혜 저, 안전가옥, 2019. 12.17.)


인스타에 떠도는 사진을 보며 그들의 삶을 간접체험해 볼 수 있다면 어떨까. 『인스타 걸』은 한 달을 겨우 먹고사는 조가비라는 여자의 입장이 되어 독자로 하여금 인스타 속 스타를 만나는 경험을 선사한다. 


조가비는 지방 실업계 고등학교 미용과를 졸업하고 지하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명문대 얼짱 커플’ 게시물을 보고는 유진주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명문고를 졸업 후 명문대 법학과를 다니고 있었고, 미인 대회 수상도 했으며, 집도 잘 살았다. 유진주의 일상은 조가비에게 신세계와도 같았다. 시간이 흘러 조가비는 네일아트를 하게 되었는데 손님들에게 무시를 받고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유진주가 급한 모습으로 네일아트를 찾았다. 


유진주의 손톱은 다 뜯겨있었다. 정리가 끝나고 유진주는 에쿠스 남자와 함께 떠나갔다. 그런 유진주 팔로워는 50만 명에 달했다. 모두가 닮고 싶어하던 그녀였다. 실제로 유진주를 본 조가비는 매우 흥분하면서 자신의 경험을 인스타그램에 테그하였다. 며칠 후 유진주와 가까운 팔로워들이 네일샵에 찾아왔다. 둘은 진주가 올린 사진을 따라 왔다고 한다. 절친 같았지만 유진주의 뒷담화를 해댔다. 그런 그들에게 가비는 으스대며 자신이 유진주와 친하다고 했다.


팔로워들은 가비의 낡은 가방을 보며 거짓말 말라며 비웃었는데, 이에 가비는 가신이 이 건물주 딸이고 심심풀이로 네일샵을 운영 중이라고 거짓을 부풀리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접 때 유진주가 떨어뜨리고 간 반클리프 팔찌가 주머니에서 떨어졌고, 팔로워들은 가비의 말을 믿게 되었다. 




또 다른 삶이 되어버린 SNS 세계 


하지만 가비는 월급의 절반을 월세로 내면서 아등바등 사느라 바빴다. 유진주 SNS에 들어가 명품 가방 경매에도 참여하고, 유진주가 자주 가는 고급 식당에도 가서 인증샷을 올렸다. 그러자 사람들은 유진주와 친하다는 이유로 가비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돈이란 게 처음 쓰기가 어렵지 한번 쓰기 시작하니 갈수록 쉬워졌다. 하지만 현실 속 가비는 너무도 초라했다. SNS 속 자신이 화려해질수록 더욱 그렇게 느꼈다. 


가비의 생일날 남친은 손수 요리를 하고 곰인형을 선물했는데, 이에 가비는 자신의 신세가 구질구질하게 느껴졌다. 그날은 유진주의 생일이기도 했다. 가비는 SNS 사진을 따라 생일파티가 한창인 장소를 찾아갔고 우연히 합석을 하면서 유진주와 비슷한 여왕벌인 한나와 친해진다. 그리고 한동안 SNS 속 세상에서 살게 된다. 


책은 클릭 한번으로 친구가 되었듯, 클릭 한 번으로 적이 되기도 하는 SNS 세상을 그리고 있었다. 읽는 와중에 유진주의 삶이 부럽기도 했고, 또한 시기가 생기기도 했다. 그러나 과연 간접경험을 끝내고서 우리에게 진정 남은 것은 뭘까 생각을 해보게 하는 힘이 있었다. 이러한 SNS의 기능을 이야기로 다뤘다는 점에서 책은 흥미로웠다. 그러나 순기능은 넣지 않았고, 구성은 너무도 뻔한 스토리였다. 인물들은 단순했고, 마치 십여 년 전 유행하던 학교물을 보는 듯하기도 했다. 이야기가 마무리 되고도 그다지 개운하다거나 통쾌하지도 않았다. SNS 세상에 대해 조금 더 다른 시각으로 접근 해봐도 좋을 성싶었다. 


책 속 이야기는 현실의 아주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다시 한 번 SNS와 가상세계에 대한 삶을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은 높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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