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 매거진 Nau Magazine Vol.4 : Tel Aviv 나우 매거진 Nau Magazine Vol.1
로우 프레스 편집부 지음 / 로우프레스(부엌매거진)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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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언덕 ‘텔아비브’…세상을 바꾸는 꿈을 꾸다

[서평] 『나우 매거진 Nau Magazine Vol.4 (Tel Aviv)』(편집부 저, 로우프레스, 2019. 10.01)


나우매거진은 매 호 전 세계 하나의 도시를 선정해 장소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다양한 인물의 라이프스타일을 들여다보고, 지속 가능한 삶에 대한 그들의 생각과 태도를 깊이 있게 담아냈다. 네 번째 도시로 이스라엘의 텔아비브가 꼽혔다. 『나우 매거진 Nau Magazine Vol.4 (Tel Aviv)』에 따르면, 텔아비브는 세계 최대의 혁신의 도시 중 하나다. 구글, 인텔, 아마존 등 유수의 하이테크 기업의 기술개발 R&D 센터가 집중되어 있으며, 시민의 대다수가 채식을 즐기는 채식문화가 활성 되어있다.


1909년 4월 11일 황량한 모래언덕으로 66가구의 유대인 가정이 모였다. 원래는 1886년에 아랍인의 항구도시 야파 주변에 정착했지만, 유대인의 토지 취득을 금지한 오스만제국의 억압에 대항해 조개껍데기로 토지를 나누려 황량한 모래언덕에 모인 것이었다. 오늘날 텔아비브는 ‘언덕’을 뜻하는 ‘텔’과 ‘봄’을 뜻하는 ‘아비브’의 합성어다. 유대인이 갈망한 ‘봄의 언덕’이며, 이는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역사의 시작이다.


텔아비브 사람들은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라’는 모토를 따른다. 세계대전 당시 유럽에서 박해받은 유대인들이 부서진 배를 타고 어렵게 항해하다 처음 발을 디딘 곳임과 더불어, 이들은 바우하우스 건축을 시작으로 다양한 예술과 문화를 도입했으며, 도시를 구축하는 방식에 정통한 공학자들을 데려왔다. 그리고 약 2,000년간 사용하지 않아 죽어 있던 고대 언어 히브리어를 되살렸다.





시행착오와 실패에서 더 많이 배우는 민족


책은 잡지의 특성에 맞게 용지 가득한 사진들과 자잘한 글씨, 때로는 거대하면서도 시각적으로 자극을 주는 글씨가 있다. 독특하게도 사진 인화와 같은 금빛 용지도 중간에 끼어 있었다. 잡지에 소개된 텔아비브의 여러 시설 중 눈이 간 곳은 여러 곳이다. 그 중 세계 5대 기초과학 연구소인 바이츠만 연구소도 있었다. 1934년 텔아비브 그 아래 도시 레호보트에 세워졌진 연구소다. 연구원들은 항상 ‘세계를 바꾸는 건 무얼까.’ 생각을 하며 잠재된 가능성, 장기적 안목에 맞는 기초과학을 연구 중이다.


이스라엘 민족은 실패를 통해 배우는 것이 더 많다고 믿는다.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는 단계에 많은 가치를 둔다. 심지어 ‘No. No. No. No. No....and Yes'라는 광고 회사도 있을 정도다. 계속 거절당하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다보면, 언젠가는 어떤 방식으로든 돌파구를 찾게 된다는 의미가 담겼다. 한국의 스타트업처럼 이스라엘도 상황은 비슷하다. 3년 동안 평균 10개 스타트업 중 1곳만 살아남는 전쟁 통이다. 매년 약 3,000 곳의 신생 기업이 탄생하지만, 대부분 초반의 고비를 넘기지 못한다고 한다.


텔아비브의 시설 중 세계적으로 명성 있는 시설이라면 ‘바우하우스’를 꼽을 수 있다. 바우하우스는 ‘집의 건설’을 뜻하는 ‘하우스바우’를 도치해 만든 이름이다. 책과 영화, 다큐로도 소개된 건축물이다. 독일을 거쳐 1930년대에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정착했다. 이후 현대성을 유지하며 지역 문화와 기후에 알맞게 변형된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 텔아비브에서는 바우하우스가 일상이다. 도시 전체에 4,000여 개의 바우하우스 건물이 있으니, 누군가의 사는 공간이나 일하는 공간이 그중 하나여도 크게 특별하지 않을 정도다. 2003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이스라엘 그중에서도 텔아비브는 신선한 농작물이 자라기에 적합한 조건을 갖췄다. 풍부한 햇빛, 서쪽 면의 바다, 그리고 사막을 제외하고 비옥한 토양이 그 증거다. 철에 따라 수확하는 다양한 종류의 채소와 과일은 텔아비브 시민의 몸과 마음에 좋은 영양분을 제공한다. 때문에 굳이 육식을 하지 않아도 영양을 충분히 얻을 수 있을 정도다. 사실 채식 문화가 이들의 삶 속을 파고든 것은 불과 5~6년 전의 일이다. 사람들이 과거 자연 그대로의 건강한 재배 방식에 대한 가치를 새롭게 깨닫기 시작한 시기가 그때였기 때문이다.


예술은 투쟁에서 비롯됐다


텔아비브는 16개의 해안이 서쪽으로 길게 뻗어 있는 이스라엘의 대표적 해안도시다. 동시에 이스라엘의 문화.경제 활동의 중심 도시다. 특히나 개성 있는 목소리를 내는 예술가가 많다. 예술은 도시, 역사, 대중과 뗄 수 없는 관계다. 이민자들의 도시이기도 한 텔아비브는 ‘디아스포라의 현대 도시’로 불린다. 그런 점에서 텔아비브는 생각지도 못한 많은 일이 벌어지며, 또 모든 일이 가능한 도시다. 매우 활기차고 생명력이 넘친다. 이 도시의 사람들은 늘 분주하고 하루를 바삐 보내면서 시간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놀라운 건 그러면서도 행복하게 삶을 즐긴다.


책에 나온 여러 작가 가운데 ‘오렌 피셔’라는 분이 인상 깊었다. 이 분은 인터뷰를 하는 도중에 돌연 춤을 보여주기도 했을 정도로 천진난만했다. 피셔의 작품들은 매우 괴상해 보인다.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작품을 고민하기보다, 영혼을 담아 종이에 하고 싶은 말을 뱉다 보니 조금은 원초적이게 됐다. 또한 피셔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나는 예술을 특정 매체로 분류하고 싶지 않다. 하나의 형식으로 정의 내리는 순간 좁은 한계에 갇혀버릴 것만 같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할 수 있다면 어떤 형식이든 모두 예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클럽을 포함한 밤 문화가 발달한 도시이자, 음악이나 취향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도시. 그리고 자신들의 출신이나 뿌리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자들의 도시. 자신의 뿌리에 신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것을 창출하고, 다양한 수단과 방식으로 스스로를 표현할 수 있는 도시. 많은 동성 커플이 거리에서 손을 잡거나 키스를 하며 자연스럽게 애정을 표현하지만 그 누구도 개의치 않는 도시. 잡지로만 보았지만 오랜 여행을 다녀온 듯 텔아비브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갖게 되었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삶이 많음을 깨달았으며, 훗날 꼭 텔아비브에 진짜로 다녀오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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