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사람도 나를 좋아했으면 - 사랑에 서툰 사람들을 위한 연애 심리 에세이
우연양 지음, 유지별이 그림 / 서사원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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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상관없이 사랑해주길 연애 심리 에세이

[서평] 내가 좋아하는 사람도 나를 좋아했으면 (사랑에 서툰 사람들을 위한 연애 심리 에세이)(우연양 글, 유지별이 그림, 서사원, 2019. 12.12.)

 

어차피 그 사람이 나를 좋아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만큼 섣부른 건 또 없다. 나도 누군가에겐 분명히 소중한 사람일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도 나를 좋아했으면 (사랑에 서툰 사람들을 위한 연애 심리 에세이)(우연양 글, 유지별이 그림, 서사원, 2019. 12.12.)은 사랑하고 싶은, 사랑받고 싶은 사람들의 사례를 바탕으로 흥미롭게 쓰인 소설 같은 에세이집이다.

 

누군가의 사랑이야기는 설레고, 때로는 그런 경험을 하지 못하고 있는 스스로에게 질투가 난다. 또한 이별이야기는 마음이 아프지만 흥미가 있다. 책은 수많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겪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사랑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한 눈에 반한 인연이란>, <사랑은 노력한다고 이루어지지 않는다> 등의 눈길을 끄는 제목이 있는데 그 가운데 <아빠가 퇴근길에 치킨을 사오셨던 이유>는 가슴을 찡하게 하였다.

 

유독 그날은 집에 들어가는 게 힘이 들었다. 그래서 괜히 주변을 서성이며 시간을 흘려보냈다. 그러다가 옛날 통닭처럼 한 마리씩 통째로 튀기는 치킨집을 발견했다. 기름기가 많아 보였지만, 구수한 냄새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치킨을 사가면 저녁도 가볍게 해결하고 가족들도 좋아할 것 같았다. 그렇게 난생 처음 퇴근길에 치킨을 사 보았다. 하지만 집에는 이미 누군가가 나와 똑같은 치킨을 사온 사람이 있었다. 아버지셨다.”- 95p

 

아버지는 그날 밤 요새 일이 힘드냐고 물었다. 한 마디였지만 어째 무언가 의미가 있는 것처럼 들렸다. 정신적으로 힘들어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가족을 생각하며 치킨을 샀던 것처럼, 신발을 받으면 좋아할 조카나 누나를 생각하는 것처럼, 누군가가 나로 인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위로가 되는 것 같았다. 그게 아버지의 마음이었고 직장 생활을 하게 된 아들 또한 그랬던 것이다.

 


 

남녀의 사랑 가운데 발생하는 일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해주는 가운데 행복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그만큼 한 번 깨진 믿음은 그 상처가 오래가기도 한다. <사랑에 능력은 필요조건인가>능력외모에 대한 작가의 신념이 들어 있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누구나 공감하고 나눌 수 있는 것인데, 돈이 없고 직장을 아직 구하지 못했기 때문에 혼자 겁먹고 사랑할 수 없다고 철벽을 치는 것은,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는 것이 그것이었다.

 

<과거 좋지 않은 일을 당했음을 고백할 때>는 과거에 성적으로 괴로운 일을 겪은 여자 친구와 그녀의 남자 친구가 서로의 심리를 번갈아 쓴 글이다. 여자로부터 과거 고통을 고백 받은 남자는 그저 다독인다거나, 공감해준다고 해서 그녀를 위로하는 것이 아닌, 그런 사실을 안다고 해서 별다를 거 없이 대해주는 것이 방법임을 깨닫는다. 서로 사랑하기에 그런 아픔이 있더라도 위로하기보다는, 그래도 아무런 상관없이 너를 사랑한다는 걸 보여줘야 했다. 그것이 그녀의 바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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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상처를 우리로서 나누어 가질 수 있는 방법은, 그녀의 용기와 그에 맞는 나의 책임감이었다. 이건 한순간으로 끝날 게 아니라 그녀와 함께할 모든 시간에 기여해야 할 강한 것이다. 이처럼 책은 사랑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무수한 상황 속에서 위기를 헤쳐 나가며 단단해지는 인간들의 모습을 보였다. 아쉬운 점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소개하는 것에 남녀의 관계만을 한정한 점이 그렇다. 그럼에도 책은 남녀 관계에 있어 발생할 상황들에 무조건적인 대처방법이 아닌 독자들로 하여금 사례를 통해 객관적으로 자신들이 처했거나, 처한 모습을 생각해보게 하는 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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