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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가 된 의사 이야기 - 정신과 의사 이시형의 마음을 씻는 치유의 글과 그림!
이시형 지음 / 특별한서재 / 2019년 10월
평점 :
길은 언제나 외길…정상에도 나눌 자리 있다
[서평] 『농부가 된 의사 이야기 (정신과 의사 이시형의 마음을 씻는 치유의 글과 그림!)』(이시형(의사) 글, 그림, 특별한서재, 2019.10.28.)
이시형 박사는 평생 공부하는 사람이다. 현재 많은 타이틀을 갖고 있지만 그는 정신과 의사라는 칭호가 가장 적합한 듯하다. 그가 글과 그림을 직접 지어 에세이를 펴냈다. 추천사를 쓴 김양수 화백은 “지친 육신을 끌어안고 다독여주는 어머니 같은 자애로움이 담겨 있는 그림 속에서 쉬어가며 치유를 하게 합니다.”(6∼7쪽) 적었다.
희망을 위해서 가장 먼저 필요한 건 무엇일까? 이시형 저자는 바로 ‘땀’이라고 강조한다. 첫 그림은 바로 ‘인생이란 파란 없는 이상향은 아닐세’이다. 언젠가 방송에서 가수 윤종신이 말하는 걸 들은 적 있다. 그는 인생이란 기본적으로 비관적이라고 했다. 삶은 고통이고 힘든 것이다. 우리가 내딛고 있는 이곳은 결코 이상향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그 가운데 시련은 피할 수 없다.
저자 이시형은 젊음은 실패와 실수를 많이 해야 하는 때라고 말한다. 여전히 인생은 실수의 연속이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기 때문에 무엇인가 하려고 하고, 그 속에서 넘어지는 것이다. 노승은 절에서 낙엽을 끊임없이 쓴다. 뒤에 계속 낙엽이 수북이 쌓여도 멈출 줄 모른다. 참선을 한다는 것은 낙엽을 쓰는 일과 별반 다르지 않다.
『농부가 된 의사 이야기』에서 눈에 띤 단어는 바로 낙엽귀근(落葉歸根)이다. 낙엽은 반드시 뿌리로 돌아간다는 뜻인데, 우리 인생을 반추하는 듯하다. 가을이 농후해지고 있는 요즘 참 와닿는 말이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9/1107/pimg_7576941242351093.jpg)
낙엽은 뿌리로 돌아간다
책은 사계절을 다루고 있다. 매번 변하는 계절만큼 우리의 생각도 바람도 그리움도 달라진다. 고향집에 있어야 할 엄마가 있지 않아 응석 부리는 아이. 그 아이는 이제 그리움을 간직한다. 이시형 저자는 겨울이 가난한 연인에게 좋다고 한다. 서로를 더욱 가까이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따뜻한 카페에 들어가지 않아도 온 세상이 축복이다.
길은 언제나 외길이다. 이 길이 아니면 다른 곳은 가지 못한다는 절박함으로 길을 떠나야 한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길이라도 떠나야 한다. 그것도 감사해야 한다. 전진해야 한다. 이시형 저자는 이렇게 적었다.
“눈 딱 감고 싫은 길도 갈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118쪽)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픈 그림은 ‘정상에도 나눌 자리가 있다’이다. NGO 운동을 하는 이시형 저자는 돈이 많아도 나눔에 인색한 사람들을 보았다. 하지만 가진 게 적어도 기꺼이 나누는 이들 역시 많다. 정상에 있어 나눌 게 있는 사람들은 고민해볼 여지가 많은 이야기다. 『농부가 된 의사 이야기』를 읽다보니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