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도 괜찮지만 오늘은 너와 같이 - 잠든 연애세포를 깨울 우리 사랑의 기록
나승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녀가 퇴근길 코인 노래방에서 연습 하는 이유

[서평] 혼자도 괜찮지만 오늘은 너와 같이 (잠든 연애세포를 깨울 우리 사랑의 기록)(나승현, 21세기북스, 2019.10.28.)

 

사랑에 죽을 만큼 아파하지만 오늘도 우리는 사랑을 꿈꾼다. 누군가를 다시 사랑하는 꿈. 그 꿈을 위해 우리는 오늘도 일을 한다. 이 책의 저자 나승현 씨는 KBS 라디오 <사랑하기 좋은 날 이금희입니다>의 메인 작가이다. 그동안 수많은 사랑의 이야기를 다뤄왔다. 있는 그대로의 사랑 이야기. 무척이나 궁금하다.

 

저자는 혼자 사는 게 행복하지만 1년에 365일 중 한 계절 정도만큼 누군가가 함께 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라디오에 온 사연들은 A4 몇 장이나 될 만큼 긴 것들부터 3문장짜리도 있었지만, 모두 구구절절했다. 다른 이들의 사랑이야기는 결국 나를 대입해서 나의 이야기가 된다. 진솔한 사랑이야기를 듣다보면, 겸손해지기 마련이다.

 

연애가 사법고시도 아닌데 몇 년째 준비 중인 이들이 있다.”(8)

 

첫 번째 등장하는 사연부터 흥미롭다. 극장에서 첫 소개팅을 하기로 했는데, 하필이면 두 쌍의 커플이 우연히 같은 시간, 같은 극장에서 소개팅을 하기로 한 것이다. 결국 각각의 이성이 따로 만나는 불상사가 이뤄졌고, 여자는 일주일 동안 가슴앓이를 해야 했다. 좌석을 착각해 잠깐 잘못 만난 남자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통재라!

 

해외에서 우연히 만나 관심을 이어가는 커플도 있다. 나승현 작가는 밥에 정이 붙는다면 차에는 열과 성이 붙는다”(24)이 적었다. 커피 한 잔 하자는 권유는 상대에게 관심이 있다는 뜻이다. 누군가 나에게 커피 한 잔 하자고 말해주면 좋겠다.

 


 

영화와 밥과 커피의 여유

 

무슨 신문을 보느냐는 질문에 당황한 한 여자가 있다. 연애는 생활이기 때문에 같은 성향과 관심사가 있으면 좋을 것이다. 여러 개의 창들 중 하나의 창을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섹시하다고 여자는 고백했다.

 

소개팅에 나갔다가 40분 만에 나온 사연이 있다. 몇 시간 동안 준비해서 나간 자리를 만약 상대방이 금방 일어나게 된다면, 얼마나 속상할까? 나승현 작가는 소개팅을 주선할 때의 기준을 적었다. 내가 만나기는 힘든 상황이고 다른 사람에게 주기는 아까운 사람을 소중한 사람에게 소개해줘야 한다고 말이다. 정말 맞는 말이다.

 

사랑에는 국경이 없다. 마찬가지로 나이도 상관이 없다. 마음에 드는 누군가를 만나면 소중한 마음을 함께 해볼 수 있는 것이다. 퇴근길 매일 노래방을 가는 여자가 있다. 그녀는 썸을 타는 남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래 연습하러 노래방에 갔던 것이다. 하지만 그 인연은 잘 되지 않았다. 작가는 10, 20, 30대마다 노래하는 사연이 달라진다고 한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사연은 서로에게 이로운 번역기가 되어주길이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각자의 언어 사전을 갖고 있다는 게 나승현 작가의 조언이다. 아내와 죽을 만큼 싸우다보면 내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내 마음을 온전히 말로 표현하기는 쉽지 않다. 언어는 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의 언어를 이해해주는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

 

혼자 있는 순간, 누군가 만나고 싶어진다면 연애 세포가 꿈틀 대는 것이다. 혼자도 괜찮지만 오늘은 너와 같이으로 사랑을 공감해보고 그대를 만나러 가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