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란의 미녀
백시종 지음 / 문예바다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위구르족의 독립은 이루어질까누란의 미녀

[서평] 누란의 미녀 (백시종 장편소설)(백시종(소설가) , 문예바다, 2019.11.05.)

 

소설의 겉장에 소설가 백시종 씨의 친필과 도장이 찍혀 있다. 글씨에서 느껴지는 기운이 남다르다. 소설가 백시종 씨는 고대 누란 왕국이 실제 있었던 중국의 신장지역을 여행했다고 한다. 사막과 호수와 초원이 펼쳐진 곳에서 소설가는 무엇을 느꼈을까? 누란왕국은 실제 존재했던 왕국이다. 그곳에서 잘 보존된 한 여인의 미라가 발견되었다. 미라에 붙여진 고고학적 이름이 바로 누란의 미녀.

 

누란왕국은 위구르족이었음이 확실하다고 한다. 그들의 과학과 문화는 매우 독창적이었다. 하지만 중국 때문에 신장의 주인을 위구르라고 당당히 밝히지 못하는 모양이다. 소설가 백시종 씨는 전시돼 있는 누란의 미녀를 직접 보았다. 그는 위구르 독립을 위해 노력한 리비예 카디르 여사 등 국제 외교를 설명해주었다. 전혀 모르던 내용이었다. 소수 민족들의 독립을 위한 운동은 처절하다.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주려는 강대국은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였다.

 

누란의 미녀4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 자유 없는 도시 2장 모스크 가는 길 3장 누란의 미녀 4장 허무마을 빠추허. 소설 속에는 이준섭 화가가 직접 그린 표지 및 본문삽화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마치 웹툰을 보는 듯한 느낌도 준다. 물론 그 느낌은 진중하고 애처롭다.

 


 

누란왕국의 위구르족의 독립을 위하여

 

중국은 여전히 소수민족을 탄압한다. 티베트 독립운동은 익히 잘 알려져 있다. 소설 속에서는 중국 공안의 무서운 폭압이 묘사되고 있다. 이는 마치 우리나라 19601980년대 군사정권 시절을 보는 듯하다. 소설의 시작에서부터 등장하는 공안의 폭력은 위구르족이 어떻게 버티고 있을지 상상하게끔 한다. 선교라는 선의의 목적을 가진 사람들을 탄압하는 건 인륜을 저버리는 행위다. 다행히 그 속에서도 사랑은 피어나니 얼마나 애처로운가.

 

주인공 조진표와 쟈오 서먼의 애틋함은 비윤리적인 주변 상황과 대비된다. 그렇다고 그곳에서 정말 나쁜 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들의 선함을 돕고 응원하는 이들 역시 많다. 사랑의 힘은 크다. 그렇다고 희생이 없는 건 아니다. 개종을 해야 했고, 온갖 폭압에 맞서야 했다. 하지만 종교라는 건 언제나 더 큰 뜻을 품는다.

 

교회의 선교를 통해 전개되는 이야기는 낯설지 않다. 해외 선교에서 진행되는 일들이 소설에서 매우 자세하게 묘사돼 있다. 교회의 이면 말이다.

 

누란의 미녀에서 가장 상징적인 건 바로 봉숭아물이 아닐까. 쟈오 서먼과 누란의 미녀의 공통점으로 말이다. 소설가 백시종 씨의 역량이 돋보이는 이 작품을 통해 소수민족의 설움과 투쟁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