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을 칠 때 건네는 농담 - 갑작스러운 인생 시련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방법
손창우 지음 / 이야기나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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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변수에 죽음이란 상수를 넣으면

[서평] 바닥을 칠 때 건네는 농담(손창우, 이야기나무, 2019.09.30.)

 

아프지 않은 것만으로 감사해야 할 세상이다. 좋은 직장에 다니며 대학 강의도 나가던 저자 손창우 씨는 현재 병마와 싸우고 있다. 평생 아픈 적 없는 저자 손창우 씨였다. 수술이라곤 포경수술과 초등학교 고학년 때 미끄러져 무릎 6바늘을 꿰맨 게 전부였다. 그런 저자가 뇌종양 수술을 받게 됐다. 알고 보니 그는 나와 같은 95학번이다.

 

프롤로그를 보면, 수술 전 손창우 저자가 와이프에게 쓴 편지가 있다. 정말 구구절절 사랑이 담겼다. 아내에 대한 사랑이 엿보이고, 삶에 대한 의지가 보였다. 수술 후를 4막이라고 칭했던 저자 손창우 씨. 수술 후의 기억들 역시 굉장히 평온하게 서술한다. 12시간만의 수술을 끝내고 나서도, 그는 조금씩 회복해가고 있었다. 그리고 옆에 꼭 안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행복했다.

 

뇌수술은 언제 어떤 형태로 후유증이 찾아올지 모른다고 해서 정말 내 몸을 신생아 대하듯 오버하며 온몸의 세포들을 봉기시켜 회복에만 집중했다.”(25)

 

병원을 끊임없이 걸었다는 손창우 저자. 건강한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글을 쓸 수 있는 힘이 남아 있다는 건 정말 큰 축복이다. 종양 제거 수술을 하면 끝날 줄 알았던 병과의 싸움은 이제 장기전으로 돌입했다. 자신의 아픈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지만, 퇴원하고 나서 딸들과 함께 생활을 시작했다. 아빠와 엄마의 이름을 하나씩 빌려서 딸들의 이름을 지었다.

 


 

옆에 꼭 안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서

 

손창우 저자는 30년 지기 친구의 조언으로 감사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 친구는 행복을 오랫동안 공부하고 있다. 바닥을 칠 때 건네는 농담에는 몸이 푹푹 꺼진다.”는 표현이 자주 나온다. 그만큼 뇌종양 같은 경우 수술 후 견뎌내야 하는 무게가 환자를 압도한다.

 

, 비트 주세요. 숟가락 들 힘만 있으면 계속 감사해 볼게요.”(35)

 

딸들에게 쓴 편지를 보면 정말 눈물이 난다. 잘 일어나는 사람이 되라거나,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받기 위해 살지 말라는 조언. 기독교를 종교로 갖고 있어서 그런지 언제나 기도하고, 힘들 땐 주위에 도움을 청하라고 말한다. 책에는 정말 환자가 쓴 글이 맞나 싶을 정도로 유쾌하게 쓴 글들이 많다.

 

저자 손창우 씨는 집안 형편이 그렇게 좋은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서서히 다시 찾은 건강과 사랑하는 아내와 딸들, 부모님 덕분에 행복하다. 안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연세대학교를 졸업했고, 복싱부까지 만들 정도로 열정적이고 강했던 저자 손창우 씨. 8개월 동안 고생을 많이 했지만 지금은 모교에서 강의를 할 정도로 회복했다.

 

인생에 죽음이라는 상수를 넣고 보면 많은 것이 제자리를 찾아간다.”(235)

 

손창우 씨는 자신의 묘비명에 사랑하는 사람들을 실컷 보다가 나이가 차서 죽었다고 기록되고 싶어 한다. 모교에서 첫 강의를 잘 마친 손창우 저자는 이제 집에다 작업실을 만들었다. 앞으로 그가 어떤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할지 기대가 된다. 그가 다시 하와이 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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