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 시간 특서 청소년문학 11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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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인척 반항하는 청소년들의 ‘6만 시간

[서평] 6만 시간(박현숙, 특별한서재, 2019. 09.20.)

 

6만 시간은 청소년기를 어림잡아 계산한 시간이다. 6만 시간책은 그에 걸맞은 청소년 소설이다. 소설에는 다양한 인물이 나온다. 전형적으로 자신의 자식들이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나와 돈과 명예를 지닌 사람이 되길 바라는 부모가 나오며, 자식을 혼란에 빠뜨린 아버지도 나온다.

 

20년째 치킨 집을 운영하는 서일이 아빠의 경우 세 자녀가 있다. 그 중 큰 딸은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까지 떠났기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그러나 스카프 파는 남자를 만나 연애를 하더니 결국에는 학업을 포기하고 조기 귀국을 하고 만다. 이제는 치킨집을 운영하겠다고 선언을 한다.


주인공 서일이와 친한 짱구 형은 고아원에 버려진 아픔으로 힘든 청소년기를 보냈다. 소심했던 서일이에게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 주었던 영준이는 돈 많은 의원 아버지를 만나 자신을 낳은 뒤 버리고 간 엄마로 인해 상처를 받은 아이다. 사건은 영준이의 복수심으로 인해 점점 커지게 되는 구성이었다.

 

 

나의 청소년기를 돌아보게 하다

 

나는 짱구 형이 불같이 보냈다던 시간을 계산해봤다. 열세 살부터 열아홉 살까지 어림잡아 6만 시간 정도였다. 6만 시간 동안 불을 끌어안고, 미움을 끌어안고 사느라고 얼마나 힘들었을까. 나는 영준이가 그렇게 사는 거 싫다. 짱구 형 말대로 그 시간에 우리가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233)

 

서일이는 고급 승용차를 훼손했다는 누명을 쓰게 된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모든 것은 계략이었다. 영준이는 서일이를 통해 자신의 아버지인 의원과 그의 내연녀를 골탕먹이려했다. 일이 순조롭게 흘러가는 듯했지만, 같은 반 친구들이 하나둘 씩 사건에 끼면서 일은 점점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청소년 소설을 읽은 때면 나의 청소년기가 뚜렷이 떠오르지는 않곤 한다. 왜냐하면 소설 속 사건과 배경들이 내가 전혀 겪어보지 않은 일들이라서 더욱 그랬을 것이다. 집과 학교만 오가고, 아이들과 원만하게 관계만을 유지하며 살아온 대다수의 청소년들이 공감하기에는 너무도 규모가 큰 사건이 이 소설에 담겨 있었다. 하지만 이는 많은 청소년들의 심적 일탈을 의미하기도 했는데, 어른도 아닌 애매한 경계에서 최대한 어른인척 사건을 구성하고 반항을 하는 모습들에서는 그다지 낯선 감이 없었다.

 

청소년기가 순탄치만은 않음을 아마 모든 어른들은 겪어 보아서 알 것이다. 청소년들의 경우 진로나 이성의 고민도 이 소설 속 가족사의 고민과 같은 유형으로 느껴질지 모른다. 책은 청소년들에게 ‘6만 시간을 최대한 의미 있게 보내는 법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어른들에게는 지금의 청소년들의 심리적 불안을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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