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개좋음
서민 지음 / 골든타임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에게 꼬리가 있다면 감정을 감출 수 있을까

[서평] 서민의 개좋음(서민, 골든타임, 2019.08.30.)

 

질 나쁜 개공장에서 태어난 개 한 마리가 서민의 집으로 왔다. 그 개는 이전까지 똥을 싸면 먹어치우는 버릇이 있었다. 똥을 많이 싼다는 이유로 어렸을 때부터 자주 혼이 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민의 집으로 간 뒤로는 편안한 마음에 더는 똥을 먹지 않게 되었다. 서민의 개좋음은 개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살아가는 소위 개빠의 진솔함을 들을 수 있는 책이다.

 

책에는 개 유모차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나도 항상 왜 개를 유모차에 싣고 다니나.’의아해 하던 중이었다. 저자의 경우 아비규환 속에서 한 마리씩 잡아다 유모차에 싣고, 차까지 유모차를 밀고 간 뒤 태운다고 한다. 또한 개가 두 마리 이상인 경우 유모차가 있으면 데리고 다니기 훨씬 편하다. 통제가 한 공간에서 되기 때문이다.



개에 대한 책임감을 강조한 책

 

저자가 키우는 개는 페키니즈다. 모든 개주인은 자신이 키우는 견종이 제일 예쁘기 마련이다. 첫 개가 페키니즈이기 때문인지 저자의 아내는 코가 튀어나온 개를 보면 예쁘다는 생각이 안 든다고 했다. 저자는 원래 몰티즈를 18년간 키웠기에 몰티즈가 제일 예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내 덕에 페키니즈를 키우다 보니, 지금은 페키니즈 외에 다른 개는 눈에 들어오지 않게 되었다.

 

개에 꼬리가 있는 것처럼 사람에게도 꼬리가 있으면 어떨까, 와 같은 의문도 책에 나온다. 표현이 정말로 재미있다. 저자의 아내는 사람에게도 꼬리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 이유로 사람은 곧잘 속내를 감추기 때문을 꼽았다. 이 문장은 정말 많은 상상을 요구하였고, 때문에 나는 한참이나 책장을 넘기지 못하였다.

 

개를 입양한다는 것은 가족을 하나 들이는 것이다. 가족 모두가 개를 좋아해야 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개를 끝까지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개한테는 입양된 가정이 자신의 우주고, 견주는 신이기 때문이다. 또한 개를 너무 오래 혼자 내버려 두지 않을 수 있어야 하며, 개에게 시간을 할애해줄 수 있어야 한다. 사료와 물만 제때 준다고 견주로서의 의무를 다하는 것은 아니다.

 

개를 키울 경제적 능력도 필요하다. 개를 키우는 데는 돈이 든다. 개가 아플 때 기꺼이 50만 원을 낼 수 있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왜 개를 키우려 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 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요즈음 개에 관한 뉴스가 많이 등장한다. 그만큼 반려견이 늘어나고,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개입마개 문제는 그 중 하나다. 저자는 입마개에 대해 개에 대한 혐오감을 키운다.’고 주장했다. 아무리 예쁜 개라 해도 입마개를 하면 더 이상 예쁘지 않고, 오히려 입마개는 개를 무섭게 보이도록해 개에 대한 혐오를 증폭시킨다

.

책은 개에 대한 저자의 일상 뿐 아니라 개고기, 개농장, 애견샵, 중성화, 개목줄 등 여러 복합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저자의 개인적인 의견이 많지만 다수의 개주인들이 공감할 내용이며, 충분히 사회적인 토론거리를 불러일으키고, 독자라면 한 번쯤 생각을 하게 하는 글들이 많은 것 같아서 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