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의 마음을 배우다 - 암 환자가 1000회 등반으로 터득한 치유의 길
권부귀 지음 / 바이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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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뒷산에서 히말라야 트레킹까지암환자 극복기

[서평] 산의 마음을 배우다 (암 환자가 1000회 등반으로 터득한 치유의 길)(권부귀, 바이북스, 2019.08.15.)

 

44살에 암 선고를 받고, 전 세계 1000회 등반을 한 저자 권부귀 씨. 늦은 나이에 대학을 입학하고, 현재는 대학원까지 다니며 열공중이다. 머리말부터 좋은 글귀가 눈에 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가장 좋은 해결책은 나눔, 그리고 배려이다.”(5) 권부귀 저자에게 산은 건강을 회복하는 수단이었지만, 지금은 인생을 배우는 목적이 되었다.

 

산을 왜 오르는가? 이 질문이 산을 오르게 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산을 통해 마음부자가 되었다. 도시락 하나 싸는 것부터 서로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천 개의 산을 넘었다고 하니, 질 들뢰즈의 천개의 고원이 떠올랐다. 들뢰즈도 산을 좋아했을까?

 

암 선고를 받고, 권부귀 씨는 왜 자신에게 병이 왔는지 부정하고, 한탄했다. 하지만 다른 가족이 아니라 자신에게 암이 온 것을 오히려 다행으로 받아들였다. 남편의 지극한 간호로 사랑을 알게 되었고, 어린 시절 회충 제거 목적으로 석유를 먹인 엄마의 마음도 이해했다. 산을 통해 건강을 되찾으면서 몸과 마음이 나아졌다.

 


 

절망에서 감사의 마음으로

 

권부귀 저자는 부지런함으로 마트를 운영했다. 시부모님을 모시면서 꾸지람을 듣기도 했지만, 언제나 공경했다. 두 아들이 보고 배울 것이기 때문이었다. 손가락의 지문이 지워질 정도로 마트를 정성껏 운영했다. 그래서 돈을 많이 벌 수 있었다. 어느 날 속이 너무 아파 병원에 갔더니, 더 큰 병원을 가보라고 했다. 그래서 바쁜 시간을 쪼개어 검진을 받았다. 결과는 3기 암이었다.

 

수술을 받고 맛난 음식들을 먹지 못하면서 고문을 당했다. 앙상해지는 몰골을 보면서 거울이 보기 싫은 여자로 전락했다. 억척스럽게 살아온 권복귀 저자는 노동이 운동인 줄 알았다. 가난했던 시절 때문에 몸을 따로 돌볼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음 문장 역시 뼈저리게 느껴진다. 운동은 몸에 맞는 맞춤형 움직이라면, 노동은 몸을 혹사시킬 수도 있는 강제형 움직임이었다.”(30)

 

동네 뒷산의 위엄이라는 절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동네 뒷산을 오르지 않았으면, 폭설의 한라산 백록담을 오르지 못했을 것이라고 저자는 회상했다. 작은 산으로부터 큰 산이 이어진다. 동네 뒷산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산을 오르면 못 오를 산이 없을 것 같다.

 

히말라야에서 경쟁은 독이 된다.”(113114)

산도 주인을 반긴다. 산에 가보면 알 것이다.”(217)

 

히말라야를 트레킹 할 정도로 건강을 회복한 권부귀 저자. 그녀는 취업 준비생들도 산에 올라가면 조금 더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건강함 태도를 지닐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늘 오후에라도 동네 뒷산을 올라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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