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은 아니지만 둘이 살아요 - 고양이랑 사는 현실남의 생활밀착형 에세이
김용운 지음, 박영준 그림, 스튜디오 고민 디자인 / 덴스토리(Denstory)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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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연(猫緣)’이 알려준 식구라는 소중한 개념

[서평] 두 명은 아니지만 둘이 살아요(김용운, 덴스토리, 2019.07.30.)

 

평범한 독신남이 과거를 알지 못하는 고양이 송이를 만났다. 일상은 더욱 소중해졌다. 꼭 둘이 살지 않더라도 그 안에서 찾는 행복이 크다. 책 제목이 두 명은 아니지만 둘이 살아요인 이유는 독신남과 고양이를 의미한다. 나도 고양이 2마리를 키우는데, 여간 할 일이 많은 게 아니다. 생명체와 교감한다는 건 그만큼 삶이 풍성해지는 것이다. 저자인 김용운 씨는 기자 생활을 하고 있다.

 

독신남의 생활은 어떨까? 첫 장부터 빨래 관련 내용을 읽다가 큭큭웃었다. 나도 예전에 빨래할 때 얼마나 귀찮았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일부러 검은 색 옷들을 사기 시작했다. 흰색은 금방 티가 나기 때문이다. 운동화도 마찬가지였다. 나 혼자 사는 저자 김용운 씨도 비슷했다. 그런데 빨래에 대한 그의 상념들이 매우 동감되었다. 누군가의 인생을 알려면 그 누군가의 옷가지를 빨아보면 알 수 있다. 빨래의 철학이다.

 

문득 사랑하는 이들의 옷가지를 세탁해보기 전까지는 감히 인생을 안다고 말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p.12)

세탁의 과정을 통해 옷들은 사람의 징표로 되살아난다.”(p.12)

 

두 명은 아니지만 둘이 살아요에는 특별한 그림들이 들어가 있다. 콜라주 기법 이미지들이라고 하는데, 디지털로도 이런 걸 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요새 디지털로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이것저것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유명 브랜드 샵(사과)에 갔더니 와콤을 소개해주었다. 그 질감을 알고 싶은데 시연은 해보지 못했다.



 

누군가의 빨래를 해준 적 있는가

 

주인공의 삼겹살 사연은 구슬프다. 정육점 아저씨가 반 근만 주문하는 저자 김용운 씨에게 가족들이 먹기엔 부족할 거라고 하자, 혼자 산다고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정육점 아저씨는 살며시 파절이 한 봉지를 주셨다. 그 당시 채소 값이 비쌌지만 말이다. 김용운 저자는 원적외선 삼겹살 판에 고기를 노릇노릇 구우면서 혼술을 했다.

 

혼자 사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김용운 저자는 직장 생활 스트레스와 과음으로 A형 감염, 대상포진, 통풍에 걸렸다 낫기를 반복했다. 통풍에 걸리면 발가락이 아프다는 걸 처음 알았다. 잠을 못 이룰 정도라고 하니, 건강관리에 유의해야겠다. 그는 식습관부터 싹 고쳐야했다.

 

고양이 두 마리의 집사인 필자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하는 일이 고양이 똥 치우는 것이다. 저자 김용운 씨 역시 고양이 밥을 챙겨주려고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 고양이를 입양하기 위해 고양이 까페에도 가보고, 길 고양이들의 캣대디역할도 했더란다.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송이는 피부병이 있어서 정기적으로 병원을 데려가야 한다. 아침 잠을 설치더라도 고양이 집사 역할을 해야 하는 김용운 저자는 가족을 부양하는 게 어떤 것인지 10분의 1은 체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 명은 아니지만 둘이 살아요에서 가장 좋았던 단어는 바로 묘연(猫緣)’이었다. 고양이와의 묘한 인연은 독신남뿐만 아니라 모든 집사들의 삶을 바꾸었다. 그건 분명 행복한 삶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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