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 청춘
김제철 지음 / 작가와비평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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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오해하신 초등학교 담임선생님, 원망하나

[서평] 초록빛 청춘(김제철(소설가), 작가와비평, 2019.07.15.)

 

어렸을 때 한양대 근처에 살았다. 최루탄 가스가 동네방네 뒤덮을 때도 대학가 근처라 그런가 했다. 한양대를 나오시고, 한양여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님이신 김제철 작가의 소설 초록빛 청춘을 읽었다. 그러다보니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주인공은 부산 어느 곳에서 떠나는 자의 기쁨을 느꼈다고 했다. 또래의 애들이 다들 그렇듯이, 남겨지는 게 더욱 슬픈 일이다. 그래서 티를 내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소년은 금방 어른스러워진다. 어른스럽지 못한 세계 속에 살다보면 금세 철이 드는 것이다. 주인공의 아버지 역시 나이에 걸맞지 않게 오야붕행세를 많이 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소년이었던 주인공은 전학 갈 때도 난감해했다. 주인공 내 가족은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부산에서 아마도 근처의 포항이나 또 다른 해안 도시로 이사를 간 듯하다. 처음에 이렇게 착각을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내륙도시인 대구로 추정이 되었다.

 

소년은 방이 7칸이나 되는 한옥으로 이사를 갔다. 감나무가 있고, 우물이 있는 도시. 나도 옛날에 수도 펌프가 있는 집에서 살았던 기억이 있다. 옛날 사람인가보다. 초등학교(옛날엔 초등학교) 5학년이 된 주인공은 전학을 간 반에서 엉뚱한 사건에 휘말린다. 담임선생님을 교체하려는 주모자로 찍힌 것이다. 원래 담임선생님이 다른 반으로 가자, 지금의 담임선생님을 교체하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다. 전학 온 지 얼마 안 된 학생이 말이다.

 


 

내 어린 시절의 추억들, 기억들

 

직할시라는 항구도시는 두 번째로 큰 도시로서 전학을 간 세 번째 도시와는 차이가 많이 났다. 그렇게 소년은 믿었고, 새로 간 곳에서 아이들에게 말했다. 그게 빌미가 되어 새로 온 담임선생님은 주인공 소년에게 그동안 무슨 얘기를 했는지 꼬치꼬치 캐물었다. 여기서 와이로라는 말이 나오는데, 사전을 찾아보니 일본말로 뇌물이라고 한다.

 

소년은 어떻게든 어른이 된다. 주인공은 동네에서 초록빛 청춘으로 물들어지는 첫사랑을 만난다. 서울에서 놀러온 여자 아이. 전파사에 있는 친척 집에 머물고 있는 소녀는 주인공과 책을 많이 읽었고, 책 이야기를 나눴다. 하지만 하도 세상이 수상한 시절이라, 4.19를 통해 기억들이 소년의 기억에 많이 남아 있다.

 

소녀의 아버지는 중학교 선생님이었지만, 건강이 악화돼 집도 팔아야했다. 허망하게 소녀와 헤어진 주인공. 김제철 작가는 어린 시절을 회상하면서 나중에 다시 들르기도 했다. 우리 모두는 어린 시절의 공간을 기억하고, 다시 찾아간다. 이 작은 책을 통해 그러한 시간 여행을 잠시라도 할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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