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르면 물 마시고 배고프면 술 드세요
현몽 지음 / 책이있는마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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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해도 또 죽어야 할 텐데어리석은 인간들

[리뷰] 목마르면 물 마시고 배고프면 술 드세요(기막히게 재미나는 색다른 명상 에세이)(현몽 저, 책이있는마을, 2019. 07.05.)

 

인생에 답이 없다는 건 알았지만 목마르면 물 마시고 배고프면 술 드세요)의 저자는 인생에 대한 우리의 모든 의문을, 마치 한 번쯤 생각해본 적 있는 비꼼으로서 당당히 그리고 괴상하게 표현했다.

 

참 재미없는 인생이다. 우리가 원하는 건 민감하게 깨어 있는 삶이고 즐거운 일상이고 행복한 세계다.” 저자는 책의 생생함을 위해 원고를 끝내기 무섭게 세계 5대 명상센터 중 하나인 태국 치앙마이의 한 명상 센터에서 몸소 3개월간 머물기도 했다. 책에 나온 저자의 주장들은 매우 당돌했다. “명상이나 참선은 고달픈 우리 현대인에게 얼마만큼의 위안을 줄까.” 명상을 하는 이가 이렇게 주장을 하니 어떻게 생각을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을 정도였다.

 

책은 우리 현대인들을 대변하는 어휘를 목록으로 제시했다. ‘먹는다, 사랑한다, 기도한다, 수행한다, 추억한다, 마신다, 취한다, 미친다, 살았다, 죽는다.’ 이것이다. 각 목차에는 저자만의 독특한 인생살이가 제시된다. ‘사랑한다에서 주목할 만 한 건 우리들 인생은 지극히 한시적이다. 언제나 지금이 본 무대고 지금이 전성기다.”라는 문구다. 이 목차에서부터 시작하여 저자는 죽음에 대한 자신만의 정의로 나아간다.

 


죽음을 향한 인생의 굴곡길

 

그리고 기도한다에서 다음과 같은 주장에 이른다. “인간이 다만 어리석어 막간의 윤회나 환생을 탐할 뿐이다. 다시 태어난다는 건 또 다른 죽음이 따르는 것인데 그래도 환생이 기분 좋은 굿모닝일까.” 저자에 따르면 윤회나 환생은 무작정 더 살고 싶다는 집착이 찍어내는 싸구려 보험상품이다. 정말이지 땡중이라야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리라.

수행한다에서 태어난 생명은 반드시 죽는다.’는 주장과 함께 지구적 관점으로 삶을 설명했다. ‘지구가 가슴 한복판에 불덩이를 담고 몸부림치는 한 지진이든 태풍이든 자연은 제 할 일 다 하는 거고 인간은 공손히 그들과 함께 공존해야 할 뿐이다.’

 

인생의 큰 질문을 할 때, 사람들은 보통 콧속으로 숨이 언제 들어오고 나가는지 아는 데에는 아무 관심이 없다. 그보다는 자기가 죽고 난 후에 어떻게 되는지 알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인생의 진정한 수수께끼는 내가 죽은 뒤가 아니라 죽기 전에 생긴다. 죽음을 이해하고 싶다면 삶을 이해해야 한다. 달라이 라마는 다름과 같은 법문을 설했다. “죽음을 슬퍼 말라. 죽음 없이 나는 못 살고 죽음 없이 나는 나의 원형에 통합되지 못한다. 나는 죽음을 하나의 정상적인 과정으로 여긴다…….”

 

저자는 달라이 라마보다 더한 설을 했다. 예로 자살이라는 짧은 문구를 보면 아무리 죽음이 목전일지언정/ 졸리면 자는 게 인생이다.// 깨어 있어야만 인생이라면 잠들어 있음도 인생이요,/ 살았음이 인생이라면 죽어 있음도 충분한 인생이니까.// 살아선 살고 죽어선 죽는다./ 그게 완벽한 인생이다.’라고 희화화한 속말을 내뱉었다.

 

갈음기손상대면(渴飮飢飡常對面), 즉 목마르면 물마시고 배고프면 밥 먹으면서 항상 얼굴을 맞대고 살아간다. 그것이 인간사다. 책은 먹는다로 시작해 세상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 된다. 이는 저자의 깨달음으로서, 올바른 세상의 주장만을 듣고 살아온 독자들이라면 쉬이 이해하지 못할 세계관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세계관 역시 음미해 본다면 깊은 삶의 체험이 녹아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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