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더 살기로 했다 걷는사람 에세이 3
이수호 지음, 최연택 그림 / 걷는사람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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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소년(老少年)이 바라본 세상꼰대 탈출하기

[서평] 하루를 더 살기로 했다(이수호 글, 최연택 그림, 걷는사람, 2019.4.16.)

 

자칭 노소년(老少年)’의 에세이집 하루를 더 살기로 했다이 있다. 이를 읽으며 나는 무엇을 깨달을 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 우선 책의 첫인상은 글이 너무 작고 빽빽하며 용지 위쪽으로 글자가 몰려있었다. ‘혹 잘못 찍힌 건 아닌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나는 꼰대는 되지 않을 것이다. 나이 들면서 고집 부리거나 독차지하지 않을 것이다. 60이면 모든 걸 내려놓고 뒤로 물러서며, 70이면 눈을 감아도 여한이 없으리라. 뭐 그렇게 살도록 하리라.” 저자는 나이 들면서 생기는 진중함이 노회함으로 나타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회함이란 기본적으로 늙음을 내세워 자신과 남을 속이려는 속성이 있다. 늙음의 잘못된 발현인 것이다.


저자의 고등학교 시절은 가난했다. 혼자 책을 읽거나 공책에 뭘 베껴 쓰기를 좋아한 저자는 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시들이 좋아 따로 공책에 교과서의 시와 새로 만나는 좋은 시를 옮겨서, 자신만의 시집을 만들어 가지고 다니며 혼자 읽곤 했다. 취미로는 꽃 키우기를 좋아했고 그래서 원예과에 가야지 했지만 국문과에 가게 됐다고 한다. 그렇게 자의 반 타의 반 국어 교사가 됐다.

 

교사였던 저자는 한 시간을 일찍 나와 글을 썼다. 10여 년 동안 교사 노릇하면서 느낀 점을 쓰기도 하고 서울에 와서 야학하던 얘기에 교육운동을 시작하며 느낀 점 등 생각나는 대로 볼펜 가는 대로 썼다. 그렇게 여러 책을 썼다. 이번 에세이집은 특히 어버이 연합, 청소노동자, 구직자, 노회찬, 전태일과 같이 한국의 현대사를 일기 형식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 있다.

 


 

나이 들면서 꼰대가 되지 말아야지 다짐

 

일흔의 노소년의 눈으로 본 세상은 이렇다. “퇴근 시간 복잡한 지하철에서 이런저런 상념에 빠졌다가 나도 이제 일흔이니, 하며 임신 장애 노약자 자리에 엉덩이 들이미는데. 하루 종일 얼마나 시달렸는지 지하철 손잡이에 알바생인지 구직잔지 한 청년의 삶의 지친 무게가 젖은 빨래처럼 걸쳐져 있다.”

 

나도 이제는 음식이 나오면 맛있는 것부터 먹으리라 좋은 것 아끼고 남겨서 쌓아두거나 감춰둘 생각 접으리라.” 저자는 여전히 배움을 갈망한다. 자신의 주변을 돌아봐도 배움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배우고 연마하는 분들이 늘 건강하다는 것에 자극을 받곤 한다. 저자는 늘 돌아보면 하루를 살았다. “내게는 오늘밖에 없다. 어제는 가버렸으니까 없고 내일은 오지 않았으니 당연히 없다.”


몇 년 전 나는 그럴 수도 있지.’라는 말을 나의 모토에 담아 두었다. 남을 이해하기 위한 나만의 신념인 것이다. 이제 하나가 더 추가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그렇다. 이는 저자의 책에서 본 말로 현실을 좀 더 낙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말이었다. 어떤 일을 당하든 어떤 경우든 저자는 그것을 가장 나에게 좋고 유리하도록 받아들이고 해석하고자 했다. 그래야 새로 출발한 의지와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책은 청춘의 마음을 지닌, 그러나 많은 세월을 겪은 이의 눈으로 본 삶의 모습이 담긴 아련한 일기장과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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