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의 하루 - 강남스타일 미대생 스토리
김진국 지음 / 지영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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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대생 유라는 강남에서 뭘 하고 있을까

[서평] 유라의 하루 (강남스타일 미대생 스토리)(김진국, 지영북스, 2019. 06.24.)

 

가끔은 감성을 물씬 적시는 작품을 보고 싶을 때가 있다. 비가 오는 날은 특히 빗소리가 심장에 새겨진 오래된 필름을 돌려대는 영사기와 같아 가슴이 찡해지곤 한다. 그러던 중 한 권의 책을 집어 들었다. 유라의 하루라는 책이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압구정과 여대생을 결합한 소설이라고 했다.

 

작가는 폭넓은 휴머니즘의 관점 아래에서 모든 묘사 하나하나에도, 등장인물 한 사람에도 객관적 거리감만은 잃지 않으려 조심하면서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유라의 하루에서 하루는 매일매일 일상의 흐름을 의미했고, 미대에 다니는 여대생의 일상과 생활을 통한 초현대를 반영하고 있었다. 소설의 배경은 강남일대이다. 강남 문화의 표피적인 부분을 담아내었기에 책은 소위 압구정 문학이라고 불릴만했다.

 

초반부터 책은 성() 관련 묘사가 많았다. 작가로서는 이십 대 초반에 걸맞은 아름다운 성애 장면이나 관능 넘치는 묘사와 기교를 넣었다고 했는데, 이십 대 초반의 성이라는 느낌보다는 직장인들의 편안한 잠자리와 같았다. 마치 직장인들의 질풍노도를 담은 듯했다.

 

또한 책은 대학생의 삶을 독자에게 해석하려는 듯 묘사가 길었다. 성 전문가인 점을 감안해 보더라도 성교육서와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적나라한 묘사가 여럿 있었다. 아마 주인공이 미대에 다니며 모델을 보고 나체를 그리는 사실주의 화가이기에 성 묘사에 거리낌이 없었던 것으로 표현한 것이 이유인 듯했다. 20대 대학생들의 삶답게 책은 질풍노도의 모습을 잘 드러냈다. 딱히 줄거리랄 것이 없는 대학생들의 성적인 생활, 여행, 클럽, 이성 관계 등이 뒤를 이어 나왔다. 큰 갈등이 없는 만큼 큰 재미는 없었다.

 

책 표지에는 유라와 반려견의 감동적인 특급 케미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그러나 반려견과의 관계에 대한 묘사 부분은 거의 없었다. ‘특급 케미라는 문구가 무색할 정도였다. 책을 덮고 예술이란 주인공 유라처럼 질풍노도의 자유 속에서 탄생해야 하는 것인가 생각해봤다. 감성이 물씬 적셔지지는 않는 책이었다.

 

마음에 드는 문장 하나가 있어 이를 첨부하며 서평을 마치려고 한다.

그렇잖아! 그림이란 게, 또 예술이란 게 애초에 혼자 걸어가야 하는 고독한 작업! 그림을 그리다가 밤늦게 쓸쓸히 돌아오는 시간은 그렇듯 허망할 수가 없어. 하늘의 별을 보며 때론 생각하지. 나는 지금 무얼 하고 있고, 어디를 향해 가는 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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