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피트 - 혼자는 외롭고 둘은 괴로운 너와 나의 안전거리
조범상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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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이의 적정 거리 ‘1.2미터’가 아닐까

[리뷰] 『4피트 (혼자는 외롭고 둘은 괴로운 너와 나의 안전거리)』(조범상, 알에이치코리아, 2019. 04.25.)

 

4피트는 약 1.2미터다. 저자가 생각하는 가장 적절한 사회적 거리다. 사회생활에 만족하기 위해서는 사람들과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이 필수다. ‘화이부동(和而不同)’이다. 심리적 거리가 너무 가까우면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그보다 멀면 소원해지기 쉽다. 『4피트』는 그러한 인간관계를 토대로 유연한 관계 맺기에 대한 조언이 담겨있다.

 

사람 사이에는 심리적 거리에 비례하는 적당한 물리적 거리가 존재한다. 누군가와 심리적으로 가까운 사이라고 말하는 것은, 물리적으로도 두 사람 사이에 허용할 수 있는 거리가 매우 가까운 것을 뜻한다. 문제는 적당한 거리가 사람 관계마다 다르다는 점이다. 이러한 불일치 때문에 사람들은 자주 스트레스를 받는다. 게다가 적절한 심리적 거리를 유지하는 데에는 수많은 노력과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각자가 생각하는 적절한 거리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첫인상은 여전히 강력하다

 

인간관계에서 상대에 대한 내 행동의 특성은 어떠할까. 책은 상대와 나의 심리적 거리를 직접 측정하도록 돕는 도표가 나온다. 이로서 사람 간 관계를 어떻게 유지하고 있는지, 얼마나 멀고 가까운지를 평가해볼 수 있다. 또한 내 행동을 수정해 상대와 나 사이의 균형점을 찾을 수도 있다. 저자에 따르면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데 중요한 것은 힘(지배와 순응)과 호감(배타와 우호)이다. 의외로 많은 사회인들이 사회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동료들과는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몰라 힘들어한다.

 

아마 사람 간 만남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첫인상일 것이다. 첫인상과 같이 처음 제시된 정보는 큰 영향을 미친다. 왜냐하면 우리는 처음 들은 정보를 바탕으로 하여, 나중에 듣는 정보들을 해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훗날 부정적인 특성을 알게 됨에도 첫인상으로 얻은 긍정적인 바탕 위에서 보다 긍정적인 의미로 해석되는 것이다. 예로 신입 두 명이 있다. 한 명은 입사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세 차례 지각을 했고, 다른 한 명은 입사한 지 1년이 지나갈 때쯤 세 번 지각을 했다. 직장 상사가 바라보는 그 둘의 이미지는 다르다. 때문에 첫 번째 사원에 대해서는 ‘또 지각’으로 여기지만, 두 번째 사원은 ‘무슨 일이 생겼나.’로 여긴다.

 

책은 또한 일과 사람과의 거리 두기에 대해서도 설명을 했다. 일에 몰입한다는 것은 일할 때 집중한다는 뜻이지, 일하지 않을 때도 일을 생각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일밖에 모르는 사람들은 자신이 일에 중독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의심해봐야 한다는 것이 요지이다.

 

변해가는 인력시장, 긱경제

 

일과 관련한 미래 모습으로 ‘긱경제(gig economy)’가 나온다. 이는 사회적인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에서만 해도 정규직이 아닌 인력들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이다. 과거와 비교해봤을 때 기업들이 채용에 쓰는 비용은 늘고 있지만, 직원을 교육하고 훈련하는 데 쓰는 비용은 줄고 있는 것이다. 환경이 빠른 속도로 변하고 그만큼 필요한 인재도 자주 바뀌는 상황에서, 회사 직원을 일일이 교육하는 것보다 외부에 있는 인력을 그때그때 채용하거나 전문 인력을 계약직의 형태로 활용하는 것은 유리하다.

 

비정규직의 경우 노동시장 안에서 특정한 곳에 소속되어 있지 않고 이동하는 위치다. 그래서 이들은 ‘긱’이라고 불린다. 오늘날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정규직의 규모는 엄청나다. 기업이 인건비 및 사무 공간에 쓰는 비용을 축소하고, 빠르게 변해가는 시장 상황에 따라 인적 자원을 그때그때 민첩하게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움직임 때문이다. 미국의 프리랜서협회는 2014년에 실시한 조사에 근거해, 회사에 소속되지 않고 계약을 통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인력이 미국 전체 인력의 25%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앞으로 기업들은 정규직과 계약직 직원들을 함께 관리하는 ‘투 트랙’ 인력 체계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책『4피트』는 이처럼 거리에 관한 사례와 함께 우리 현대 사회의 인간관계를 새로이 정립한 점이 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는 시도와 여타 자기계발서에서 읽을 만한 진부한 내용이 곳곳에 담겨 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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