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는 잘못이 없다 - 그물에 걸린 고등어가 내게 가르쳐준 것들
김선희 지음 / 덴스토리(Denstory)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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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을 때 행복해야 함께 할 때 즐겁다

[리뷰] 『파도는 잘못이 없다』(김선희, 알파스페이스, 2019.05.01)

 



부산에서 수산업을 가업으로 이을지 고민하는 저자는 바다에 대한 애착이 크다. 그 자신 바다에서 나고 살아오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특별히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았던 그는 이제 명상을 통해 모든 존재가 고통으로부터 자유롭길 원하고 있다. 그 결과가 바로 이 책 『파도는 잘못이 없다』이다.

 

책의 부제는 '그물에 걸린 고등어가 내게 가르쳐준 것들'이다. 문득,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이라는 불교 용어가 떠올랐다. 저자 김선희 씨는 좋은 스승을 찾아 해맨 결과, "있는 그대로 보고 있는 그대로 들어라."고 조언해준 한 스님을 만난다. 자유... 그토록 원하는 자유를 갈망하라! 진짜 나 자신을 만나기 위해서 말이다!

 

책은 총 6개의 장으로 이뤄져 있다. 1장은 '고등어가 내게 말했다'이다. 생선들이 오고가는 위판장에서 너무 편히 먹고사는 게 아니라는 질문을 던진 저자 김선희 씨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건져 올린다. "조물주가 아닌 이상 어느 것 하나 나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그는 썩은 생산들이 오가는 곳에서 죽음을 생각한다. 특히 그물에 걸린 고등어는 욕심 때문에 죽음에 이른다.

 

2장은 '온전한 사람'인데, 나 역시 그 누군가에게 '같은' 사람이 아니라 그 자체가 된 적이 있는지 반성하게 된다. 또한 우리는 지인들에게 공감을 얻고자 하는 것이지 정말 객관적인 잣대로 나를 바라봐 달라는 건 아니다. 병속에 든 물도 마찬가지다. 그게 물인지, 사이다인지, 소주인지는 내가 직접 마셔보고 알 일이다.

 

3장은 '노력은 필요하지만'이다. 수행을 하다가 한계에 이르렀던 저자 김선희 씨는 스스로 너무 높은 단계에 올랐다가 치부한 게 잘못이었다고 반성한다. 스스로 만든 생각을 부수고자 생각의 집착을 벗어던지고 인정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가 남자임에도 '김선희'라는 이름을 개명하지 않고 아직까지 쓰고 있는 것도 편견을 극복한 결과이다.

 

3장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혼자일 때'라는 내용이었다. 혼자 있을 때 불행한 사람은 함께 있을 때는 행복해지기 위한 목적으로 누군가와 함께 한다. 그래서 같이 있는 사람들을 불행하게 할 수 있다. 그렇다. 혼자 있을 때 행복해야 함께 있을 때 정말 행복할 수 있다. 너무 다른 사람에게 의존해온 내 자신을 반성하게 된다.

 

4장 '묵묵히 파도를 기다릴 뿐'에선 책의 제목인 '파도는 잘못이 없다'를 만날 수 있다. 좋은 파도를 볼 줄 알려면, 정말 수없이 많은 파도를 타보아야 한다. 그리고 난 후, 다른 모든 조건이 갖춰지면 이젠 '기다림'뿐이다. 좋은 파도를 기다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 나쁜 파도가 온다고 바다를 탓할 순 없는 법이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뒤쪽 글을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성공 하면 성공이 자신인 줄 알고, 실패하면 실패가 내 전부인 줄 아는 것이다. 상황과 감정은 내 자신이 아니다. 착각 하지 말자.

 

책은 정말 바닷가에 나가서 좋은 에세이를 읽는 느낌이었다. 이제 바다로 함 나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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