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트 그레이 - 멋지게 나이 들고 싶은 어른을 위한 안티에이징 라이프 플랜
지성언 지음 / 라온북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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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2막, 방구석은 재앙 … 속도 < 방향

[서평] 『그레이트 그레이 (멋지게 나이 들고 싶은 어른을 위한 안티에이징 라이프 플랜)』(지성언, 라온북, 2019.04.05.)

 

시대에 따라 자기계발서 역시 진화를 한다. 가장 놀라운 건 자기계발서를 집필하는 저자들의 의식이 매우 젊어졌다는 것이다. 『그레이트 그레이』의 저자 지성언은 60살이 넘었지만 너무도 젊은 생각으로 사는 분이다. 자기계발에 대한 그의 감각은 요즘 젊은이보다도 더욱 젊었다.

 

저자는 60세에 중국어 교육 벤처기업 ‘차이나다’에 입사했다. 인턴으로 입사했지만 합류 후 3년 만에 매출이 400% 성장하고 직원 수는 6명에서 100명이 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처음에 저자는 여타 직장인처럼 대학 졸업 후 LG 한 직장만 다녔다. LG에서 인생이 영원할 줄 알았고 회사가 자신을 내칠지는 꿈에도 몰랐다. 어느 날 본사 사장으로부터 직접 전화가 왔다. “내일 본사로 들어오실 수 있으세요?”라는 음성이 조심스레 들렸는데 본사로 들어가기까지도 저자는 자신의 임기 연장이 불허가 될 줄은 몰랐다.

 

그런데 그 상황에서 저자는 딱 3초 슬픈 후에 거짓말처럼 기쁨이 몰려왔다고 했다. 오히려 후련했고 삶의 칼자루를 드디어 자신이 쥐게 되었다는 안도와 함께, 내가 뭔가를 선택하고 설계할 수 있겠구나 싶은 용기가 들었다고 했다. 이후 저자는 몇 군데 가고 싶은 곳과 협상을 하면서 자신의 시장가격을 알아보는 일에도 매진했다. 최종적으로 미국계 여성복 회사에 꽤 괜찮은 조건으로 들어갔다. 이전보다 작은 회사였지만 “큰 회사에서는 작은 일을, 작은 회사에서는 큰일을 한다.”는 말처럼 오히려 실무를 더 세세하게 익힐 수 있었고, 중국 고객들과의 관계도 더 끈끈하게 재정립할 수 있었다.


슬픔에만 빠져 있다 보면 패배자가 된다

 

나는 이 책을 60살이 넘으신 아버지에게 선물로 드리고 싶다. 왜냐하면 저자는 요즘 50대가 너무도 젊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었고 이는 나이 드신 부모 세대가 읽기에도 충분한 책이기 때문이었다. 산술적으로도 50세면 100세의 중간 정도에 와 있는 셈이니 중간 휴식 정도다. 그 나이 즈음 많은 사람들이 은퇴를 한다. 그러나 은퇴 후의 삶은 인생 2막이다. 첫 번째 인생에서 후회했던 점을 반복하지 않은 채 새로운 삶을 살아갈 시기다. 인생 1막에서 우리는 이미 많은 시간과 노력으로 단단한 기본기를 갖추어놓았다. 내공을 쌓아 놓은 것이다.

 

저자는 인생 2막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인생 2막에서 중요한 것은 속도보다 방향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생 1막을 휩쓸리듯 시작하곤 하는데 그건 당시의 여러 환경과 스펙이 절충해서 만들어준 결과일 뿐, 그러니까 ‘최상’이었다기보다는 ‘최적’의 선택지였다. 인생 1막에서 자신의 역할이 배우에 그쳤다면, 2막부터는 극본도 쓰고 연출까지도 직접 해야 했다. 다만 언제 막이 내릴지, 어떻게 결말이 날지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 더욱 신명나게 인생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생 2막의 무대는 자신이 하기 나름의 무대인 것이다.

 

지금은 은퇴 후 무려 40~50년을 더 살아야 하는 세상이다. 인생 후반전 50년의 재설계가 필요한 시대의 맨 앞에 우리가 서 있다. 인생 후반전을 꼰대 소리 듣지 않고 지내려면 라이프스타일 자체를 바꿔야 한다. 페이스북을 통한 마케팅 업무 그리고 SNS 활동도 활발해야 한다. 음식도 과거 좋아하던 것만 고집하지 말고 요즘 유행하거나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일부러라도 접해보아야 한다. 채팅방에 대한 고지식한 생각도 벗고서 즐길 줄 알아야 한다. 다양한 각계각층의 인재들이 모여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채팅방은 이미 널렸고, 모두가 인터넷으로 소통하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젊은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싶어 했다. 그저 은퇴 후 아무것도 안하고 방구석에서 늙기만을 기다리는 것을 재앙이라 여겼다.

 

오늘날 사람들은 계속해서 가치를 만들어가는 삶을 살아야 할 운명에 처해 있다. 전통 직업 중 상당수는 10~20년 내에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된다. 이 중 창조적인 감각을 요하는 직업은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자면 작가나 예술가 또는 요리사 같은 직업이다. 이렇듯 변화하는 세계화 속에서 평생 현역으로 살기 위해서는 나만의 개인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프리랜서로서 각종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고 오래도록 활동할 수 있도록 나만의 지식과 경험을 콘텐츠로 가공한다면 스스로가 얼마든지 상품이 될 수 있다.

 

‘나’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세상에 보이자

 

저자는 30대 초반 타이베이 주재원 지사 파견 당시 중국어는 물론이고 중국 음식도 새로 배우면서 거의 미쳐 살았다고 한다. 이러한 생활 가운데 사람들과 어울리는 방법을 많이 익혔는데 그 중 하나가 옷차림에 신경을 쓰는 것이다. 저자는 멋지게 나이 드는 방법 세 가지를 책에 제안했다. 첫째, 옷이나 액세서리 등에 좀 더 신경을 써서 나를 포장하라. 둘째, 무엇이든 나누는 어른이 되어라. 셋째, 나누고 난 빈자리는 다시 새로운 것으로 채워라.

 

사람의 외모를 구성하는 요소 중 으뜸은 아무래도 얼굴이다. 하지만 그 외에도 몸매와 옷차림 구두, 핸드백, 가방 등 액세서리도 무시할 수 없는 구성 요소다. 개성 있는 옷차림, 나의 아이덴티티를 한눈에 보여주는 드레스 코드가 악수보다 먼저인 세상이다. 얼굴이 조금 평범해도 옷을 잘 입으면 용서가 되지만, 얼굴만 잘나고 옷을 못 입으면 용서가 안 되는 게 요즘이다. 먼발치서부터 우리는 상대방을 스캔한다. 걸음걸이나 표정 또는 액세서리를 보고 먼저 상대방을 파악한다. 악수나 통성명도 안 한 상태에서 상대에 대한 상당한 정보를 외모로 나눈다.

 

영국의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은 “호감을 주는 외모는 영원히 써먹을 수 있는 추천장”이라고 말했다. 또 영국 정치가 체스터필드 경은 “재능과 지식만으로 마음을 얻을 수는 없다. 복장과 분위기 그리고 몸가짐으로 눈길을 끌고, 우아하고 조화로운 말씨로 귀를 즐겁게 해주면, 분명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나이가 들면서 사람은 두 종류로 갈라진다. 나이 들수록 추해지는 사람과 나이 들수록 매력적인 사람. 종합적인 그 사람만의 ‘외모가 주는 느낌’이 그 사람의 경쟁력을 결정한다. 저자는 항상 잘 웃기를 바랐다. 잘 웃는 사람은 나이 들어서 웃는 모양으로 깊게 파인 아름다운 주름을 가지게 된다. 늘 찡그리는 사람은 험상궂은 인상의 주름을 소유한다. 즉 나이 들수록 외모가 바로 경쟁력이다. 외모는 비단 얼굴이나 옷맵시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그 사람의 청결한 정도, 건강 그리고 풍겨 나오는 아우라나 기운까지 모두 외모의 범주에 들어간다. 즉 전체적으로 느껴지는 품격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품격은 내적 충실함과도 연관이 되니 항상 심신을 건강하게 단련해야 한다. 내적 충실함이 당신의 밖으로 보이는 것들을 뚫고 자연스레 나타나야 진정한 경쟁력 있는 외모를 보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앞으로 배우나 탤런트가 되는 꿈을 꾸고 있다. 한 번뿐인 인생 가슴 뛰는 일을 하면서 나이 들고 싶어 하는 저자의 생각은 아직도 젊다. 정말이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며 읽는 내내 가슴이 뛰기는 오랜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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