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떡 같은 세상에서 즐거움을 유지하는 법
미멍 지음, 원녕경 옮김 / 다연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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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이라 욕했던 작가에게 ‘좋아요’ 남기는 세상

[서평] 『개떡 같은 세상에서 즐거움을 유지하는 법』(미멍 저, 원녕경 역, 다연, 2019. 01.28)

 

유튜브 영상을 둘러보다가 친구의 죽음을 애도하는 다큐를 시청했다. 그 친구의 나이 겨우 40대 중반이었다. 돌아가신 그의 삶이 너무도 빨리 지나가버린 듯했다. 한없이 젊을 줄만 알았던 우리가 학창시절 친구의 부고를 접하게 될 경우 어떤 기분이 들까 상상이 안 간다.『개떡 같은 세상에서 즐거움을 유지하는 법』의 작가는 이러한 현실에 대해 자신의 경험을 통틀어 놀라운 이야기를 건넸다.

 

미멍은 중화권 작가로 꾸준히 글을 써오는 가운데 30대에 들어 시나리오 공부를 시작했다. 주위에서 ‘늦었다.’는 말을 많이 들어온 작가는 ‘늙음’에 대해 생각을 했고 다음과 같이 정의 내리기에 이르렀다. “늙음이란 겁이 많아지는 것이다. 늙으면 바나나를 하나 사더라도 덜 익은 바나나는 고르지 못한다. 바나나가 익기도 전에 자신이 먼저 죽을까 봐 두렵기 때문이다.” 작가는 시나리오를 처음 공부하기에 그만큼 통째로 외우거나 여러 번 돌려보아 필기를 하면서 열심히 익혔다.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된다. 1장은 ‘세상에 대한 도전’이 주제고, 2장은 ‘노력의 필요성과 상대에 대한 공감능력’이 주제다. 그리고 3장은 ‘노력을 통해 능력과 부와 명성을 얻어야 한다’는 내용이 주였다. 4장에서 8장까지는 이 시대를 사는 여성에게 보내는 글이었다. 여성이 첫 연애를 하면서부터 결혼 생활을 하기까지 긴 기간을 설명하였는데, 때문에 책의 독자층은 젊은 여성이 적합해보였다. 작가는, 남자에게 자신의 삶을 의지 말고 스스로 삶을 결정하는 여성이 되라고 주장하고 있었다.

 



사회는 결국 훌륭한 사람이 중심이다

 

작가는 기자 시절 많은 사람을 인터뷰하면서 진심으로 깨달은 바가 있었다. 바로 어느 업계든 그중에서 제일 잘나가는 사람, 가장 성공한 사람은 재능, 노력, 인맥, 수단 중 적어도 한 가지는 남보다 월등하며 그 월등함이 더할수록 더 대단한 사람이 된다는 사실이었다. 저자는 한때 잘 나가는 친구들을 질투했다. 특히 출발점이 같았던 친한 친구의 성공은 그녀를 더욱 힘들게 했다. 그러나 질투의 대상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노력하여 높은 위치에 올랐는지 깨닫고는 그것을 자신의 원동력으로 삼아 더욱 열심히 노력할 수 있게 되었다.


책에서 강조된 소재 중 하나는 ‘인맥’이었다. 베이징대학교의 한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인맥은 일종의 ‘가치 교환’으로, 쌍방 모두 이용 가치를 지니고 있을 때 성립되는 것이다.” 우정은 이익이 아닌 감정적 교류가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인맥은 우정과 달랐다. 인맥의 진짜 의미는 성공으로 향하는 경로가 아니라 성공 후에 따르는 결과인 것이다.

 

무엇보다 인맥은 수준이 맞아야 한다.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어느 유명인사와 사진을 찍고 모 업계의 거물과 악수를 했다고 하여 그들이 나의 인맥이 되지는 않는다. 그들의 눈에 우리는 그저 투명인간일 뿐이다. 저자에 의하면 남들에게 존중과 찬사를 받을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내가 먼저 대단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자신이 ‘병신’이라고 욕했던 시나리오 작가가 대박을 치자, 올라오는 게시물 족족 가장 먼저 ‘좋아요’를 눌렀으며 또 자신의 SNS에 그 작품을 극찬하는 게시물을 올리고 대단한 필력이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현실은 이렇게 잔혹하고 세상은 이토록 현실적인 것이다.

 

사람들이 나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건 나의 전문성이 아직 부족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기술을 높이기 위해 백배는 더 노력해야 한다. 사회는 별 볼일 없는 사람에게 작은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 내가 충분히 대단한 사람이 되었을 때 수많은 기회가 물밀 듯이 밀려오고, 내가 충분히 뛰어난 사람이 되었을 때 원하는 모든 것이 알아서 나를 찾아오는 법이라고 저자는 적었다.

 

자신을 다스리고 상대를 공감하게 하는 EQ

 

지식만큼이나 EQ도 중요하다. EQ가 높다는 건 제대로 말을 할 줄 안다는 의미다. 저자는 춘제 때 마카오로 가족여행을 갔었다. 남편은 사람이 많을 거라 반대했지만 저자는 그 말을 듣지 않았다. 그리고 그날 장장 다섯 시간 동안 줄을 서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가지고 있던 통행증을 분실해 맥도날드에서 하룻밤을 새워야만 했다. 그럼에도 남편은 핀잔을 주는 대신 함께 문제를 해결해주었다. 저자는 그게 지금껏 큰 고마움으로 남았다고 했다.

 

베이징대학교 초대 총장인 후스는 높은 EQ를 지닌 대표적 인물로 거의 화를 내지 않기로 유명했다. 화를 내는 것이 일종의 추태라고 말한 그는 자신의 감정을 제어하기 위해 화가 날 때면 10초간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라앉히곤 했다. 이처럼 EQ는 하드 파워의 일부분이다. 상대에게 하는 말이 얼마나 편안함을 주는가에 따라 당신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가 결정될 수 있는 것이다.

 

책에 EQ를 높이는 대화법 몇 가지가 소개되었다. ▶ 상대가 아무리 바보 같은 말을 해도 진지하게 “맞아요.”하고 말해주고 나서 상대의 말을 확장하듯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라. ▶ 고맙다는 인사를 할 때는 “OO 씨 고맙습니다.”처럼 호칭이나 상대의 이름을 넣어라. ▶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할 때는 “괜찮을까?”, “-할 수 있을까?”처럼 상대의 동의를 구하는 말을 덧붙여라. ▶ ‘우리’, ‘저희’ 같은 단어를 자주 말에 첨가하면 사이를 좁힐 수 있다. ▶ 칭찬을 할 때에는 구체적으로 콕 짚어 말하라.

 

▶ 사교 모임에서는 소수파의 기분을 고려해, 모두가 대화에 동참할 수 있는 화제로 이야기를 나눠라. ▶ “내 말 이해했어?”, “내 말 알아들었어?”라는 말보다는 “내가 제대로 얘기했나?”라고 바꾸면 지적의 대상이 남이 아닌 내가 된다. ▶ 재미있는 셀프 디스로 고급 유머를 시도하라. ▶ 자신의 비참했던 경험을 말하는 것도 상대를 위로하는 방법 중 하나다. ▶ 정말로 존중하고 인내심을 발휘해야 할 상대는 가족, 배우자, 친구이다.

 

개떡 같은 세상에서 즐거우려면, 노력하 

 

요즘은 한 직장에 다니며 밥 벌어먹고 사는 게 철밥통이 아니다. 어디를 가든 밥 벌어먹고 살 수 있는 능력을 갖는 게 철밥통이다. 그런 면에서 작가는 자신의 글쓰기 능력을 키우고 있으며, 부모가 늙어가는 속도보다 자신의 성공 속도가 앞지르도록 노력 중에 있다.

 

책은 어떤 면에서 소설처럼 이야기가 있었다. 그리고 또한 자극을 주었다. 작가는 ‘악착같이 살아라.’, ‘사회에서 살려면 돈을 벌어라.’는 등 자본주의 인식을 강하게 품고 있었다. 중화권이건 우리나라건 그러한 인식은 비슷한 모양이었다. 책은 여러 유명인사와 개룡인(개천에서 용난 사람)들의 사례를 들며 흥미롭게 전개되었다. 화려한 문장들로 용기를 주는 여타 자기계발서와 달리 현실을 직시하게 하고 실천을 강조하게끔 이끌었다. 이상보다는 체감을 하게끔 하는 책인 것이다.

 

작가는 말한다. “경제적으로 자유로울 때 비로소 선택의 자유가 생기고 심지어 인격적 자유를 얻을 수 있다. 그러므로 노력하지 않는 사람들, 허송세월하는 사람들은 잔소리를 듣고 질책을 받고 무시를 당해도 싸다.” 우리는 살면서 스스로가 세상의 중심이 아님을 깨닫는 때가 빈번하다. 그리고 아무리 노력해도 어찌할 도리가 없는 일이 있음도 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들도 있음을 잘 알면서도 온 힘을 다해 쟁취하려 할 때, 우리는 개떡 같은 세상에서 즐거움을 유지할 자격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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