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서핑 - 20·30 청춘을 위한 라이프 플랜 프로젝트
장주영 지음 / 바이북스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를 아는 ‘정체성’ 자본이 결국 ‘경제적’이다

[서평] 『라이프 서핑』(장주영, 바이북스, 2019.01.15.)

 

바다에서 서핑을 해보지 않았더라도 서핑하는 사람의 모습을 한 번쯤을 봤을 것이다. 보드에 납작이 엎드려 헤엄치면서 파도를 기다리다가, 요가를 하듯 상체를 일으키고, 이어 파도가 다가옴에 따라 몸 전체를 일으키면서 높은 파도에 잡아먹히지 않고 머리 꼭대기에서 예술 행위를 만든다.『라이프 서핑』의 저자는 이러한 서핑을 즐기는 작가다.

 

책에는 회사 생활과 사회생활의 에피소드가 각 장마다 나온다. 그와 함께 서핑에 대한 자신의 추억을 삶의 플랜에 조합하여 저자는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책에서 눈여겨볼 대목이 몇 가지 있었다. 우리나라의 취업 시장 문제가 나오는 부분이 첫 번째였다. 커리어넷이란 취업 전문회사에서 취업자들을 조사한 결과 취업 후 10명 중 7명이 이직을 고민한다고 한다. 이유는 자신에 대해 모르는 상태에서 단지 취업의 문턱만 넘었기 때문이었다. 어떤 일이든 자신의 비전과 재능에 맞지 않으면 지루한 노동이 되는 법이었다.

 



도전해야 하는 20, 30대

 

사회생활 초기 찾아오는 역경은 취업 준비하던 시절과는 또 다르다. 자신의 바닥을 한없이 보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족한 실력, 실수, 멀어져 가는 꿈과 목표, 인간관계까지.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절대 실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잃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살아 보면 장단점을 가리는 게 무의미할 때가 많다. 어떤 사람은 장점이라고 믿고 있었던 자신의 능력으로 인해 실패하고, 어떤 사람은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자신의 능력으로 인해 성공한다. 즉 돈이 장점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돈 때문에 망하고, 돈이 부족한 것이 단점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그 이유로 성공하는 경우가 있는 법이다. 저자의 경우 말주변이 부족한 자신의 능력을 단점이라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발표 자리나 미팅이 있으면 사전에 다른 사람들보다 몇 배 더 철저히 준비했다. 그 준비 과정 덕분에 저자의 표현 능력은 성장하게 되었다. 단점이 강점으로 승화된 것이었다.

 

책은 ‘목표를 가져라’는 식으로 두루뭉술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여러 원리를 제시하며 독자로 하여금 따라하게 만들었다. 독특했던 문구 중 하나는 ‘청년시기라면 연봉에 집착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미래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직업에 임해야만 자신을 알게 되고 그와 함께 정체성 자본은 두둑해져 이것이 경제적 자본으로 연결되는 때가 오게 되기 때문에 돈에 집착하지 말라는 이야기였다.

 

저자는 출장 중에 어느 휴게소에서 한 아주머니를 만났다. 아주머니는 책을 읽고 있었고 저자는 말을 걸었다고 한다. 아주머니에게서 저자가 들었던 인상적인 이야기는 이렇다. “저는 꿈이, 정말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서 슈퍼 하면서 책만 보면 좋겠다 했는데, 그대로 된 것 있죠. 정말 말이 무섭다니까요.” 이와 비슷한 일은 저자도 겪은 적이 있고 실제로 주변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 많다. 긍정적인 사고와 마음가짐을 가져야 그에 따라 의식적인 행동을 해나갈 수 있는 것이다.

 

지성의 질을 높이는 방법 중 가장 손쉬운 것은 독서다. 다만 단순한 독서가 아니라 자신의 목표에 맞는 독서여야 한다.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은 70세가 넘어서도 지성을 연마하기 위해 플라톤 책을 읽곤 했다. 나 역시 책 읽기를 즐기는데, 그것은 책에서 뿜어지는 기운이 좋아서이다. 『라이프 서핑』의 경우 글과 문장이 빽빽하고 그림이나 도표 한 장 실리지 않아 답답한 문체라고 생각이 들지만 뿜어지는 느낌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었다.

 

책에 저자의 서핑 체험과 삶의 우여곡절을 연관시킨 건 참신했다. 그러나 서핑 체험 묘사가 길어 자칫 에세이로 비춰질 염려가 있었다. 또한 책은 사회 경험을 아예 해보지 않은 독자층에 어울렸다. 왜냐하면 행사 기획 등에서 저자가 겪은 긴장된 이야기 등은 너무도 일반적인 사회생활의 부분이기에 이 몇 가지 에피소드만으로는 오랜 사회생활을 해봤을 독자들이 충분히 설득되거나, 위로받거나, 용기를 얻을 수는 없을 것이었다. 독자들은 단순하지 않은 법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