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 : 서로 다른 곳에서 다른 꿈을 꾸며 살아가는 열 사람의 이야기
한주 외 지음 / 가나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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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주’가 가르쳐 주는 삶의 의미와 철학

[서평] 『LIVE (서로 다른 곳에서 다른 꿈을 꾸며 살아가는 열 사람의 이야기)』(가나북스, 한주 외, 2019. 1.7)

 

새로운 한 해가 올랐다. 많은 이들이 떠오르는 해를 보며 사소한 일상에서 벗어나 좀 더 의미 있는 일을 해보리라 다짐을 한다. 하지만 중요한 건 시간을 어떻게 보냈느냐보다, 그 시간을 기억이 아닌 추억으로 남겨야 한다는 점이다. 열 사람이 쓴 글을 묶은 에세이집『LIVE』는 독자로 하여금 의, 식, 주를 기반으로 구성되는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한주 작가는 자기계발서와 같은 내용으로 삶의 의미를 조망했다. 특히「좋은 사람의 신념」에서는 공자와 스티브 잡스 연설을 내용의 80% 이상으로 인용하면서까지 ‘신념’에 대해 설명했다. 신념은 아집과 반대된다. 이는 다음과 같이 책에 묘사되었다.

 

“신념은 성장하려 하지만, 아집의 틀은 견고하다. 신념의 틀은 들을 귀가 있지만, 아집의 틀에는 귀가 없다. 신념의 틀은 설득하려 하지만, 아집의 틀은 주장만을 한다. 신념의 틀은 상대방을 존중하지만, 아집의 틀은 상대방을 무시한다. 신념의 틀은 기다릴 줄 알지만, 아집의 틀은 조급해한다. 이렇게 둘은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형태를 취한다.”

 

삶의 경험을 담은 에피소드

 

김현석 작가의 글들은 문장 이어짐이 자연스러워 읽기가 수월했다. 작가는 삶의 경험들을 사례로 들면서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삶을 대하느냐에 따라, 경험을 학습으로 만들 수도 있음을 설명했다. 게임 기획자 일을 하는 작가는 게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계기와 그로 인해 행복을 찾은 현재를 이야기했다. 게임을 하는 사람들을 흔히 노는 아이 취급하는 독자들의 편견을 깨뜨릴 내용들로 전개와 구성이 진행됐다.

 

작가는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아버지가 우리 가족을 버렸다고 생각하며 괴로워했었다. 그러면서 아버지에 대한 증오와 원망을 키웠다. 그런데 한편으로 이러한 부정적 감정으로 인해 힘들었던 시절을 버틸 수 있었다고 작가는 회상했다. 작가는 아버지를 대신해 집을 이끌 가장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어른이 된 지금은 책임감을 조금은 내려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혼자 모든 것을 책임지기보다 책임을 나누는 쪽으로 생각을 정리하였다.

 

실제로 작가의 글들이 읽기에 좋았던 건 누구나 흔히 접할 사회 문제들에서 자신만의 진리를 깨우쳤다는 데 있다. 독자들이 공감할만한 내용들이었다. ‘좋은 스승’을 소재로 쓴 글의 경우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에서 만난 각각의 스승들을 통해 도망치지 않을 용기와 감정을 이성으로 제어하는 방법 그리고 넓은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깨달았다고 한다. 작가는 인생의 진리를 알려준 스승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적었지만, 내가 보기에는 이러한 진지를 깨우친 작가의 마음가짐 역시 훌륭했다.

 

소소한 일상을 엿보다

 

책을 쓴 10명의 공동저자들이 각기 다양한 형식의 글을 썼다. 생생한 사례와 경험을 적거나 인상 깊었던 사건을 이야기로 만들었거나, 자기계발서처럼 이성적인 말로 치장을 한 글들이었다. 이 중 강태호 작가는 인상 깊었던 사건을 이야기로 만든 유일한 사람이었다. 그는 노동법 관련 기사를 쓰고 취재를 다니며 모은 자료를 바탕으로 해양문학상에 입상하기까지의 에피소드를 묘사했다. 그러면서 수많은 취재를 했던 노력들이 헛된 시간이 아니었으며 언젠가는 의미가 있다는 교훈을 남겼다.

 

작가 쓴 해양문학상 소재는 한진해운 사태였다. 이 역시 그간의 취재 속에서 모아둔 자료들 중 하나였다. 문장이나, 어휘, 문맥은 어설펐지만 내용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우리 삶을 그린 글이었다. 심사위원들도 아마 삶을 표현하고자 한 작가의 메시지를 보고 글을 뽑았을 것이었다.

 

남성택 작가는 자기 자신에 대한 글을 썼다. ‘나’는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가장 많은 시간 마주하게 되는 사람이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한다고 한다는 말처럼 우리는 자기 자신을 잘 이해하고 자기 자신과 가장 친한 친구가 될 때 비로소 자신과 잘 지낼 수 있다. 이에 작가는 자신을 잘 통제하는 사람이 성공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에피소드를 실었다. 다만 글마다 주제가 일관되지 않고 너무 많은 에피소드가 한데 엉켜 있다 보니 소음처럼 보이기도 했다.

 

책에는 작가들의 강렬했던 경험들이 녹아 있었다. 대다수가 의식주를 기반으로 한 이야기들이다. 신대영 작가의 경우 어릴 때 잘 못 먹어 영양실조에 걸리고 또 라면을 많이 먹게 된 사연을 소개하면서 독특하게도 이를 라면의 철학으로 썼다. 비만을 가진 사람들은 몸이 건강하지 않은 것보다 가정이 건강하지 않을 수 있고, 특히 정신이 더욱 건강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작가는 깨달았다. 다른 이의 글을 통해 일상의 내면을 다시금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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