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 칼 대지 않고 수술합니다 - 절개.적출.출혈이 없는, 여성을 위한 비수술적 하이푸 치료
김태희 지음 / 라온북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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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테리의 어원 ‘히스테라(hystera, 자궁)’ 적절한 치료법은?

[서평] 『자궁 칼 대지 않고 수술합니다』(김태희, 라온북, 2018.10.31.)

 

저자가 초등학교 6학년이었을 때 어머니께서 자궁근종 진단을 받으셨다. 병원에서 자궁을 적출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수술 날짜가 잡히고 나니 아버지는 근심스러워하셨다. 저자는 어릴 적부터 보아온 경험과 현재의 의사생활을 바탕으로 여성에 도움이 되는 책『자궁 칼 대지 않고 수술합니다』을 출간했다. 여성의 몸은 남성의 몸보다 생리학적으로나 해부학적으로 더 복잡하다. 사는 동안 남성보다 훨씬 많은 생물학적 변화를 겪는다. 이 중 자궁, 유방 난소는 여성에게 매우 중요한 구조다.

 

자궁은 방광 뒤 대장 앞에 있는 장기로 전체적으로는 서양 배를 거꾸로 놓은 모양처럼 생겼다. 여성에게 있어 소중한 장기이기에 제2의 심장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또한 자궁은 태아가 자라면 임신 전보다 500배가 커지는 매우 신비로운 신체기관이며, 아기를 낳고 나면 두 달 정도 뒤에 다시 본래 크기로 줄어든다. 자궁질환은 여성호르몬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여성의 히스테리(자궁)란

 

여성의 자궁은 여러 질환에 노출되기 십상이다. 특히 자궁근종과 자궁선근증은 여성에게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자궁질환이다. 자궁선근증은 35~50세 여성에게 잘 생기는 질환으로 77%가 만성 골반 통을 동반한다. 자궁근종 역시 여성에게 생기는 가장 흔한 양성종양으로 별다른 증세 없이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궁 근육층을 구성하는 자궁 근육세포의 유전자 돌연변이로 발생한다. 자궁근종은 생명과 직결되는 큰 질병은 아니지만 가임기 여성에게는 난임의 원인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방치해선 안 된다.

 

우리는 히스테리 부린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히스테리는 고대 사회에서 쓰던 그리스어 ‘히스테라(hystera, 자궁)’에서 기원했다. 여성의 모든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일컫는 말로, 그 모든 고통은 자궁으로 인해 생긴다고 사람들은 믿었다. 마취법이 발명된 1800년대에 자궁적출술이 시작되었는데 여성의 히스테리를 잠재운다는 목적으로도 자궁적출술은 성행했다. 예로 폭식증, 생리전 증후군, 정신질환을 비롯해 자위를 하거나 행실이 단정치 못하다는 이유로도 남편, 아버지, 의사는 여성에게 자궁적출술을 받게 하였다.

 

자궁과 난소를 제거하지 않아도 되는 시술

 

자궁 적출은 여성에게 육체적, 심리적으로 상실감을 주는 치료다. 실제로 자궁 적출 후에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거나 이전에 없었던 요통 등의 부작용을 겪는 경우도 상당하다. 오늘날에는 자궁에 이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 자궁을 적출하려는 여성들이 있다. 이들 중 43%는 난소암을 예방한다는 목적으로 난소까지 제거하기도 한다.

 

난소는 자궁과 함께 여성의 몸에 일생 동안 호르몬을 공급해 주는 소중한 기관이다. 그저 난자를 만들고 배란시키는 것 외에 에스트로겐과 황체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을 생산하며, 그 작업을 위해 뇌하수체와 연결되어 있다. 배란이라는 규칙적인 작업을 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그 흐름에 이상이 생기면 몸에 질병이 찾아올 수 있다.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생리혈이 역류하면서 자궁 내막 조직이 난소 등 다른 장기에 붙으면 자궁내막증을 일으킨다. 20, 30대 젊은 층에서 발병하는 것이 특징이다. 다행히도 난소암은 발병 가능성이 낮은 암이다.

 

가임기 여성이 생리가 부자연스럽고 생리불순이 심하고 그 상태가 호전되지 않는다면 난소 기능 저하나 조기 폐경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난소의 기능 저하를 예방하려면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생활습관은 필수다. 저자는 자궁과 난소 질환을 치료하는데 하이푸를 추천한다. 하이푸 시술은 정상 자궁 조직을 손상시키지 않고 근종만 괴사시키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자궁을 보전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다. 비절개이면서 통증이 거의 없어 대세로 떠오를 전망이라고 저자는 적었다. 하이푸 치료 후에 임신에 성공한 환자의 사례는 많다.

 

부작용과 합병증이 드문 치료법

 

저자가 전문의로서 처음 근무한 곳은 강남베드로병원이었다. 군 복무를 마치고 처음 면접을 보러 갔을 때 비수술적 치료인 하이푸를 처음 접했다. 하이푸를 접할 당시 한국에는 직접 하이푸를 시술하는 의사가 없었다. 하이푸는 2013년에 들어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등에 대한 신의료 기술로 지정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저자는 누구보다 하이푸를 널리 알렸고 2018년 현재 시점까지 2,500사례 넘게 하이푸 시술을 시행했다. 저자의 시술 대상은 대부분이 자궁이었다.

 

하이푸(High Itensity Focused Ultrasound)는 고강도의 초음파를 한 초점에 모아 생긴 에너지로 종양을 치료하는 기술이다. 환자의 몸속 깊숙이 위치해 있는 종양을 칼이나 바늘 등의 날카로운 도구 없이 치료하는 비침습적인 치료법이다. 감염 우려가 없고 회복이 빠르며 부작용이나 합병증이 드물다. 딱딱한 고형의 종양은 모두 치료가 가능하지만 공기가 들어 있는 장기인 폐, 위, 소장, 대장은 치료할 수 있는 케이스가 적다. 그리고 뇌, 척추처럼 중추신경이 모여 있는 곳은 치료하지 않는다.

 

저자는 혼자 고군분투하며 이 분야를 개척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배울 수 있는 곳을 찾아 일본 등 해외로 다녔다. 책은 이외에도 하이푸 치료 사례와 내원하여 자궁 질환을 치료받은 환자들의 사례가 여럿 나온다. 어떤 증상으로 환자들이 병원을 찾았고, 어떤 치료를 받아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지 등이 소상히 나온다. 책 끝 부분에는 치료 후 관리와 예방에 대한 좋은 식습관이 제시된다. 어려운 용어도 없어 책은 쉽게 읽히므로 여성이라면 그리고 주위에 가족을 둔 남성이라면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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