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정도 - 최고의 인재를 위한 50가지 지혜
서정락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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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히 일하는 직원 배려하는 게 ‘일의 正道’

[리뷰] 『일의 정도 : 최고의 인재를 위한 50가지 지혜』(서정락, 21세기북스, 2018.11.25)

 

자신을 패배자로 여기고, 부모를 탓하고, 세상을 원망하고, 스스로마저 불신했던 청년이 있었다. 청년은 어느 날 ‘내가 왜 패배 의식에 젖은 채 살아야 하지?’ 생각을 하게 됐다. 고민 끝에 핑계를 대지 말고 적극적으로 살아가겠다며 다짐을 했고 이후 꾸준한 실천으로 명망 있는 기업인이 되었다.『일의 정도』 서정락 저자의 이야기다. 저자는 자신의 오랜 사업 체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냈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며 일의 시작, 일의 실천, 정도의 품격, 정도의 힘에 이르는 묵직한 주제들로 전개된다. 1장은 리더가 되기까지 겪었던 에피소드와 깨달음에 대한 부분이다. 서른두 살이었던 저자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경남 창원에서 인력 아웃소싱 분야 사업을 시작했다. 1990년대 초, 당시는 아웃소싱 사업의 초창기였고 사업은 모든 분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컸고 때문에 조만간 시장을 선점할 전망이 있었다. 저자는 이를 예상했다. 확고한 기준으로 사업을 결정했고 이후 사업은 예상대로 탄탄대로였다.


하지만 30대 초 이른 나이에 사업을 시작하다 보니 자신보다 나이와 경력이 많은 자들을 직원으로 둘 경우가 생겼다. 이들은 저자를 쉽게 보았다. 하지만 저자는 명령을 하기보다 진심으로 직원들에게 협조를 바라는 부탁을 하였고 본보기가 되기 위해 자신 역시 더욱 열심히 일했다. 이때 저자는 ‘스스로 생각하고 일하는 자세’야말로 성공을 향한 기본기임을 깨닫게 된다. 지인의 결혼식 참석조차 참석 유무를 전날까지 고민하는 것이 인간 심리인데 인생과 사업이란 얼마나 생각하고 실천을 해야 하는 일이겠는가.

 



기업인이 지녀야 할 사람 보는 안목

 

일을 할 때 ‘사람’이란 중요하다. 사람 보는 안목은 한 순간에 생기지 않고 살면서 여럿을 만나고 깨달아가야 는다. 회사에 새로운 사람을 들일 때 저자는 지원자와 최대한 오래 이야기를 하며 그가 하는 말, 행동, 표정 등을 관찰했다. 많은 지원자들이 잘 준비된 답변을 순발력 있게 내뱉었지만 저자는 인성을 더 중요시 봤다. 그렇게 조금씩 사람 보는 지혜를 길렀다. ‘퀵 픽스(quick fix)보다 스로우 픽스(slow fix), 즉 오래도록 끈기 있게 지켜봐야만 그 사람의 진가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람 보는 눈은 더 나아가 기업 전체를 바라보는 눈이 되었다.

 

사람은 원석으로 태어나 부단한 노력으로 보석이 되어간다. 저자가 리더로서 살아가며 깨달은 점은 주목받는 직원들의 사기를 올려주는 것도 좋지만, 동시에 음지에서 묵묵히 일하는 직원들이 어떤 보석이 되어 가는지 살피어 세심하게 보살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적었다.

 

“개인의 가치는 본인이 판단할 수 없다. 결국 사회에서 판단된다. 그것도 절묘할 정도로 정확하다. 지금 회사에서 받는 급여가 그 정도면, 더도 덜도 아니고 본인이 지금 그 정도 가치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그러니 자신의 능력을 애써 이야기할 필요도, 과시할 필요도 없다. 더 좋은 대우를 원하면 더 노력하면 된다.”

 

능력과 마찬가지로 핸디캡도 감춘다고 감춰지지 않는다. 만약 인간관계가 어렵고 성격이 소심하다면 사회 모임에 가입해 사람을 사귀고, 억지로라도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걸어보고, 대학원 다닐 때도 일부러 회장 자리를 도맡아보아야 한다. 그래야 여러 사람 앞에서 의견을 이야기하는 수준으로 바뀌게 된다. 성격이 바뀌면 사회의 인간관계도 달라진다. 나아가 회사에서도 인정을 받는다. 자기 의견 없이 혹은 의견이 있어도 이야기하지 않는 사람은 어디에 있건 금방 금방 교체되는 부속품에 지나지 않는다.

 

도전하지 않은 시간은 고통이다

책에 적힌 이야기들은 사회 초년생에서부터 만년 과장에 이르기까지, 공통적으로 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두루 적용된다. 한 기업 대표의 시각으로서 직원들의 모습을 총괄하여 살펴 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하며 또한 사회 초년생이 알지 못하는 대표의 시각을 엿볼 수 있는 책이기에 다른 책들과 차별성이 있다. 게다가 책에는 재미있는 표현도 많다. “같은 과일이라도 백화점 상품이 될 것인지, 노점상의 과일이 될 것인지 구분은 포장의 차이다.”는 말 등이 그러하다. 대기업이냐 중소기업이냐 문제보다 개인의 몸가짐이 중요함이다. 옷을 단정히 입고 매너 있는 행동으로 품격을 만들어 나가야함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딱 상식만큼 노력한 사람들이 아니다. 상식을 넘어선 노력과 도전을 한 사람들이다. ‘오늘 바뀌어야 다른 내일이 온다. 그렇게 하루하루 쌓이다 보면, 인생이 바뀌고 본인이 바라는 인생을 만들 수 있다.’

 

사업을 하기도 바쁜 와중에 저자는 박사 학위 공부를 했다. 너무도 힘이 들었다. 하지만 막상 학위를 받고나니 절대 허튼 시간이 아니었다. 학문을 깊이 탐구하면서 스스로가 한층 성장했고, 주변에의 평가도 달라졌다. 미래를 위해 큰 포석 하나를 둔 셈이었다. 만약 노력하지도 않고, 미래가 막막한 것만을 걱정한다면 그 시간이 더 아까웠을 거고 고통스러웠을 지도 모른다.

 

가정이 평온해야 일도 즐겁다

 

저자는 사업만큼이나 일구기 어려웠던 집단으로 가정을 꼽았다. 소소한 인생살이는 저자의 사회 살이 만큼에나 저자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그 이야기는 4장에서부터 나온다. 결혼 생활은 사회생활만큼 치열하다. 가정은 평안한 공간이기도 하지만 적당히 꾸려놓고 적당히 끌고 갈 수 있는 집단도 아니다. 많이 노력하고 세심하게 돌봐야 한다.

 

젊었을 때 저자는 기업을 이끄는 신념만큼이나 가장에 대한 마음가짐도 남달랐다. 아내와 절대 이혼하지 않을 것이며, 손찌검도 안하고, 돈벌이 시키지 않겠다는 다짐이 그랬다. 그리고 지금도 그 약속을 지키고 있다. 당시 돈벌이가 좋지는 않았지만 열심히 일할 자신이 있었고 자신감으로 미래를 만들 생각이었다. 아마 돈을 많이 벌어놓고 결혼하려고 했으면 결혼이 많이 늦었을 것이다. 결혼을 하면서 하나씩 살림을 꾸려나가는 재미도 몰랐을 것이다.


가정은 우물이다. 가족 구성원들은 그 우물의 물을 먹고 살아가고 앞으로도 그 우물을 사용할 것이다. 그러니 모두 깨끗하게 관리하고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문제 대부분은 가정에서 만들어지는데 특히 부부 사이에 갈등이 생기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심지어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면 사회생활을 그르칠 수도 있다. 때문에 저자는 원만한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 지금껏 노력하고 있다.

 

책『일의 정도』에는 심오한 이야기가 많다. 논어, 맹자와 같은 선인의 말씀과 저자가 직접 겪으며 깨달은 바들이 새겨져 있어 독자로 하여금 수긍 가게 한다. 직장을 다니거나 사업장을 운영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 모두가 독자로서 책의 대상이 된다. 학생들의 경우 이해하기 어렵고 수긍이 힘든 부분이 많을 것이다. 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에 앞서 취업조차 어려워하는 부류이기 때문에 용기를 주는 개발서를 더 원할 지도 모른다.

 

저자는 말한다. 진정 좋은 조직은 좋은 학벌과 경력, 좋은 자격증을 보유한 사람들이 모여 경연 대회 하는 곳이 아니라고. 동료를 살필 줄 알고, 함께 성장하겠다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진 곳이어야 한다. 그리고 주목받는 직원들 사기를 올려주는 것만큼이나 음지에서 묵묵히 일하는 직원들도 세심하게 보살펴주어야 한다. 침묵하는 보석이 빛나기를 바라면서 모든 직원들을 올바로 지휘하는 역할을 꿋꿋이 맡아야 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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