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건강 진짜행복
윤준 지음 / 렛츠북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건강을 위해 먼저 고민해야 하는 윤리적 지침

[리뷰] 『진짜건강 진짜행복』(윤준 저, 렛츠북, 2018. 11.10)

 

건강 의학 서적 같지만 윤리와 도덕 서적이기도 하다.『진짜건강 진짜행복』의 저자는 사람과 가정과 사회의 건강개념이 모두 동일하다는 내용을 한 책으로 담았다. 이 중 어느 하나라도 분열될 경우 건강을 상실하게 되기에 치유를 위해서는 통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개인과 가정과 사회를 통합적으로 사유해보려는 시도를 했고 그래서 주제를 ‘참 건강과 행복’이라고 붙였다.

 



사회, 가정이 건강해야 개인이 건강하다

 

책 내용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이렇다. 책은 크게 세 파트로 나뉜다. 첫 번째 파트는 ‘개인의 건강과 행복’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가정 및 사회건강과 관계 맺어야만 개인이 건강하다는 주제가 담겼다. 세계보건기구는 건강에 대해 “단순히 몸에 질병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정신적, 육체적, 사회적 존재로서 완전하게 양호한 상태”라고 정의했다. 인간의 평화가 세상과의 조화로움에 따른다는 의미다. 저자는 질병을 ‘인간 안에 생기는 범죄’라고 정의했고 또 책임이 사람 전체에 있다고 하였다.

 

저자가 강조한 개인 건강법은 소식이었다.

 

“소식은 자신은 물론 세상도 살린다. 소식하면 건강해질뿐더러 지구 식량 문제도 해결된다. 10명이 자신의 몸무게를 10%만 줄이면, 자신의 인생 유지비도 10% 감소하고 1명의 인류가 더 함께 살 수 있다.”

 

소식에 대한 저자의 이러한 생각은 독특했다. 개인적 이익뿐 아니라 전 지구적 조화와 이익이 소식에 담겨 있다는 주장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책의 주제와 너무도 잘 맞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책은 중간 중간 볼드체가 만연했다. 예로 “사회의 평화는 평등에서 오고, 반면 범죄는 불평등에서 나온다.” 때문에 글을 읽는데 방해가 됐다. 읽으면서 머리로 느껴야 하는 것이 독서인데 볼드체로 인해 감상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 정도였다. 중요 부분을 본문에 강조하지 말고 따로 요약을 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또한 ‘개인’에 대한 내용 그 어디에도 뒷받침 사례나 통계 자료가 들어있지 않았다. 저자의 추측성이고 단정적인 글들과 같았다. 여차하면 저자 자신의 사례라도 몇 가지 넣어 설명했더라면 좋았을 건데 말이다.

 

가정이 사라진 나라, 가정이 없는 개인

 

두 번째 파트는 ‘가정의 건강과 행복’이다. 가정의 정의가 나오면서 내용은 시작된다. 가정이란 가장 작은 단위의 공동체며 사회보다 크기는 작지만 훨씬 막강한 힘을 지닌다. 가정 없이 인류는 존속할 수 없고, 만약 사회가 동물의 세계라면 가정은 천국과 같다. 하지만 그만큼 소홀해질 염려가 있다. 사회에서는 마음이 먼 사람끼리 관계에 금이 가도 형식적으로 잘 지내는 척하지만 가족은 다르다. 무심하고 가벼운 한마디에도 쉽게 멀어질 유리의 성이다.

 

저자는 가정의 건강을 염려하면서 가정경제에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끼치는 중대요인 두 가지를 꼽았다. 의료비와 사교육비다. 자식이 의료인이나 법조인이 되기를 부모들은 소망하기에 수재는 법대와 의대로 몰린다. 이 경우 나라는 균형을 잃고 파국하게 된다. 저자는 세상을 올바로 이끄는 일은 모든 사회인들이 함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책을 읽던 중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요즘 사회에 ‘가정’ 없이 개인-국가 관계만을 지닌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를 말이다. 때론 가정의 존재가 희미해 위로받을 장소조차 없는 개개인들이 많다. 1인 가족이 늘고 있는데 이 역시 가정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지. 한편으로 요즘 트렌드에 맞는 ‘가정’에 대한 정의가 책에 없기에 추가로 설명되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아쉬움이 들었다.

 

도덕 교과서를 집약한 듯한 도서

 

세 번째 파트는 ‘사회의 건강과 행복’이다. 우리나라가 근대화시기에 경제 급성장이라는 황홀경을 경험했다는 점은 이미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말일 것이다. 서양이 수백 년간 이룬 것을 우리나라는 단 10년 만에 끝냈다. 이에 대해 저자는 다음과 같이 적었다.

 

“그래서 단기 완성, 속성, 벼락치기, 새치기 등이 절대적으로 좋은 가치이자 본능이 되었다……. 하지만 당장의 빠른 이득은 가까운 훗날의 큰 재앙이 된다. 멀리 보는 지혜가 결여된 가치관은 공동체를 더 황폐하게 한다.”

 

늦게 천천히 크는 아이가 훨씬 오래 건강하고 오랜 연구 과정을 거쳐 40살 넘어 완성되는 박사논문이 훨씬 더 심오한 것이다.

 

『진짜건강 진짜행복』은 개인과 가정 그리고 사회에 내재된 거의 모든 양상을 설명하고 요약해두었다. 뿐만 아니라 이것들이 올바로 돌아가게 되는 원리와 필요성을 설명했다. 하지만 뜬금없는 내용이 많았고, 일관성 없이 사족으로 내용이 뻗히기도 했다. 책 표지는 아기자기했지만 내용은 요즘 시대 책이라기보다는 오래된 윤리 서적 같았고 저자만의 철학은 느껴지지 않았다. 학창시절 머리가 아프도록 외웠던 올바른 도덕 교과서를 읽는 듯했다.

 

물론 저자는 자신의 생각들을 복합적으로 정리하려 했지만 문구들은 너무도 진부했다. 가장 큰 아쉬움은 너무 많은 소재가 들어있어 마치 여러 음악을 동시에 듣는 듯 정신이 없었다. 아직 사회를 나오지 않은 학생들이 읽는다면 매우 유용할 것 같기는 하다. 그러려면 조금 더 재미있고 시의성에 맞게 내용을 다시 편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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