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지 않는 토끼 - 1등 기업을 만드는 기계 뇌의 비밀
가토 에루테스 사토시 지음, 이인호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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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화·분류·예측’의 기계 뇌 … 잠들지 않는 능력

[리뷰] 『잠들지 않는 토끼(1등 기업을 만드는 기계 뇌의 비밀)』(가토 에루테스 사토시, 이인호 역, 한스미디어, 2018.10.22.)

 

책 제목이 참 특이하다. ‘잠들지 않는 토끼’라니. 비유적으로 사용된 이 제목은 인공지능 시대에 쉬지 않고 일하는 ‘기계 뇌’를 의미한다. 토끼와 거북이 우화에서 토끼는 자만심으로 인해 경기에서 졌다. 하지만 새로운 시대의 토끼는 자만심을 경계하는 방법까지 터득하게 된다. 바로 기계학습이라는 방식으로 말이다.

 

기계 뇌가 인간을 압도할 분야는 바로 ‘생각하기’이다. 저자는 “사람과 달리 알고리즘은 피곤해하거나 잠들지 않으며, 자만에 빠져 방심하지도 않는다”면서 입력하는 데이터의 양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결과물의 정확성이 현저하게 높아지고 있다“고 적었다. 무서운 기계 뇌다.

 

『잠들지 않는 토끼』는 데이터 과학도를 꿈꾸는 준전문가들에게 안성맞춤인 책이다. 특히 SI 사업을 해보았거나 PM, PL 등을 해본 IT 업계 종사자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사회적 중요도뿐만 아니라 대우의 측면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직업 분야이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시대의 중심이 되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아서 클라크는 “고도라 발달한 기술은 마법과 구별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인공지능이 화두인 시대에 기계 뇌는 쉬지 않고 일하며 마법을 부린다. 예를 들어, 오바마 대통령이 미일회담으로 일본에 갔을 때 아사히주조의 선물 ‘닷사이’를 받았다. 6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양조장이 바로 이곳이다. 그런데 아사히 주조에 장인이 있는 게 아니라 10년 이상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좋은 술을 만들어내고 있다. 데이터를 통해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계 뇌의 특징은 무엇인가? 저자는 세 가지를 제시한다. ▶ 가시화 ▶ 분류 ▶ 예측이다. 가시화는 데이터를 인간이 감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형태로 가공하거나 번역하는 기능이다. 일본의 사이타마현과 혼다는 2007년 제휴하여, 도로교통정보통신 시스템 정보를 활용함으로써 급브레이크 관련 교통 상황의 문제점을 해결했다. 가로세로 50미터 사각형 내에서 급브레이크가 5번 이상 발생하면, ‘급브레이크 다발 지역’으로 지정했다. 그 원인은 △ 속도를 내기 쉬운 도로 구조 △ 앞을 내다보기 힘든 커브 △ 교차 도로가 가로수나 식수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음 △ 입체 교차 후에 나오는 합류 지점이나 교차로로 나타났다.

 


쉬지 않는 토끼 기계 뇌의 질주

 

분류는 무얼 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책에서 제시된 예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바로 페이팔 결제 사례이다. 하루 천만 건 이상 진행되는 결제에서 피싱 등 사기가 발생하면 페이팔은 적극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준다. 이 가운데 기계 학습은 인간이 규칙을 정해주지 않아도 문제를 척척 해결한다. 기계 뇌는 부정 거래를 찾아나는데, 비정형의 수법을 알아차릴 수 있는 최적의 방식이다.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사례는 예측에서 나온다. 영화를 좋아하는 독자로서는 에파고긱스의 사례가 신기할 따름이다. 히트할 영화를 예측해주는 프로그램이라니. 이 회사는 2003년에 설립돼 각본 분석 알고리즘을 통해 영화 제작에 들어간 투자금의 회수 확률을 예측해준다고 한다. 물론 데이터가 쌓일 때마다 그 확률은 늘어날 것이다. 이 회사는 영화의 주 요소인 각본상의 줄거리, 등장인물, 장면 등을 요인으로 두고 분해하며 분석한다.

 

잠들지 않는 토끼인 기계 뇌가 등장한다고 인간이 할 일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저자는 확신한다. 기계 혹은 기술 때문에 인간의 일이 사라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저자는 기술에는 언제나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저자는 “대단히 복잡한 기계 뇌를 때는 목적(Aim)을 결정하는 인간의 의사와 실행(Execution)를 위한 고민 등 오히려 기존보다 더 상상력과 창의력이 필요한 일이 많다”고 강조한다.

 

책에는 데이터 과학자를 채용할 때 주의해야 할 점, 기획부터 실행까지 제시하는 ‘ABCDE 프레임워크(Aim 목적, Brain 기계 뇌의 종류, Coding 코딩, Data 데이터 선정 및 정비, Execution 실행)’까지 정말 준전문가들을 위한 내용이 많다. 그 유명한 가수, 노라 존스가 무명 시절 알고리즘에 의해 뜬 뮤지션이었다니 참 놀라울 따름이다. 앞으로 더 어떤 놀랄 만한 일들이 인공지능, 즉 기계 뇌에 의해 탄생할지는 더욱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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