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모로우랜드 - 공상을 현실로 만드는 위대한 여정
스티븐 코틀러 지음, 임창환 옮김 / Mid(엠아이디) / 2018년 9월
평점 :
절판


유전자를 초월한 진화의 미래 ‘투모로우랜드’

[리뷰] 『투모로우랜드(공상을 현실로 만드는 위대한 여정)』(스티븐 코틀러, MID, 2018. 09.)

 

죽음에 대한 걱정으로 사람들은 삶에 더 의존한다. 삶을 살아간다는 건 죽음과 얼마간 멀어졌다는 기대심이 담겨있다. 『투모로우랜드』는 공상과학 영화와 소설에서나 볼 법한 미래사회의 모습이 조금씩 구체화되고 있는 현실을 설명하는 책이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생명공학, 물리, 에너지, 우주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변화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러한 사실은 책 표지에 ‘망원경을 든 여성’의 모습으로 잘 표현되었다.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되었으며 흥미로운 사례가 많아 쉽게 읽힌다. 짧은 시간동안 패러다임이 변화될만한 책이다. 1장 ‘우리 안의 미래’에서 주목할 미래 기술 하나는 바이오닉스(bionics)다. 신체의 일부가 닳아 못 쓰게 된 사람들을 위해, 인공 팔다리를 만들어 냄으로써 사지절단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고 노화에 대한 전통적이고 상투적인 생각도 바뀌게 한다. 바이오닉스 창시자인 헤르는 눈 덮인 산을 등반하던 중 사고로 신체가 괴사돼 절단하여야 했다. 수술 후 의족을 갖게 됐지만 석고로 만들어져 그가 원하는 암벽 등반이 어려웠다.

 



기계와 하나가 된 미래의 인간

 

오랜 고민 끝에 헤르는 암벽 등반에 굳이 인간의 다리가 필요하겠냐는 사실을 깨닫고는 등반 도구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그 기술은 무릎에 관절 각도를 측정하는 마이크로 센서가 있어 데이터를 저장하고 학습 능력을 갖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성능이 향상돼갔다. 그렇게 헤르는 바이오닉 시대를 이끄는 선두주자가 되었다.

 

또 다른 미래 기술은 자주 회자되는 ‘칩 이식’이다. 신체에 칩을 이식하는 기술로, 처음 이 기술의 시초는 1990년대 후반 스탠포드대학교 연구자들이 끊어진 신경을 접한 뒤에 칩을 이용해서 신경을 다시 자라나게 하면서 시작되었다. 다른 신체 부위와 달리 신경계는 외부의 삽입물에 대해 별다른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 칩의 성능은 무어의 법칙에 따른다. 컴퓨터의 성능이 매년 두 배씩 향상되어 현대의 휴대폰이 1970년대의 슈퍼컴퓨터보다 수백만 배 더 강력하고 수천 배 더 저렴한 결과가 된 것처럼 칩도 발전을 하게 된다.

 

또한 칩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로 인간의 경험을 저장한다. 영혼 포획기 시스템이라고도 불리면서 강력한 재생 장치까지 갖추고 있다. 머지않아 인류는 살아가면서 언제든 죽은 사람의 삶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리라. 이외 1부에는 과학과 기술이 우리 인간에게 끼치는 영향과 관련한 많은 기술이 소개되었다. 그리고 앞으로 소개될 2부에서는 과학과 기술이 ‘우리의 세계’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소개가 이루어진다.

 

인류는 진정 생태계를 조작하는가

 

2부 ‘우리 밖의 미래’ 내용의 골자는 인류와 자연과의 조화다. 인류는 이제 생태계에 손을 대는 차원이 아니라 아예 생태계 전체를 뒤바꿔 버리려 하고 있다. 새와 곤충을 본 따 하늘을 나는 자동차와 하늘을 나는 오토바이를 개발하고, 동물의 사냥을 본 딴 스포츠로 인간은 기본적인 사회성과 생존기술이 배양하고 창의성과 혁신성을 자극해 자신의 한계를 시험한다.

 

인류와 생태계 간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아마 에너지 부분일 것이다. 어떤 생물이건 에너지 없이는 살아가지 못하기에 우리 인간도 한정되고 고갈되어가는 지구 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경제적으로 만들 수 있나 오랫동안 고민을 해야 했다. 책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인류의 에너지 문제가 끝이 나거나 아니면 전 세계가 끝이 나거나 둘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그럼에도 미래에 태양광과 풍력이 필수 에너지양을 충족할 수 있을지, 녹색 기술이 기본 전력 수요량을 충족할 수 있을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에너지 문제에는 불확실성이 많다. 때문에 불확실한 에너지 수용체들을 제외하면 화력발전과 원자력 발전이 최종적으로 남는다. 이 둘은 오늘날 대결 구도를 이루고 있다. 책의 저자는 원자력과 석탄 그리고 친환경 에너지론자들의 입장을 중립적으로 대변했지만 거의가 미래 원자로에 초점을 맞췄다. 현재 원자로와 미래의 원자력 에너지의 차이와 희망 가능성을 알고 싶으면 읽어보면 좋을 부분이다.

 

생명공학 차원에서 인간은 유전자를 조작하면 생태계에 개입하고 있다. 특히 과학자들은 유전자 조작 모기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데 1897년 영국 과학자 로널드 로스는 모기로 인해 말라리아가 전파된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이후 모기를 매개로 하는 질병 다수가 인류에 치명적이라는 사실들이 발견되었다. 세계적으로 2,500여 종의 모기 가운에 인간의 피를 빠는 건 극소수다. 과연 인류는 모기 유전자를 조작해 질병과 싸우도록 만들어 생태계에 방류해 질병 없는 미래를 얻을 수 있을까.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는 야생 모기 생육에 대해 아는 지식이 없고 또한 모기의 점핑 유전자가 종을 건너뛰는 위험에 대해 모른다.

 

우주 진화의 한 측면이기도 한 인류의 진화

 

3장은 ‘불확실한 미래’에 관한 부분이다. 약물과 관련한 이야기가 다수를 차지한다. 그 중 하나가 노화를 이겨내려는 과학자들의 스테로이드 약물 개발이 있다. 다양한 유전공학 기술이 개발되면서 DNA 복구 기술은 놀라운 수준에 이르렀다. 몸이 원하는 만큼의 호르몬을 만들지 못할 시 생산량을 높이는 유전자를 삽입하면 될 정도로 말이다. 공상 과학 속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이지만 책에는 그러한 주제가 사실적으로 다뤄지고 있었다.

 

찰스 다윈이 한때 인류의 기원이 유인원이라고 말하면 격렬한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이제는 줄기세포 문제가 그러하다. 인류는 우주가 만들어 놓은 경계를 넘어서고 있다. 저자는 “우주는 변한다. 인간 역시 우주의 변화를 돕고 있으며, 우주를 훼손하는 것이 아닌 업그레이드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적었다. 인간 종에 대한 저자만의 긍정적 표현이었다.

 

지난 300년 동안 인류의 몸집은 평균적으로 50% 증가했으며, 수명은 100% 늘었다. 그만큼 신체 장기의 강도나 기능도 크게 향상되었다. 지구 진화의 시간 속에서 300년은 겨우 눈 한 번 깜박이는 시간이지만 어쩐 일인지 급진적인 변화가 일어난 셈이다. 다윈의 진화 이론에 따르면 이러한 급진적 변화는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 지금껏 지구 역사상 생물의 급진적 진화는 유성 충돌, 빙하기처럼 큰 지질학적인 변화에만 촉진되었다. 개다가 변화가 개체의 집단으로 퍼지기까지는 또한 아주 긴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오늘날 인간 세계는 자연과 다르게 진화 중이다. 식품의 생산이나 유통, 공중위생, 공공 보건, 의학 분야에서 꾸준한 기술 발전이 있었다. 자연계만큼이나 빠른 진화가 가능할 정도로 큰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소아마비 백신을 발견한 조너스 소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인류는 초생물학적인 진화를 하는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다.” 이 말에는 후생유전학적 시각이 포함되어 있다. 직접적인 DNA 변화가 없더라도 다른 수많은 요인들에 의해 한 생명체의 변화가 다음 세대로 전달될 수 있음이다.

 

유전자와 문화 사이의 상호작용은 중간 매개체 없이 인간 종 스스로가 내적 환경을 조절하게끔 유도한다. 『투모로우랜드』에는 미래에 나올 여러 기술과 과학이 많다. 우리는 이 책을 읽음으로 미래가 품은 역사까지도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