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다방 바리스타
송유정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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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마음이 쉬어갈 공간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마음이 쉬어갈 여유를 주지 않는다. 자신의 힘듦을 털어놓고 위로받고 싶지만 쉬이 타인에게 나의 힘듦을 말하고 위로받는 것조차 말할 수 없다. 말하는 순간 그것은 타인이 나의 약점으로, 나의 힘듦을 가벼운 것으로 혹은 말을 끊고 자신의 힘듦만을 이야기하는 경우들과 마주한다. 어쩌면, 그 속에서 우리는 점점 진심으로 상대방을 위로하고 다독여주는 마음의 여유가 점점 사라지는 세상에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별다방 바리스타>에서는 삶에 지치고 남들에게 쉬이 털어놓지 못한 비밀들과 상처를 가진 이들에게 비밀이 비밀로 남을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되어 주는 ‘별다방’과 두 명의 바리스타가 전하는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하고 있다.

🌵 익숙한 말이 아니라 더 마음에 와닿고 따뜻한 위로를 전해주는 특별한 두 명의 바리스타
🌂 우리 모두는 세상 혹은 누군가에게 쓸모 있는 사람이기를 바란다.

📝 <별다방 바리스타>는 시어머니와 남편을 떠나보내고 술에 의존하며 살아가 자식들에게마저 외면받은 채 살아가던 ‘달순’은 알코올성 치매 판정을 받게 되고 치매 재활센터의 커피 교실에서 언어장애를 가졌지만 따뜻한 마음과 위로를 전하는 ‘예빈’을 만나 죽율동에서 ‘별다방’ 바리스타로 근무하게 되고 별다방에서 예빈은 필담으로, 달순은 자신의 기억 속에 숨겨줌으로써 별다방을 찾은 상처 입은 이들에게 따스한 위로를 건네는데…. 

 ‘달순’과 ‘예빈’은 세상에서 가장 약하고 외면당하기 쉬운 존재라고 볼 수 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위로를 건넬 수 있는 존재임을 행동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예빈은 세상과 언어의 형태로 소통할 수 없지만 따스한 진심을 담아 상대방에게 건네고, 달순은 치매로 점점 기억이 희미해지고 사라져 가지만 그 속에서도 상대방을 위해 담담하고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진심을 건네는 부분에서 말이다. 

 세상에서 가장 나약한 존재들이 타인에게 건네는 진심 어린 위로는 독자로 하여금 가슴에 와닿고 마음의 상처를 치료해 주는 ‘위로’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한다. 결국, 진심 어린 ‘위로’는 멋지고 훌륭하게 다듬은 말이나 어려운 말보다는 익숙한 말이, 익숙한 말보다는 그저 옆에 있어주는 것이며, 우리는 누군가에게 진심 어린 위로와 격려를 받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위로를 건넨 순간들이 있었기에 상처받은 마음을 치료하며 살아갈 수 있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더 나아가 진심으로 누군가에게 위로를 건넬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작가의 바램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별다방을 읽는 동안 두 명의 바리스타를 통해 마음이 따뜻해지고 풍요로워질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서평에 나의 주관적인 감상을 더해보자면
 처음부터 끝까지 ‘삶’에 대해 담담하고 깊이 있게 그려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특히, ‘달순’의 시점으로 달순이 살아온 세월을 체험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또한, ‘예빈’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이 세상에 언어를 듣고 말로 표현할 수 없어 생긴 모난 마음을 열심히 사포로 갈아 더 큰 세상의 언어와 마음을 품고 자신과 타인을 보듬을 수 있는 사람이 된 것에는 실로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그들이 건네는 위로는 열심히 살았지만 한 번의 실수로 모든 것을 부정당한 것만 같았던 실직자에게, 소중한 사람이지만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관계로 그 사람의 생명이 위태로울 때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다는 무력함을 느끼던 이에게,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잃지 않기 위해 아버지가 하는 행동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손녀의 마음의 상처를 치료해 주었고 책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진심으로 위로를 건네고 힘듦을 나눌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도 누군가에게 별다방의 달순과 예빈처럼 담담하면서도 진심을 꾹꾹 눌러 담은 위로를 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 당신의 오늘은 행복했나요? 당신에게는 털어놓고 싶은 비밀이 있나요?
☕️ 비밀이 비밀로 남을 수 있고 따뜻한 위로가 있는 ‘별다방’으로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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