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싱잉로드
김형균 지음 / 이든하우스 / 2025년 2월
평점 :
우리나라는 일제 강점기 시절 나라를 빼앗겼으나 나라를 되찾고자 하는 한마음으로 노력하여 되찾았다. 하지만, 다시 나라를 되찾았다는 기쁨도 잠시 남과 북으로 나뉘어버리고 말았다. 한민족이었지만 남과 북으로 나뉘어 서로 다른 사상을 가지고 서로에게 칼을 겨눈 채 살아가고 있는 지금. 뉴스를 통해 북한에서 남한으로 탈출해 온 탈북자들에 대한 소식이나 <이제 만나러 갑니다>와 같은 탈북민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북한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이 책은 가깝다면 가깝고 멀다면 먼 북한에서 가장 나약한 존재들이 바랬던 소원, 그 소원을 이루기 위해 몸부림쳤던 이야기를 담고 있다.
⛓️💥 가장 나약했던 존재들이 그렸던 작은 소원은 결코 나약하지 않았다.
⛓️💥 꿈에 그리던 자유를 얻은 그 순간, 그들은 행복까지 얻었을까?
📝 7년 전, 예고도 없이 딸 지숙이 집에 찾아온 그날 홍 할머니의 삶은 바뀌게 되었다. 홍 할머니, 손녀 소원, 갓 태어난 막둥이 가장 나약한 존재들만 남겨진 그날 손주들을 지키기 위해 홍 할머니는 갯벌에 나가 조개를 캐러 다니며 생계를 이어나가고 매번 조갯죽을 먹고 장마당에는 가지도 못하게 하는 할머니가 미웠던 손녀 소원은 막둥이의 고운 노랫소리로 학급 노래자랑에 상금이 타고 싶어 판다 인형을 얼굴에 씌워 막둥이를 밖으로 데려나가면서 일상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결국, 홍 할머니는 손주들을 지키기 위해 인생을 건 마지막 선택을 내린다.
이 책은 우리에게 가깝고도 먼 북한에서 가장 나약한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사상과 인권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이 아닌 손주 2명을 지키기 위해 갯벌을 나가 조개를 캐고 손자를 다락에 숨기고 손녀를 장마당에 못 가게 하는 등 손주를 지키고자 했던 할머니의 사랑과 의지를 엿볼 수 있게 해준다.
더 나아가 독자들에게 나약한 존재들이 그저 바랬던 작은 소원, 그 작은 소원을 이루기 위해 희생을 감수하고 어떤 경우에서도 삶의 의지를 버리지 않았던 그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모든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삶의 의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살아가면서 바라고자 하는 것을 위해 노력하는 순간이 곧 삶이라는 것이 깨닫게 해준다. 또한, 쉬이 희망을 끈을 놓는 이들에게 가장 나약한 존재들이 그리는 대서사를 통해 포기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서평에 나의 주관적인 감상을 더해보자면
아주 예전에 탈북민들이 탈북하는 과정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게 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에는 다시 북한으로 끌려갈까 봐 초조하게 숨을 죽이고 긴장을 풀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모습들과 감정을 모두 헤아릴 수 없었다. 어쩌면, 나와 그들의 입장이 서로 달랐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인권과 자유를 떠나 가장 나약한 존재들이었던 그들이 바랬던 것은 가족들과 행복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일이 아니었을까? 자유를 얻었으나 그 끝에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하고 살아남은 이의 심정은 정말 자유를 얻어 행복하기만 했을까?
더군다나 어린 날의 잘못된 선택이 불러온 비극들에 죄책감 없이 원하던 자유를 얻어 행복해지지는 않았을 것 같다. 마음에 묻고 매번 그날의 그 선택을 하지 않았더라면 더 나은 미래를 맞이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며 자책했을 것 같다.
그리고 나약한 존재들은 어디에서나 존재한다. 가장 여리고 여린 존재들이 자신에게 닥친 일들에 지치고 힘겨워 쉽게 삶에 대한 의지를 포기해버린다. 그런데, 그들이 쉽게 버린 삶은 누군가에게는 너무나도 간절하다. 하물며, 제일 나약한 존재들이 살고자 하는 의지로 탈출하던 모습을 보면 얼마나 쉽게 삶의 의지를 버리는지를 한순간에 다가온다. 그러니 부디 힘든 곳에 놓인 분들이 세상이 살아가기 힘들더라도 다시 한번 삶의 의지를 태워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되기를 바라본다.
⛓️💥 가장 나약한 존재였지만 결코 쓰러지지 않았던 그들의 이야기
⛓️💥 가장 나약했지만 그들이 날갯짓했던 순간을 함께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해당 포스팅은 모도(@knitting79books) 서평단 자격으로 이든하우스(@edenhouse_pub)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