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대문 2 : 노장과 병법 편 - 잃어버린 참나를 찾는 동양철학의 본모습 고전의 대궐 짓기 프로젝트 2
박재희 지음 / 김영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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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라 일컫는 동양철학은 우리 일상에 자주 등장하는 텍스트이다.

긴 세월동안 많은 이들이 수없이 인용하고, 진리로 받아들였다

재생산된 경우가 많기에 무뎌져서인지, 동양철학을 당연한 잔소리로 듣곤 했다.

그런 내가 노자를 어떻게 기억했을지는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노자

염세적인.

욕심이 없는

부질없는

신선과 같은

 

나는 노자를 이런 단어들로 기억했다.

결국,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모조리 쓸모없는 것으로 만드는 허무주의의 사상을 지닌 철학자로 말이다.

 

집착하고 있는 모든 일들은 다 부질없고, 고통의 연속이니 그냥 놓아라.

포기가 쉬운 나는 노자 또한 그런 허무에 빠진 예전 사람이겠거니 여겼다.

 

 

책을 조금 읽고 나서야 먹구름 같은 생각들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노자는 삶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지속을 꿈꿉니다.”

 

 

공간의 시작은 바로 대문이다. 말 그대로 대문과 같은 책이다. 동양철학에 대해 제대로 접하지 않은 사람들이 읽기 좋다. 이해하기 쉬운 사례와 비유가 이해를 돕는다. 노자와 장자, 손자병법을 차근차근 풀어내고 있다. 저자가 강연과 저술을 통해 풀어낼 수 있는 방법을 능숙하게 마련했다. 책의 세 꼭지 중에서는 노자의 <도덕경>을 다룬 부분을 읽도록 권유하고 싶다.

 

 

1.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른다

노자는 소수의 엘리트 권력자들이 행하는 통치권력을 비판한다. 백성들을 통치자의 입맛대로 휘두르려는 장치를 지양한다. 통치자 입장에서 도움이 되는 유가 이론에 맞서고, 기득권에 대한 비판담론을 펼친 노자의 사상에 경외감이 일었다. 이는 민중 개인의 삶 각각을 존중한 철학이라고 본다.

 

노자는 지배자나 기득권을 가진 계층들이 그들의 입장에서 백성들을 보려 하지 말고, 백성의 입장에서 바라보아야 위대한 지도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어떤 인위적인 통치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 진정 백성들을 위한 위대한 정치라는 것입니다.”

 

 

2. 무위(無爲)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음을 하는 것입니다

 

노자는 스스로 하게 하는 것에 집중한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을 강제하거나 간섭을 정당화 하지 않는다. 아이를 잘 키웠다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찾자면 바로 아이가 스스로 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노자는 군림하지 않는다. 분노로 통제하는 것이 없이 각자의 자율에 맡긴다.

 

내가 만들었어도 내가 만들었다고 말하지 마세요!

내가 낳았어도 소유하려 하지 마세요!

내가 했어도 자랑하지 마세요!

성공했어도 성공에 안주하지 마세요!”

 

3. 비움은 채움을 전제로 한다

비움의 순서를 모르고 있었다. 경험을 채우기도 전에 두려워서 그냥 내려놓았던 적이 몇 번인지.

지난 과거를 훑자면, 비운 것이 아니라 무서워서 포기했던 경험이 많다. ‘비움을 논하기엔 나는 아직 모자란 사람이었다.

노자는 채운사람이었다. 자신을 채우고 높이 올라가서 깨달은 후에야 비움을 추구한 것이다.

지금이 채우기 바빠야 할 때임을 이제는 안다.

 

 

   

사실 <<도덕경>>은 지식을 채워보고 높은 자리에 올라가본 사람이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

 

노자의 방법()은 그런 높고 강한 사람의 관점에서 시작되었지만, 긴 역사와 시대마다 있어온 다양한 해석에 힘입어 보통 사람들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는 삶의 가치와 방법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노자의 <<도덕경>>을 읽는 이유는 익숙하지 않은 방법으로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를 만들고자 함입니다.”

 

 

마음을 살찌우는 일이란 생각보다 어렵다. 책을 읽어도 아무 감흥이 없던 적도 여러 번이다. 그에 반해 확실히 얻어가는 바가 있어 마음이 든든해지는 경험을 했다. 내가 진정 나를 향해 살아가고 있는지 의심이 들 때, 오래 읽혀온 책들은 방향을 속삭여 준다.


 

다양한 시대에 그 시대의 요구에 맞춰 옷을 갈아입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철학이나 사상이 보편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세상에 대한, 인간에 대한, 현실에 대한 보편성, 그것이 고전의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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