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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상회 - 거짓말 파는 한국사회를 읽어드립니다
김민섭.김현호.고영 지음, 인문학협동조합 기획 / 블랙피쉬 / 2018년 5월
평점 :
품절

거짓말 상회 l 인문학협동조합 기획(김민섭, 김현호, 고영) l 블랙피쉬 l 269쪽
안녕하세요. 꿈의향해입니다! 잘 지내고 계시나요?
저는 드디어! 1년 여간 움켜줬던 거짓말 빗장을 풀게 되었습니다!
오늘 아침! 1년간 움켜쥐고 있던 거짓말을 밥상머리에 타닥타닥 터트리고 나왔는데요.
아마 퇴근 후에는 엄마와의 전면전이 펼쳐지겠군요.
남은 건 수습뿐입니다. 13살 차이 연애를 일여 년 숨기다 결국 밥상 위에 밝히고 말았습니다.
오늘 들고 온 책은요.
< 거짓말 상회 >입니다.
인문학 협동조합에서 엮은 책인데요. 김민섭, 김현호, 고영. 총 3명의 작가가 엮어 만들었습니다.
지방대 시간강사 김민섭, 사진비평가 김현호, 음식 문헌연구가 고영 작가가 한 파트씩 맡아 책을 엮었는데요.
이쯤에서 안내 말씀드립니다.
※ 주의
프로 자기계발러 포스팅 읽기 금지!
프로 자기계발러 분들은 이 포스팅을 살포시 건너뛰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지금부터는 자기계발 / 사진 / 음식이라는 이 시대의 화두에 대해 물음표를 던져볼 텐데요.
프로 자기계발러분들은 굉장히 이 포스팅이 불쾌하실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 일주일 간 패닉 상태였는데요. 그래도 난 <거짓말 상회>가 궁금하다!
하시는 분들은 조심조심 스크롤 바 내려주심 감사하겠습니다.
늘 그랬듯 본깨적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스타트!
/ 차례에서 눈에 든 /
일 잘하기를 거부하는 청년들
필자는 일을 잘하고 싶어서, 미라클 모닝도 해보고, 명상도 해보고, 온갖 뻘짓을 다 하고 있는 중이다.
허거덩, 뒤통수를 팍 치는 차례!
일 잘하기를 거부하는 청년들이 있다고?
한국에는 일 잘하기를 거부하는 청년들이 있다고 한다. 심지어 그룹도 있다고 한다.
「일 못하는 유니온」
초창기보다는 가입 멤버는 꽤나 줄어들었다고 한다. 꽤나 신선한 그룹이다. 일을 잘하기를 거부한다(?) 그것은 회사에 대한 반항이 아닌가.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발상. 유일하게 눈에 들어온 목차.
/ 본 /
자기계발 - 사진 - 음식
대중이 기댄 위안·도피·환상의 설사
2010년대부터 인스타그램
첫번째 단락은 지방대 시간강사이자
야간에는 대리운전 일을 하는 김민섭 작가가 지면을 채운다.
자기계발의 거짓말
그들은(인문학 협동조합) 거짓말을 파는 한국 사회를 읽어드린다고 밝힌다.
아니다. 굳이 알고 싶지 않다.
자기계발의 거짓말이라고?
아닌데? 아직은 알고 싶지 않은걸?
그 거짓말 덮어두었으면 좋겠어.
아직 자기계발에 심취해 있어야 한단 말이다. 난 아직 덜 바뀌었어. 그 거짓말 덮어두오.
희망은 어떤 세계관이다.
희망은 어떤 세계관이다.
희망, 씨앗, 민들레 홀씨. 그런 이상적인 단어가 참 좋다.
아버지는 혼자서 다했는데
너는 왜...
죄송해요. 어쩔 수가 없었어요. 살다 보니까 어쩔 수 없었어요. 공병 줍기, 엑스트라 알바, 졸업식 꽃 팔기, 택배 옷 포장 알바, 호텔 서빙 알바, 공장 알바, 모델하우스 음료 알바.. 그런 것은요. 겉모습이 추레할 뿐 나름 그 노동 값도 소중해요. 대학교 때 몰랐던 "알바생"고충, 내 친구들이 어떻게 학교를 다녔는지, 어떤 마음으로 친구들이 악바리처럼 과외 뛰고 장학금 타고 살았는지.
그런 거 뒤늦게라도 배워야 하지 않겠어요?
사람들도 다양하게 만날 수 있어요. 그래서 공장 알바 간 거예요.
언제 이렇게 베트남 언니랑 팀워크를 형성해보겠어요.
언제 이렇게 공시생이랑 깊은 대화를 나눠보겠어요.
언제 이렇게 땀 흘려보고 맛난 김치찌개 맛보겠어요.
저도 혼자서 다하고 살고 싶어요.
저도 좀 잘 살고 싶다고요. 잘 살고 싶으니까, 책도 있는 거죠. 자기계발? 그래서 하는 거예요.
내 몸뚱이 잘 챙겨 보려고요. 한강 다리에 코 박고 죽을 순 없잖아요. 청춘들 살기 힘드니 데모하자. 누가 콧방귀라도 뀌어요? 그래서 각자도생!
혼자서 잘 살아보려고요. 아버지 때처럼 혼자서 다 해보고 싶어서 그래서 아등바등하고 있는 거예요.
아버지한테 빚 안 지려고요. 다 늙어가는 아버지, 바짓가랑이 붙잡아서 뭐 해요. 밉상 자식인 거죠.
단 한 번도 퇴근길 버스 안에서 바깥 풍경 본 적도 없어요. 일어나서 잘 때까지 돈공부, 어떻게 하면 나아질 수 있을까. 내 삶이 어떻게 하면 나아질까. 그것만 연구하다 잠들어요. 아버지.
나만 그렇다고요? 아뇨. 내 친구들은요. 더 심해요. 야간 대학도 다니고요. 대학원도 다시 가고요. 밤늦게까지 자격증 공부도 해요.
나만 <너는 왜>라고 하지 마세요.
<너는 왜> 꽃장사 하냐?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너는 왜> 사범대 나와서 공장가냐? 뭐라 하지 마세요. 저도 생각 있어요.
음식에 관한 이야기에 잇달은 거짓말은
음식만 망치지 않는다.
음식을 놓고 생각하는 법,
음식을 놓고 대화하는 법까지 망가뜨린다.
궁금한 게 있어요. 시간은 한정되어 있어요. 네이버 검색치고 바로 나온 정보 읽기도 바쁜 세상이에요.
언제 문헌을 찾아보고, 고민하고, 사유해요. 먹고살기도 바쁜데~
음식을 놓고 대화하는 법까지 망가뜨린다고요? 음식은 그냥 살기 위해 먹는 식량 아니에요?
식당 음식도 엄청 올랐더니만~ 거짓말 생각할 시간이 없었어요. 미안합니다.
기성세대들은
한국전쟁 이후의 폐허에서 개인과 국가의 번영을
이루어냈음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어쩌면 생존과 노동, 그 자체가 그들에게는 하나의 '성가'(成家)였는지도 모른다.
세상에 눈을 감은 전문성이었다.
역사상 첫 MSG인 아지노 모토
; 맥적
고구려 민족을 중국인들이 부르던 명칭, '맥족'이
즐겨먹던 고기구이라는 뜻에서 유래.
맥적 = 고구려의 불고기

이 대목은 지방대 시간강사이자 대리운전을 겸업으로 하는 김민섭 작가의 감정이 녹아 있다. 지방대 시간강사라는 대리인의 삶과, 대리운전 운전수로서의 삶은 별반 다르지 않다고 표현한다. # 손님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고, # 상대방을 칭찬하고, # 상대에게 의견을 얼마 맞추어주면. # 기분이 좋아진 손님은 내리며 팁을 하라며 얼마간을 내밀기도 한다. l 265쪽
물음표를 버린 지 오래됐다.
책 읽을 때 말고는 물음표를 올린 적이 없다.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고 있다. 대답, 동의, 칭찬만 하면 얼마나 인생이 편한데요.
지시하면, 지시하는 대로 그저 따르는 게 세상 아니던가요?
/ 깨 /

자기계발의 전선은 살아남기 위한 개인들의 몸부림으로 치열하다. 누군가에게는 생존만으로도 버거운 사투의 현장이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괴물'이 되어야 한다.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해지거나 위와 아래로 자격의 선을 긋는 버릇이 생긴다. 위로는 갑(甲)이 있고 아래로는 병(丙)이 있는 갑을 사회에 익숙하다. 그런 것은 계발이나 진보가 아니며 퇴보하는 길이다. l 27쪽
그럼 전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우린 어떻게 해야 합니까.
자기계발을 하지 않으면 무얼 먹고 삽니까.
사실 우리 모두는 자신의 자리에서
언제든 최순실과 같은 괴물이 될 수 있는 존재인 것이다.
희망은 연약하고 모호하지만, 패배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대통령이 휴가 사진에서 책을 읽거나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는 것은
자신의 지적 역량과 통치력을 과시하는 흔한 시각적 코드다.
인터넷 이미지로 다만 보았을 뿐인
음식에 대해 다 아는 체하는 동안,
해야 할 공부는 비고
음식을 둘러싼 상상력은 날마다 허름해지고 있다.
중국인들이 고구려 민족을 '맥족'이라고 불렀구나!
맥적은 통구이 요리로
불고기의 기원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
소설 <한국이 싫어서>는 베스트셀러구나!
처음 알게 된 사실..
<한국이 싫어> 이런 담론 자체를 멀리한지 오래되었기 때문에,
베스트셀러 목록을 확인하는데 신선했다.
나는 자기계발서를 주로 읽지만,
다른 이들은 <한국이 싫어서>를 읽으며 <한국>을 비관하고 있다는 사실이 무척 놀라웠다.
/ 적 /
한국콘텐츠진흥원 문화콘텐츠닷컴에 게재되어 있는 맥적 설명
_ # 음식 정보
만약 #음식 정보를 찾게 될 일이 생기면 <한국콘텐츠진흥원 문화콘텐츠닷컴>을 확인하면 좋겠다.
/ 생각거리 /
고구려 - 맥적 - 불고기
/ 요리법 /
난면법 ; 달걀을 넣어 반죽해 국수 만드는 법
/ 영어공부 /
Stance ; (입장, 자세)
[문장] 2010년대 이후 청년 담론의
핵심적인 스탠스(Stance)이기도 합니다.
스탠스 입장, 스탠스 입장~
/ 한자공부 /
맹(盲) ; 눈멀 맹
"눈 목"자에 "사망 망"자가 위에 올려져 있으니 눈멀 맹!
/ 이탈리아어 공부 /
콰란타 ▷ 이탈리어 ; "40" - quaranta
[응용]
밀가루 1kg에 달걀 40알 노른자를 넣어 만든 이탈리아 파스타 반죽기법.
콰란타. 그것도 달걀 40알을 나타내는가보다!
/ 궁금 /
피델 카스트로 - 연설가
[더 알아본 것] 쿠바 총리군!
자기계발과 사진, 음식에 둘러싸인 거짓?
모범적인 사고방식 제공? = 과학?
안남미 ; 인디카 쌀, 날라다니는 음식
/ 요리법; 난면법 /
서울 '몽로' : 박찬일 주방장
▷ 난면법 ;
밀가루 1kg + 달걀 40알 노른자를 섞어
이탈리아 파스타 ; 콰란타 반죽
서울 <몽로>는 블로그 맛집 리뷰도 상당하더라고요.
다른 블로그를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_^
/ 읽고 싶은 책 /
현실직시_책 목록
「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
「82년생 김지영」, 「일 못하는 유니온」
「흙흙청춘」; 평범한 청년 10명이 자신들의 삶을 담아낸 책
장강명 <표백>
장하성 <왜 분노해야 하는가>
/ 느낀점 /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이 책을 읽은 후 여파가 약 1주일이 갔다.
자기계발의 거짓말, 사진의 거짓말, 음식의 거짓말 챕터로 구성된 <거짓말 상회>는
밥을 먹다가 곧바로 사진을 올리는 행위,
커피를 마시다 곧바로 인증샷을 남기는 행위들을 모두 무력하게 만들었다. 조롱하는 느낌마저 들었다.
대체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How 에 의문점이 들었고, 인스턴트 커피가 몸에 안 좋은 걸 알면서도,
오늘 밤은 당장 힘을 내기 위해 인스턴트 커피믹스를 마셔야 하는 것처럼.
거짓말의 진실을 알고 있어도, 내일도, 그 다음날도.
어제처럼 똑같이 행위를 하고 있는 나 자신에 회의감이 들었다.
특히 자기계발 파트는 회의적이었다.
이제 갓, 자기계발에 심취해 있는 입장으로서는 굉장한 허탈감을 가져왔다.
어쩌라는 거지? 나보고 어떻게 살라는 거지? 방향점을 잃게 만든 책이었다.
온전하게 자립하지 못한 청춘들은 그렇담 대체 어떻게 살아야 옳은지 물음표가 백만 개 생겼다.
이 책은 <인문학 협동조합>에서 만든 책이라 더욱 다가가고 싶은 책이었다.
수많은 협동조합이 존재하고 있지만, <인문학>으로 <협동조합>을 만들어 담론을 형성하는 자체가 내겐 매우 신선했기 때문이다.
책을 펼치니 이제껏 간과했던 사실들이 형체로 드러났고 한국 사회의 밑낯, 진실로 인해 굉장히 고통스러웠다.
어제처럼 똑같은 일상을 지속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특히나 굉장히 어리석게 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음식 파트는 마치 수능 언어 영역의 비문학 파트를 발췌해 읽는 느낌이 들었다.
책장을 덮으니 머리가 꽤나 둔탁해져 있었다.
필자도 노동 문제나 사회 담론에 관심을 가졌을 때가 있었다.
혈기 왕성할 때 노동당(통합진보당)에 가입도 해보고 시위도 한 적이 있었다.
어느 순간 이석기 사태가 언론에 나왔다. 나는 '이석기'라는 사람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데 무조건 투표를 하라는 당원의 투표 독려 문자가 싫었다. 그래서 그리 탈당을 했다. 글쎄다.
청년 문제나, 현실 담론들에 회의적인 시각으로 변모한 나로서는 머리만 굉장히 둔탁해졌다.
과거를 소환하는 그런 책이었다. 삶에 지장을 주는 그런 책으로 기억될 것 같다.
이 책을 트렌드 코리아가 싫어합니다
꿈의향해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