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움직이는 메모 - 손이 뇌를 움직인다!!
사카토 켄지 지음, 김하경 옮김 / 비즈니스세상 / 200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메모하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저.

이 책을 보는 순간 꼭 읽어보고 싶었답니다.

제목만 봐도 '옳거니! 그렇지! 아무렴.'을 연발하게 되는 책.

 

저자는 글쓰기보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서 미술대학에 진학했고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했다고 하는군요.

그런데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그림만 잘 그린다고 되는 게 아니더라는 거죠.

그리는 기술 못지 않게 그것을 문자로 설명하는 능력, 즉 기획서를 작성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저자는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기 시작했답니다.

 

사이 일정 관리와 기획서를 작성하는 데 메모만큼 유용한 것이 없었다는 거죠.

그러면서 사물을 감성(우뇌 영역)으로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않고 지적(좌뇌 영역)으로도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네요.

그의 메모 예찬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하며 그의 메모 방법과 그 적용에 대해 귀를 기울이며 열심히 읽었습니다.  ^^

 

정보 과잉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필요한 것들을 놓치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방법 중에 메모만큼 좋은 것이 없죠.

저도 나이가 들수록 제 기억에 대한 믿음이 감소하며 메모를 좀더 잘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하지만 열심히 메모해 두어도 그것마저 잊어버려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죠.

그래서 저자는 메모를 제대로 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목조목 설명해 주고 있답니다.

자신의 주변인들을 통해 배운 메모 습관부터 자신이 경험한 메모의 효과, 그리고 기본적인 메모 스타일까지 애기해 주어 실제로 적용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더군요.

 

여기에 뇌를 단련하는 방법까지 나와있었는데요 그 중에 '요리로 뇌세포를 활성화시킨다'는 것이 눈에 들어왔어요.

요리를 만들어 누군가에게 대접하고, '맛있다'라고 칭찬받으면 뇌를 활성화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는 거죠.

일단 요리를 잘해야겠네요. 아니면 정성이라 생각하고 잘 먹어주는 센스 있는 가족과 함께 살든지.    ㅋㅋㅋ

 

저자가 가장 강조하는 몇 가지

1.  휴대가 간편한 수첩 한 권. - 종류별로 여러 개 갖고 있지 말고 한 권으로 시작하라.

2. 지속적으로 꾸준히 써야 한다. - 이 말은 어디에나 적용되는 거 같아요.

3.  써 놓은 것을 다시 확인하라. - 맞아요. 잘 적어 놓고도 중요한 일을 놓쳐 버리는 저같은 사람에게 꼭 필요한 말이죠.

 

메모가 좋은 습관으로 자리하기 위해선 자신의 메모 방식에 대해 살펴 볼 필요가 있어요.

전 나름대로 메모가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절실히 느끼며 사는 사람이기에 비교적 바람직한 메모 습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그렇지도 않더라구요.

한 달이든 일주일이든 기간이 어느 정도 있는 계획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면서 그날 하루에 대한 시간관리는 잘 못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자가 말한 ' TO DO LIST'라는 걸 해보려구요.

즉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시간별로 기록하고, 메모를 보고 행동하는 거예요.

그리고 해야할 일 중 우선 순위를 정해 매일 확인하는 거죠.

물론 시간 단위로 하는 건 많이 힘들 수도 있어요.

저처럼 아기 키우는 사람들은 변수가 많이 작용하니까요.

그래도 일단 적어 놓고 실천해 보려구요.

잘 되지 않은 것은 조금씩 수정 보완하며 해나가는 거죠.

제 이웃 중에 이 분야에 전문가 한 분이 계시죠.

다벤맘님이라고.

시간 단위로 계획을 정해 실천해 가는 분.

그래서 그런지 두 아들을 키우며 집안 살림 하면서 책은 얼마나 많이 읽으시는지...

저도 배워야겠어요. ^^

 

메모라는 것은 현실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끄적임일 수도 있지만 자신의 소망과 꿈을 향한 설계도가 될 수도 있어요.

관심을 갖는 것들의 목록이든 자신의 의견이든 무엇이든 적어 놓다 보면 그것이 발판이 되어 무언가를 이루어 줄 수도 있으니까요.

분명한 건 생각하고 쓰고 기억하는 행위 자체가 그 사람을 더 부지런하고 총명한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거죠.

 

메모!

좋은 건 이미 알고 있으니 이제 제대로 해보렵니다.

 

부끄럽지만 올려 보는 저의 메모 수첩.

카페에 올릴 서평책들과 연수 시험일정과 발표, 행사, 여러 가지 약속들을 적어 놓고 확인하곤 하지요.

매일 이 수첩을 보며 이 달에 해야 할 일들을 점검한답니다.

이렇게라도 안 하면 자꾸 깜빡해서 안되겠더라구요.

그리고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소망을 가지고 조금씩 경험을 쌓아가는 과정을 적어가고 있어요.

사실 블로그를 통해 이것저것 경험을 많이 쌓아보려 하는데 관심만 많을 뿐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건 없어요.

하지만 언젠가 제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한 목표를 가지고 최대한 집중해서 하려구요.

하다가 포기할 수도 있고 그냥 이 생활에 주저앉을 수도 있지만

꼭 성취를 못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얻는 것도 많으리라 생각해요.

저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메모.

나중에 읽어 보면 어느 유명한 책 이상으로 재미있을 거예요.

적어도 저한테는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학이란 과목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학생 시절 수학을 무척 좋아했답니다.
공식을 외우고 그 공식을 이리저리 적용해서 문제 해결을 하고나면 마치 주도면밀한 범인을 검거한 형사처럼 의기양양해지곤 했죠.
하지만 가끔은 누구나 그렇듯 '이런 공식 다 외워 무엇하나? 살아가는 데 뭐 그리 필요하다고...'하며 회의를 느낀 적도 참 많답니다.
이제 세월이 흘러 엄마가 되고 나니 그때 제가 가졌던 그 생각을 우리 딸이 하게 되겠더군요.
아직 어려운 공식 들어가는 단계가 아니라 그런 의구심을 표출하지는 않지만 머지않아 여러가지 공식들 외우고 미분, 적분 들어가게 되면 '이런 거 배워서 뭐하나?' 란 소리가 절로 나올 겁니다.

다른 과목도 그렇지만 무엇이든 그 과목에 대한 호기심과 재미를 일깨워 주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암기하고 지겹게 풀어내야 하는 공부라고 생각하지 않고 관심을 가지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마음을 갖도록 해주는 거죠.
물론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초등시절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아이의 마음을 열 수 있는 길을 모색해 봐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번에 동아사이언스에서 나온 '수학동아 창간예비호'를 읽어보게 되었답니다.
단순히 문제 풀이를 위한 책이 아니라 수학에 대한 이해를 돕고 아이들의 창의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만들어진 책이예요.
우리 아이가 이 책을 읽고 수학에 대해 좀더 친밀해질 수 있다면 참 좋겠다 싶었는데 관심을 가지고 재미있게 읽더라구요.
물론 몇몇 어려운 설명이 나오는 부분에서는 그냥 넘겨버리는 경우도 있었지만 조금 더 지나면 그 부분도 흥미를 가지고 읽게 될 거 같아요.
이 책이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의 아이들이 읽으면 좋다라는 말이 왜 나왔는지 알겠더군요.
미지수나 약수와 배수, 공약수 등 어린 나이에 이해하기 힘든 용어들도 나오거든요.
그래도 학년에 상관없이 수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든지 배우기 전에 미리 기본적인 개념을 논리적으로 공부해 두길 원하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거예요.

 
책의 내용은 크게  생각섹션, 학습섹션, 정보섹션, 만화섹션으로 되어 있더군요.

 
<생각섹션>은 생활 속에서 수학을 찾아보고 수학의 중요성을 알게 해 주는 섹션이에요.
식물사진이 나오길래 이건 무언가 했더니 식물의 꽃잎 모양이나 잎사귀 모양에서 도형을 찾아내는 거더라구요.
식물 공부도 하면서 도형 모양에 대한 지식도 얻을 수 있으니 참 좋더라구요.
도형 그림에 각도 얘기만 쓰여져 있으면 잘 보지 않을 텐데 초록이들의 싱그러운 모습에서 자연스럽게 수학공부를 하게 되니 머리도 식히며 공부할 수 있겠더군요.
이밖에도 미지수 x에 대한 이야기와 수학퀴즈를 통해 세계일주를 할 조수를 뽑는 이야기가 나와요. 
미지수가 없던 시절에는 어떻게 계산했을까? 미지수 x가 있음으로써 얼마나 편리하게 계산할 수 있게 되었는지 아이가 깨닫게 되겠죠.
사진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수학적 원리와 원칙을 파악하여 퀴즈를 푸는 재미난 코너도 있었답니다. 난이도가 좀 있어서 저랑 연수가 함께 풀었는데 제법 잘 풀어가더라구요.
단순한 추리가 아니라 수학적 규칙이 적용이 되는 거라 수학공부에 많은 도움이 되겠다 싶었어요.
실생활에서 절약의 고수가 되기 위한 수학적 비법도 소개되어 있더군요.
'절약의 고수되기'는 아이스크림콘의 착시, 복숭아 크기와 갯수에 따라 어느 복숭아를 사는 게 더 이익일까? , 음료수 용기가 원기둥인 이유 등 생활의 지혜까지 키어줄 내용들이 가득해서 저도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실제 적용될수 있는 이러한 것들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면 더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학습섹션>은 말 그대로 수학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섹션이예요.
약수와 배수, 공약수, 공배수에 대한 설명이 나온답니다. 어려울 수도 있는데 간단한 그림과 쉬운 설명으로 아이들의 이해를 돕고 있죠.
그리고 자연수에서 시작해 다항식과 나머지 정리까지 나아가며 약수와 배수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개념 트리를 만들어 보여주기도 하구요. 
'수학의 달인'이라 해서 현직에 계신 선생님의 수업 내용을 통해 수학공부의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주기도 해요.
숫자퍼즐, 토마토 수 등 흥미로운 방법과 용어가 많이 나오는데요 이런 열정적인 선생님들이 계시기에 아이들의 미래가 밝지 않나 싶네요.
이밖에 수학의 위대한 발견이라 할 수 있는 '0'의 발견에 대한 이야기, 수학의 뿌리를 영어 단어 속에서 찾아내는 '수학의 뿌리를 찾아서' 등이 나온답니다. 
다소 깊이있는 내용이라 초등학생들에게는 어려울 수도 있지만 수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나중에라도 한번 읽어보면 좋다라고 생각해요.

<정보섹션>은 특별기획, 인터뷰, novelmath(소설 속 수학), economath(경제 속 수학) 수학에 길이 있다 등의 코너를 통해 수학에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해놓았더군요.
'특별기획'에서는 수학으로 하늘의 뜻을 알 수 있다하여 일식 계산법이 나온답니다.
요즘 드라마 '선덕여왕'서도 천문현상을 예언하는 장면이 나와 재미를 더해주고 있죠?
최소공배수로 일식의 주기를 알아내는 방법이 나오는데요 '선덕여왕'을 즐겨 보는 우리 연수 관심을 갖고 읽어보더라구요. ^^
삐에로 복장을 하고 웃음을 주며 수학을 강의하는 독특한 교수님도 나옵니다.
이분의 인터뷰를 통해 수학이란 과목이 왜 중요한지, 왜 배워야 하는지 조금은 알겠더군요.
'소설 속 수학'도 재미있는 코너였어요.
무한히 작아지면 어떻게 될까?, 삼단논법의 함정, 허공에 둥둥 뜬 수 등 소설 속 내용을 빌려오되 수학적으로 접근해서 이해하게 하는 코너였답니다.
저나 연수는 요런 거 너무 좋아해서 '그렇군! 아하!'를 연발했지요.
'왜 2000원짜리 돈은 없을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경제 속 수학' 코너도 재미있게 읽었어요.

<만화 섹션>은 수학의 신, 수만지, 수학탐정 듀크 등 만화를 통해 수학자의 생애와 업적, 수학 교과서 분석, 수학적 사고력을 키워주기 위한 섹션이예요. 
'수학의 신'은 피타고라스의 생애에 대한 만화예요.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비롯해 많은 업적을 세운 그의 생애가 재미있게 그려져 있죠.
수학교수 아빠를 둔 아이와 그 친구들의 모험담인 '수만지'도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지 궁금해지는 만화더군요.

어떠세요?
요 책도 참 알차다 싶으시죠?
이제 10월 1일이면 창간호가 나온다고 해요.
창간 예비호도 이렇게 알차게 꾸며졌는데 창간호는 어떨까 기대가 된답니다.
요즘엔 어느 과목이든지 '논리성'과 '창의성'이 가장 중심이 되고 있어요.
그래서 단순히 문제집 풀이만 한다는 건 아이들에게 지겨움만 줄 뿐이죠.
한 달에 한 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이런 책으로 수학 공부의 의미를 조금씩 다져가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책, 못 읽는 남자 - 실서증 없는 실독증
하워드 엥겔 지음, 배현 옮김 / 알마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알렉시아 사이니 아그라피아, 즉 '실서증 없는 실독증'이란 내가 글은 어려움 없이 쓸 수 있지만 정작 쓴 글은 읽을 수 없음을 뜻한다. 희귀한 질환이다.  (78쪽)

 

나는 열혈 독서광이다. 심장을 멈출 수는 있을지언정 독서를 멈출 수는 없다. 독서는 내게 뼈이자 골수, 림프액이자 피다. (81쪽)

 

베스트셀러 작가인 하워드 엥겔.

인쇄된 글에 중독되었다고 스스로 고백할 만큼 열렬한 독서가였던 그가 어느날 갑자기  글을 읽을 수 없게 된다.

더구나 시각 기능이 망가져 시야의 4분의 1이 보이지 않게 되고 기억 상실증까지 걸리게 된다.

이 모두는 뇌졸중 및 뇌 손상에 의한 결과였다.

 

작가로서 실독증에 걸렸다는 것은 큰 장애가 아닐 수 없다.

쓸 수는 있지만 그것을 읽을 수 없다면  퇴고와 교정과 같은 정교한 작업을 할 수 없게 된다.

더구나 탐정소설을 썼던 그이기에 섬세하고 정확한 글을 쓰는 데 큰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이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자신에게 닥친 불행을 원망하며 지금까지 쌓아온  소설가로서의 역량을  포기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에게 남아 있는 쓸 수 있는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몇 권의 책을 더 써냈으며 '책, 못 읽는 남자'라는 자서전적인 책까지 집필했다.

자신의 장애를 극복해 가는 과정, 그것을 바로 글의 소재로 다룬 것이다.

 

이 책은 그가 병원과 재활원 생활을 거쳐 다시 집에 돌아와 치유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그려 놓았다.

지금까지 알고 있던 문자들이 전혀 낯선 문자로 다가오고 그것을 어렵게 배우고 나면 기억상실증이란 것에 발목을 잡혀 다시 반복해서 공부해야 하는 그의 모습에서 연민의 마음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이 글을 쓰면서 이야기를 매끄럽게 이어가지 못하고 있음을 나도 잘 알고 있다. 독자들에게 정말 죄송하다. 그러나 소설가들이 흔히 말하듯 나는 단지 이야기를 전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다. 그와 동시에 내 정신 상태의 윤곽을 그리려 한다. 나의 정신은 더 이상 맑은 풀장이나 흠집 하나 없는 수정 같은 상태가 아니다. 그나마 머릿속에 온전히 남아 있는 것. 그것을 가지고 어떻게든 글을 써내야 하는 형편이다. (146쪽)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로 독자를 사로잡았던 이 작가는 독자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지금까지 자신이 내놓았던 어떤 작품보다 진실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병과 그 치유과정을 재미없게 나열해가고 있는 거 같아서 작가는 독자의 양해를 구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병원진료카드를 보듯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그의 병명과 상태, 치유하기 위해 시도해 보는 여러가지 방법들의 나열, 지나온 행적들이 부자연스럽게 연결될 때  독자를 지루하게 할 수도 있고 이야기 흐름을 방해할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그보다 더 관심을 두고 읽게 만드는 것이 적어도 내겐 있었다.

 

그처럼 지독한 독서광이 아닐지라도 글을 읽을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은 누구에게나 큰 충격이 된다.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던 이유도 실독증을 앓고 있는 그가 어떻게 이 현실을 받아들이고 다시 책을 집필할 수 있었을까 라는 의문 때문이었다.

극복하기 쉽지 않은 이 난관을 어떻게 이겨낸 것일까?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내 앞에는 색이 바랜 은제 트로피가 있다. 내 이름이 고등학교 시절인 1948년이라는 연도와 '연기상'이라는 문구와 함께 찍혀 있다. -중략- 나는 왼손 기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극 무대만 있으면 무조건 섰다. (35쪽)

 

나는 가장 가깝고도 정겨운 사람들의 이름을 잊어버릴지도 모른다. 나를 찾아온 이의 할머니가 결혼 전에 가졌던 성은 기억날지언정 내 침대 곁에 앉은 이의 이름은 기억나지 않을 것이다.나는 예전부터 호칭을 잘 기억하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용케도 그 사실을 들키지 않고 살아왔다. 그런데 이제 건망증을 실독증 탓으로 돌릴 수 있으니 이름을 잊어버리거나 다른 사람 소개를 엉망으로 하더라도 한결 느긋해졌다. (85쪽)  

 

책임 치료사는 목소리도 명랑했고 화법도 다채로웠으며 생생히 설명하는 소질이 있었다. -중략- 이 물리치료사가 적당한 격려의 말을 어찌나 잘 찾아내던지 나는 감명을 받았다. 언젠가 그녀가 책을 한 권 내면 좋겟다. (105쪽)

 

왼손 기형이라는 선천적인 장애도 그의 도전 정신과 긍정적인 마인드를 막지는 못했다.

실의와 슬픔에 빠져있을 법한 병원 생활도 그에겐 새로운 경험이며 배움의 장이었다.

실독증을 겪고도 몇 권의 책을 더 냈던 그는 재활원에서 그에게 도움을 주었던 의사와 물리치료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있다.

그들이 떨어뜨려준 색깔 입힌 돌들을 따라 숲은 빠져나오는 길을 찾았다고 말하는 그.

자신의 부단한 노력과 글쓰기에 대한 애정이 없었다면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그의 책을 앞에 두고도 그들에게 한평생을 빚을 졌다고 고백하는 그의 모습에서 겸손함을 넘어선 그의 인간미를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집으로 돌아와 끊임없이 읽는 연습을 하며 기억력을 되살리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지인들의 도움(그가 쓴 글을 읽어 줌으로써 퇴고를 도와 주거나 가족들의 생활을 돌봐 줌)과 컴퓨터 작업을 통해 그의 책은 완성되어 갔다.

그 길고도 힘든 시간을 버티게 해 준 가장 큰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아마도 글쓰기에 대한 그의 열망이 아니었을까?

유머, 도전 정신, 긍정적 마인드, 침착함, 따뜻한 인간미까지 갖춘 그이기에 실독증이란 큰 장애도 작가의 길을 가로막지는 못했던 것이다.  

 

"전 뼛속까지 작가입니다. 다른 기술을 배우기엔 너무 늦었죠." (21쪽)

그렇기 때문에 끝까지 글을 쓸 수밖에 없다는 그의 말이 어린 소년의 맑은 눈망울보다 더 순수하게 느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 생활 주변에는 과학적인 원리로 움직이고 있는 물건들이 많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그저 생활의 편리를 위해 사용하고 있을 뿐 정작 그것이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잘 알려고 하지는 않아요.
대부분 그것이 고장이 나거나 무슨 문제가 발생했을 때에 그 내부에 대해 궁금해지게 마련이지요.
그 궁금증마저 A/S라는 편리함에 묻혀버리는 경우가 많지만요. ^^

어떤 물건이든 그것이 만들어진 원리가 있고 그 원리를 제대로 알고 있으면 소유자는 그 물건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으며 동시에 갑작스러운 문제 발생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거에요.
무엇보다 좋은 것은 그 원리를 다른 데에 적용함으로써 새로운 창의적 산물을 얻을 수 있다는 거지요.

이 책을 쓴 작가는 어린이 서점에서 일하면서 늘 어린이들을 위한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해 고심했다고 하는군요.
그녀 또한 어린 시절부터 주변 사물의 작동 원리에 관심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녀가 어른이 되었을 때 아이들이 좀더 재미있게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과학 그림책을 만들었던 거죠.
그 결과 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물건에서부터 흥미롭게 접근하여 지식을 얻을 수 있는 '나는 우리 집 과학 왕'을 집필하게 되었어요.

전문 동화 일러스트인 요나스 부르만의 그림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재미난 그림으로 어려운 과학 원리를 재미나게 표현했는데요 사진으로 잠깐 보여 드릴게요.
 

열쇠와 자물쇠, 전기, 백열전구, 냉장고, 전자레인지, 진공청소기, 컴퓨터, 텔레비전, 전화기, 난방시설, 수도꼭지와 물, 화장실, 하수 오물 처리장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과 시설의 원리를 쉽고도 재미나게 설명해주고 있는 이 책은 이러한 물건들이 발명되기 전에는 어떻게 했을까에 대한 답변도 적어 놓아 이 기계와 시설로 인해 우리가 얼마나 편리한 생활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깨닫게 해 주고 있어요.
맨 뒤에는 앞으로 발명될 물건들에 대해 상상해 보는 페이지가 있던데요 다소 엉뚱한 물건들이 있기도 했지만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시켜주는 유쾌한 내용이었어요. 

이 책은 초등교과 연계 도서라서 교과서의 어떤 단원과 관련이 있는지 적어놓았더군요.
학교에서 배우기 전에 주변 생활 기기에서 그 원리를 익혀 둔다면 아이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요.
 

작동 원리라 해서 지나치게 구체적으로 설명되어 있진 않아요.
그저 아이들 수준에 맞게 쉽고 단순하게 설명되어 있을 뿐이죠. 그림 또한 그렇구요.
초등학교 고학년이라면 아이에 따라 조금 시시하게 여겨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거창하게 이러저러한 원리를 복잡하게 설명해 놓은 것보다 기본적인 원리만이라도 알 수 있게 해 주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예전에 이어령 선생님이 쓰신 '생각 깨우기'를 읽으며 추리소설도 연수랑 함께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었어요.

마침 에듀조선에서 논리적인 추리력을 키우기 위한 책으로 '홈즈의 탐정 이야기'를 내 놓았더군요.

이 책이라면 아이랑 함께 읽을 만하겠다 싶어 신청했답니다.

 

처음에  '춤추는 인형'이라는 동화가 나오는데 이것은 홈즈가 해결한 유명한 사건 중 하나지요.

예전에 저도 추리소설 무척 좋아해서 많이 읽었는데 다시 읽으니 새롭고 재미있더라구요.

연수가 먼저 읽었는데 호기심과 긴장감이 두 눈에 가득하더라구요. ^^

  
'춤추는 인형'에는 춤추는 사람모양의 암호가 나오는데 이것을 홈즈가 논리적인 추리력으로 풀어내는 겁니다.

독자도 읽다보면 머리 꽤나 쓰게 되지요.

우리 연수도 처음에는 무슨 규칙이 있을까 하며 열심히 연구하는 듯하더니 결국엔 어려웠던지 포기하더라구요.

저도 예전같으면 홈즈의 말을 듣기 전에 어떻게든 풀어보려 했을 텐데..... 나이가 드니 그것도 안 되네요. ^^

 

홈즈가 암호를 푼 방법을 얘기할 때는 아! 하는 탄성이 저절로 나오지요.

그 순간 우리 모두 홈즈의 열렬한 팬이 되는 거구요. ㅋㅋㅋ

열렬한 팬이 되고 나면 그처럼 되고 싶다는 소망이 생기지요.

연수가 하는 말

"엄마, 다른 사건은 더 없는 거야? 이제 나도 풀 수 있을 것 같은데.... 처음이라 좀 헤맸지만 생각보다 그리 어렵지는 않네."

^^ 그래 답을 알고 나면 항상 그렇게 어려워 보이진 않지.

아쉽게도 홈즈의 사건 해결 이야기는 '춤추는 인형' 하나로 끝나고 말아요.

 

이 책은 홈즈 이야기를 모아 만든 추리소설이 아니라 추리에 관한 다양한 내용을 소개하는 책이라 사건이야기는 맛보기로 하나만 소개된 거지요.

이야기 중간에 사건의 주인공이 왜 그러한 행동을 했는지 상상해서 적어보는 공간도 있어요.

왜 그럴까? 에서부터 추리는 시작되는 거니까 이런 질문도 읽으면서 스스로 해보는 게 도움이 되겠더군요.

사이사이에 '상식 보태기'라 해서 추리나 암호와 관련된 정보를 사진과 더불어 제공해 주고 있어요.

유명한 사람이나 사건, 암호 등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상식도 쌓을 수 있죠.

 

그리고는 각 영역별로 추리에 필요한 정보들을 소개해 주고 있었어요.

 
문학영역에서는 '춤추는 인형'을 얼마나 잘 읽었나 문제를 통해 풀어보는 부분이 있었고 조선시대에도 추리소설이 있었다는 걸 설명해 주었더라구요.

그리고 셜록홈즈에 대해 더 잘 알아보기 위해 박물관을 찾아 가 보는 부분과 함께 셜록 홈즈를 숭배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더라구요. 

 

또 역사 영역으로 오면 조선시대의 과학수사대라 할 수 있는 '별순검', 검시를 통한 사인규명을 정리해 놓은 '신주무원록', 범죄수법과 사망 원인 등을 기록해 둔 '증수무원록', 조선시대의 여형사 '다모' 등에 대한 설명을 해 주고 있어요.

'별순검'이나 '다모'는 텔레비젼에서도 방영된 소재라 연수도 관심을 갖고 보더라구요.

 
과학영역에서는 사람이 남긴 흔적, 증거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어요.

지문, 입술 자국, 신발 자국 등으로 어떻게 범인을 찾아 낼 수 있는지 설명함으로써 논리적인 증거를 가지고 추리해 내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있더군요.

 
이밖에도 실과 영역, 상식 영역이라 해서 홈즈와 추리에 관한 여러 정보들을 아이들 수준에 맞게 설명해 두었어요.

그리고 중간에 한 번씩 탐정교실이라 해서 간단한 사건 하나를 제시하여 아이들이 직접 범인을 찾아보게하는 부분도 있구요.

간단한 사건들이라 연수도 잘 찾아내더라구요.

 
이 책은 홈즈 이야기만을 소개하는 책도 아니고 추리력에 대한 논의만 하는 책도 아니에요.

홈즈의 이야기를 통해 논리적 추리란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알 수 있게 해 주는 책이지요.

더불어 추리와 관련된 상식적인 자료들도 소개해 주어 과학, 역사, 문학 등 다양한 영역에서 아이들이 생각해 볼 수 있게끔 했어요.

오랜만에 접한 홈즈의 추리력 때문인지... 코난 도일의 추리소설을 하나 더 사보고 싶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