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정약용

대통령 정약용 - 시간을 거슬러 온 조선의 다빈치,‘실학 21’로 대한민국을 세계 중심에 서게 하다
윤종록 지음 / 행복한북클럽 / 2021년 7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역대 대통령들 중 국민들에게 아름다운 정치의 역사로 기억되는 사람이 존재하는가? 선뜻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없다. 오히려 ‘아니다’가 먼저 떠오른다. 이렇게 대한민국의 역대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잘못된 선택으로 기억된다.

‘대통령 정약용’은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종료된 2022년을 기점으로 시작된다. 대한민국은 정조 시대의 당파싸움의 모습에서 크게 변화하지 못한 채 정당이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 움직인다. 대한민국은 경제적으로 세계 10위권 이내에 위치하는 선진국이지만 정치적인 모습은 전진하지 못한채 과거의 퇴행을 반복한다.

이러한 대한민국의 현실에 큰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자 ‘정약용’은 200년의 역사적 시간을 뛰어넘어 2022년의 대한민국에 다시 태어난다. 그리고 당쟁간의 화합과 디지털 시대 소프트 파워 역량 개발이라는 큰 목표 아래에 다산과 정약용닷컴의 18명의 중심 인물들은 역사적인 위인들을 현재로 다시 불러내며 대한민국의 건설적인 미래를 위한 조언을 얻는다.

정약용은 삼촌 이승훈과 함께 조선에서 대표적인 천주교 신자로 알려져있다. 정조의 갑작스런 죽음이후 당파 분쟁에 휘말려, 유배를 떠나게 되고 그의 친인척은 종교박해로 순교 당했다. 정약용이 21세기에 다시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순교로 인한 부활의 클리셰로 연결되었다.

정약용이 부활한 이후 그가 어떤 식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그려나갈지가 궁금했다. 하지만, 19세기 인물이 21세기로 부활하는 과정에서 존재하는 역사적 간극에 대한 해소를 정약용이 서양 문물에 개방적인 인물이었다는 점으로 그 과정을 크게 비약했다는 점과 전 세계가 정약용과 대한민국에게 온정신을 집중하며, 한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려고 하는 이야기의 전개는 현재의 한국의 모습과 간극이 컸다.

정약용과 그의 21세기판 제자들이 역사적인 위인들을 현재로 데려오는 과정에서도 인물들이 모두 현재의 상황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이나, 너무나도 태연하게 현재의 사람들에게 조언을 내린다는 점은 이 책이 소설이라는 점을 생각했을 때 관련된 이야기를 조금 추가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인 만큼, 구체적인 사건들을 통해 다산을 비롯한 중심 인물들의 생동적인 서사가 드러나기를 바랐는데 전반적으로 비슷한 내용의 교훈을 전달하는 연설의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던 것은 조금 아쉽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거시적인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다산의 지혜와 함께 2022년을 준비하는 우리에게 큰 지침이 될 것이라는 사실은 확실하다.

뇌과학 마케팅

뇌과학 마케팅 - 인간의 소비욕망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매트 존슨.프린스 구먼 지음, 홍경탁 옮김 / 21세기북스 / 2021년 7월

가까이에 광고홍보학을 전공하는 친구가 있다. “ 마케팅은 깊이 살펴볼수록 치졸한 분야다.” 자신의 전공을 배우며 생긴 미운 정을 아낌없이 표현하는 친구의 한마디와 함께 ‘뇌과학 마케팅’을 읽게 된다. 21세기에 마케팅은 기존의 단순한 광고 기법을 넘어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무의식의 영역이 마케팅에 어떠한 방식으로 작용하는지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책에는 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무의식을 소개하고 있었는데 코카콜라의 일화가 기억에 남는다. 코카콜라는 지난 50년 동안 코카콜라와 행복의 이미지를 연결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고 한다. 유명한 펩시 vs 코카콜라의 비교를 소개하며 절대적인 맛으로는 펩시가 우위에 차지했지만 마케팅의 힘을 통해 코카콜라=행복이라는 공식을 설정시켜왔다고 했다. 최근에 새로나온 코카콜라 제로 광고를 보게 됐을 때 이러한 코카콜라의 노력이 이번 광고에서는 어떤방식으로 드러나는지 유심히 살펴보았던 것 같다.

모든 감각에서 시각이 압선다는 이야기도 인상 깊다. 일례로, 숫자 5를 보여주는 사진과 3을 말하는 음성을 동시에 보여줄 때 대부분의 경우 시각이 청각을 앞선다고 말했다. 이전에 심리학 시간에 이와 비슷한 실험을 한 적이 있던 것 같아 재미있었다. 마케팅에서 시각적인 요소를 통해 특정한 인상을 접목시키고 무의식화하려던 이유와도 큰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다.

저자는 이번 책이 광고를 진행하는 마케터가 아닌 마케팅을 통해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을 위한다고 밝혔다. 마케팅이 전하는 자연스러움에 속아 넘어가 우리는 종종 물건을 구매하고 자기 나름의 합리화를 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더욱 복잡해져 가는 마케팅 시장 속, 우리의 무의식을 의식화하려는 시도가 더 나은 소비자로 거듭나는데 큰 밑거름이 될 것이다.

고지도로 보는 유토피아 상식도감

고지도로 보는 유토피아 상식도감 - 지도로 읽는다
쓰지하라 야스오 지음, 유성운 옮김 / 이다미디어 / 2021년 5월

고지도로 보는 유토피아 상식도감

지도는 현실이기도 하지만, 현실에 대한 그림이 담겨있고 현실을 바라보는 당시 사람들의 눈이 담겨져 있다. 고지도로 보는 유토피아 상식도감은 과거의 사람들이 꿈꾸었던 많은 유토피아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성경의 역사에서 인류의 시작이라고 여겨지는 에덴 동산은 중세 시기 많은 화가들의 상상력이 반영된 공간이기도 했다. 이러한 에덴 동산이 실제할 것이라는 믿음과 그에 따른 내용들은 정말 흥미로웠다.

프레스터 존의 전설과 관련해서도 일전에 역사시간에 들은 적이 있었는데 동방의 프레스터 존 왕국이 아프리카에 실제 위치해 있었다고 믿었다고 한다.

소개된 내용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서왕 전설을 담은 아발론섬에 대한 이야기였다. 일전부터 어떤 계기인지 아서왕 전설은 내 삶에 종종 등장했다. 처음에는 만화를 보다가 우연히 알게된 켈트족 설화와 아서왕 전설을 바탕으로 한 책을 읽게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대학 보고서를 작성한 적이 있었다. 이것에 연정해서 하룻밤에 사라진 왕국이라는 챕터 아래 아발론 섬에 대한 소개를 다시 볼 수 있어서 반가웠다.

유토피아에 대한 전설이 서양 기독교와 관련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지만 동양의 색을 담은 유토피아도 흥미로웠다. 우류지마는 일본판 유토피아로 설명된 섬이었는데,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이상향을 꿈꾸고자 했던 것은 동양이던 서양이던 마찬가지 였나보다.

유토피아에 대한 어원은 16세기 토머스 모어가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등장했다. 반어적이게도 유토피아는 존재하지 않는 땅이라는 의미로, 모어는 당시의 영국의 험란한 현실 속에서 이상향을 꿈꾸었다. 우리는 지금 어떤 세상을 꿈꾸는가? 나는 어떠한 것을 꿈꾸는 데는 그 사회의 결여가 반영되있다 믿는다. 만일 우리사회가 이상향과 도피처를 찾는 분위기라면 그 만큼 현 시대의 사람들의 삶이 각박하다는 것이니까. 하지만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역사 속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번 쯤은 유토피아를 꿈꿨다는 점이다. 어느시대는 힘든건 마찬가지인가 보다.

Miyuli의 일러스트 실력 향상 TIPS

Miyuli의 일러스트 실력 향상 TIPS - 캐릭터 일러스트 인물 데생 테크닉
Miyuli 지음, 김재훈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1년 3월

어릴적에는 그림 그리기를 무척 좋아했습니다.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도 그림을 직업으로 삼고 싶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는데, 어느샌가 그림과 점점 멀어져 버렸네요. 그래도 가끔은 어릴 적에 재미있게 그림을 그렸던 추억들이 생각납니다. 또 가끔은 멋진 그림과 일러스트를 그리는 영상을 볼 때면 저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만 막상 시작하기가 너무 어렵더군요.

'Miyuli의 일러스트 실력 향상 TIPS'는 캐릭터 디자인에 대한 기초적인 드로잉부터, 실수하기 쉬운 부분까지 어떻게 하면 이전보다 더 잘그릴 수 있을지 많은 조언을 제공해줍니다. 책을 접하기 전, 다른 일러스트 교재를 참고하며 그림을 그린 적이 있었는데 이번 책은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첫째로, 세부적이고 구체적입니다. 기본적으로 그림이 많이 담겨져있으며, 구성은 총 머리, 손발, 의류와 주름, 몸, 기타로 되어있습니다. 하나의 큰 주제당 각도나 앵글에 따라서 세부 파트를 구분해주고 있어서 그림마다 세부적인 설명들도 함께 들어있어서 따라 그리거나, 구도를 참고할 때 쉽게 살필 수 있었습니다.

둘째, 필요한 부분을 쉽게 살필 수 있어 좋습니다. 하나의 큰 주제당 세부적인 주제들이 많아서 그림을 그리다가 어색한 부분이 생겼을 때 어디에서 문제가 생겼는지 찾아 참고하기가 좋더라고요. 그림을 잘 그리지는 못하고 오랜 기간 동안 책을 참고하여 그림을 그린 것은 아니지만, 세부적으로 하나하나 따라할 수 있도록 되어있어 그림을 연습하는 데 있어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집안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는 요즘, 스스로 집중하면서도 만족할만한 무언가를 하고 싶은 욕구가 계속 생깁니다. 특히나 내가 그리고 싶은 이미지를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 능력은 언제 생각해도 정말 멋져요. 저도 꾸준히 연습한다면 더 완성도 있는 그림을 그려낼 수 있겠죠 :)

세계사를 바꾼 가짜뉴스

세계사를 뒤바꾼 가짜뉴스 - 거짓으로 대중을 현혹시킨 36가지 이야기
미야자키 마사카츠 지음, 장하나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1년 2월

대한민국을 놀라게 하는 이슈들이 인터넷을 통해 매일매일 빠르게 바뀌고 있다. 최근에는 연예인 학교 폭력이 재조명되면서, 수 많은 논란이 쏟아져 나왔다. 이번 사건을 통해 과거의 진상이 드러난 사람도 있었지만 반대로 거짓 뉴스로 인해 어이없는 오해를 받아야 했던 사람들도 있었다. 특히나, 졸업사진을 비싼 가격으로 매수해 학교 동문이라며 거짓 뉴스를 유포하는 행위가 발각되기도 하였다.

이렇게 가짜뉴스가 언론을 뒤흔들어 놓는 요즘, 책은 세계사를 뒤바꾼 가짜뉴스를 선정하여 소개하고 있다. 매체를 통해서 전달된 가짜 뉴스 이전에 권력자들이나 일부 사람들이 많든 거짓된 정보가 사실인 마냥 퍼져나가 역사적으로 우리에게 통념을 가져다준 일련의 사건들을 소개해주고 있다.

그 중 기억나는 것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책에서는 남송의 진회에 대해 소개하며 그가 정치적 상황에 휩쓸려 비난의 대상이 되어버린 안타까운 인물이라고 평가한다. 남송이 금나라와 굴욕적인 화친을 맻게 되고 남송 백성들은 금나라 정벌을 강력히 요구한다. 하지만, 남송은 금나라를 이길만한 힘을 지니고 있지 않았다. 이에 현실적인 선택을 한 진회에 대한 사람들의 분노가 전이되었고 현재까지도 그에 대한 평가는 재고되어야 한다고 했다.

진희를 보면, 조선의 광해군이 떠오르는 것 같다. 실리를 위한 중립 정책을 추구했지만, 명분만을 추구하는 고지식한 학자들에 의해 유폐당했던 광해의 모습과 진희의 모습이 너무나도 닮았다.

흘러가는 역사 속에서 가짜 뉴스는 끊임없이 사람들의 귀를 홀렸다. 미국이 베트남 전쟁에 가담하기 위해 자작극을 펼쳐 거짓 뉴스를 퍼뜨렸던 통킹만 사건, 자국의 체재유지를 위해 끊임없이 역사를 수정하는 중국의 정치가들 등 거짓 뉴스는 오늘날 우리들을 교묘하게 바꿔가고 있다.

특히나 이런 가짜뉴스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안이 마련되있지 못하다는 것이 더욱 치명적이다. 책에서 언급되었듯이, 가짜 뉴스가 전파되는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은 기본적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영리 기업이다. 영리 기업에서 자신들의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거짓 뉴스를 감찰할 이유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더욱 현명한 대응방안이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우리는 가짜 뉴스로 만들어진 거짓 정보로 다시 누군가를 위험에 빠뜨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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