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한 사람은 무언가에 대하여 절망한다. 한순간 그렇게 보인다. 그렇지만 그것은 지극히 순간일 뿐이다. 바로 그 순간에 진실한 절망, 즉 절망의 진상(眞相)이 나타난다. 그가 무언가에 대하여 절망하고 있는 것은 사실 자기 자신에 대하여 절망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 자신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