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본 한국
얀 아르튀스-베르트랑 사진, 이어령.존 프랭클 에세이, 김외곤.조형준 사진 에세이 / 새물결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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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보았던 모든 나라 사람들은 자신의 나라가 다른 나라들보다 특별한 가치를 지니기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저는 조금 더 넓은 시각을 가지고 있죠. 한국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제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많은 작업을 했고 한국의 자연과 사람들을 알게 된 지금 나는 한국을 프랑스만큼 잘 안다고 생각합니다. 비행을 하는 동안 한국인이 어떻게 사는지 잘 이해했습니다. 만일 제가 백년 후에도 살아있다면 오늘 내가 남긴 사진과 백년 후 한국의 모습을 비교해보고 싶습니다.

-얀 베르트랑, KBS 다큐멘터리 <하늘에서 본 대한민국> (2008년 2월 10일 방송) 중에서

지구는 저의 조국입니다. 저는 우리 시대의 증인으로서 지구의 여러 가지 사연을 들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제 사진이 너무나 아름답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정작 아름다운 것은 지구입니다. 저는 다만 그것을 기록할 뿐입니다.

-얀 베르트랑, <하늘에서 본 한국> 서문 중에서 

 
   

어느 풍경 사진의 대가가 자신의 사진이 너무 위대하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위대한 것은 사진이 아니라 그 사진 속의 풍경이 위대한 것이라고. 자신은 단지 그것을 찍었을 뿐이라고. 베르트랑 역시 같은 말을 하고 있다. 만일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항공사진을 찍어온 베르트랑이 우리들에게 한국은 특별한 아름다움을 가진 나라라거나, 다른 나라들보다 더 인상적이었다고 입에 발린 말을 했다면 나는 그를 믿지 않았을 것이다. 베르트랑은 "한국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했다. 더 나아가 베르트랑은 '지구가 나의 조국'이라고 말하기까지 한다. 지구가 조국인 사람이 '어디 어디가 더 아름답다'라고 말하는 것은 얼마나 무의미한 일인가. 한 마리 새가 되어 온 지구를 돌아다닌 그가 내린 결론인 것 같아 사뭇 감동적이다.

언젠가 <마이크로 코스모스>라는 영화를 봤을 때의 그 시각적 충격을 기억한다. 그 '마이크로'한 세계를 보여준 영화는 우리에게 달린 두 눈이 얼마나 불완전 한 것인가를 알게 해 주었다. 인간의 눈으로 보지 못하는 새로운 세계, 그 세계는 바로 우리 곁에서 숨 쉬고 있었던 것이다. 베르트랑이 5년간 우리나라의 하늘을 날아다니며 찍은 사진을 묶은 <하늘에서 본 한국> 역시 다시 한번 그 시각적 충격을 선사했다. 이번에는 '마이크로'한 세계가 아닌 한 마리 새, 아니 신(神)의 시선으로 본 한국이라 불러도 좋으리라. 그 시선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해준, 프랑스인이 아닌 지구인 베르트랑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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