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의 우주는 아직 멀다 ㅣ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베스트셀러가 한창 홈런을 칠 때 읽은 적은 잘 없다.
오히려 좀 시간이 흘러 정말 그 정도야? 하면서 읽는 편인데 가끔 허망하다 싶은 책들이 있고 가끔 그 작가의 베스트셀러가 아닌 다른 책에 꽂혀 덕후가 되기도 한다.
마스다 미리 역시 조금 뒤늦게 만난 작가다.
3종 세트를 읽으며 감각적인 젊은 현대 여성이 되어볼까 했는데 웬걸 나에게는 수짱의 짝사랑 상대이자 평범한 30대 남성 쓰치다의 이야기가 더 와닿는다.
매일매일 일에 지쳐 돌아오는 저녁,
약간의 여유를 위해 맛난 음식을 준비하고
오랜 싱글 생활에 지쳐 소개팅에서 과감하게도 질러보고 일상이 회사일의 좋은 아이디어가 되기도 하는 평범한 일상
그야말로 평범한 일상이다.
그리고 그 어느 한적한 벤치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며 던지는 질문, 인생의 의미는 뭘까? 난 무얼 위해 살고 있나.
언젠가 나 역시 늦은 밤 귀가를 하다 하늘에 뜬 달을 보며 물었다. 이건 내가 사는 것일까? 살아지니 사는 것일까?
쓰치다의 질문 역시 그런 게 아닐까
매일매일 무의미하게 반복된다고 하지만 그 속에서 작은 의미를 찾고 싶고 살아지는 게 아니라 살아가고 있다고 믿는 내 인생은 바로 여기 있었다.
사실 연애나 일은 좀 더 하위의 항목이다.
그냥 이 모든 질문에 좀 더 아래.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다고, 일과 인생이 술술 풀린다고 이 질문을 하지 않는 날이 오지는 않을 것 같다면 답이 될까.
아무 의미 없었던 마스다 미리가
내게 조금 괜찮은 작가로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당신도 나도 모르는 길이지만 우리 함께 길을 찾아봐요
멀고 먼 우주를 가진 쓰치다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