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긋는 소녀 - 샤프 오브젝트
길리언 플린 지음, 문은실 옮김 / 푸른숲 / 201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철저하게 주변인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제일 핵심 인물.

하필 고향으로 그렇게 싫어하던 엄마의 재혼 가정으로 들어갈 때 알아봤어야 했다.
눌러오던 분위기가 결국엔 이렇게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갈 것이라는 것을

책을 읽는 동안 내내
표백제 냄새와 강렬한 햇살 한틈 새어나오지 않게 막아둔 하얀 커튼의 응접실 창이 떠올랐다.
곱게 손질된 손톱과 소리 없는 집안이 떠올랐다. 모두가 무게 없이 걷는 것 같은 아주 여러 명이 사는 집

행복하고 평범한 아침 식사 풍경에서 얻는 위화감.
누구 하나 손댈 수 없을 만큼 망가져버린 내면
그럼에도 모두들 부러워하는 아름다운 외면

안에서부터 망가진 인간이 결국 어떤 길을 걷게 되는지
누구보다 잘 드러난 소설이 아닐까

이야기가 밀도 있고 손뗄 수 없이 치밀하고 박진감있다기 보다는
절박하고 애달프며 안쓰럽고 짜증난다.

영화판 막장도 결국 이런 속에서 발전되어 간 게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